이 썰은 내가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 5~6살때쯤? 겪었는데 너무나도 생생해서 아직도 기억나는 썰이야.
여느 날처럼 나는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매우 기묘한 꿈을 꾸었어.
나는 꿈속에서 어떤 침팬지랑 같이 마치 천국처럼 보이는 평화로운 풀밭에서 뛰어놀고 있었어.
그러던 중 어디선가 점심 먹으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그래서 나는 침팬지에게 이제 그만 가봐야할 것 같다고 말하고, 더 이상 따라오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어.
그런데 침팬지는 우리집 현관문 앞까지 계속해서 따라왔어.
난 침팬지를 집에 들이면 안된다는 생각에 문을 열고 나혼자 잽싸게 들어가서 문을 바로 닫았어.
침팬지는 나랑 놀던 때의 그 순수한 웃음소리는 어디가고 현관문 밖에서 마치 괴물처럼 흥분해서 울부짖었어.
난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짐승의 끔찍한 괴성에 극심한 공포심을 느꼈어.
시간이 얼마쯤 지난 후, 침팬지의 울음소리는 잦아들었는데 갑자기 초인종 벨을 누군가가 미친듯이 눌러댔어.
형은 그 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열어주려 했지만, 난 본능적으로 그것이 아까 침팬지의 짓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절대 열어주지 말라고 소리쳤어.
그런데 형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손님이 왔으면 문을 열어줘야지.' 라고 말하며 문으로 다가갔어. 방금 전까지의 모든 상황을 형도 다 경험했으면서도.
난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형의 행동에 놀라 절대 열어주면 안된다고 형을 뜯어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형은 집 현관문을 열어주고 말았어.
그리고 거기에서 침팬지의 화난 얼굴이 바로 내 눈앞까지 순식간에 다가와 몰아붙였어.
난 너무 놀라서 크게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는데....... 참 이상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절대 잠에서 깬게 아닌데 그땐 잠에서 깼다고 생각했거든.
눈을 뜬 나는 내가 아니었어.
왜냐하면 난 마치 유체이탈을 한 것처럼, 방 천장에서 방금 잠에서 깬 날 보고 있었거든.
난 잠결에 걷어차기라도 했는지 이불을 덮고 있지 않았고, 이불은 내 옆에서 마치 날 잡아삼키려는 성난 원숭이의 형상을 띠고 있었어.
날 보고 있는 주체는 분명히 내가 아니었지만, 정신만큼은 여전히 나였는지 누워있는, 내가 지켜보고 있는 난 불길한 느낌에 그 이불의 형상을 손으로 걷어내 없애버렸어.
그 이후로 어떻게 다시 본체로 돌아갔는지는 자세히 기억이 안 나.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신비한 체험까지가 꿈의 연장선이었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해.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때 내 정신 속에는 이것은 현실이라는 분명한 확신이 존재했다는 거야.
원숭이 꿈 자체는 평범한 악몽이라 별로 무섭진 않을 수 있지만, 그 뒤에 꿈이랑 연결되는 이불의 형상이나 유체이탈 체험이 매우 생생하면서도 신비한 경험이였어서 적어봤음.

그 이외에도 엄마따라 교회 새벽기도를 가기 전날 일찍 일어나서 가겠다는 의지를 달라고 기도했더니 그날 밤 꿈속에서 갑자기 "xx아."라며 내 이름을 부르는 외할머니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알람이 울리기 직전 잠에서 깬 경험도 있음. 그 뒤로 빠지지 않고 새벽기도를 나갔던 기억도 있는데......
성인이 된 지금은 아예 거의 꿈을 꾸지 않고 꿈을 꾸더라도 그 내용이 너무 흐릿하거나 평범해서 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임... 이럴때면 신비한 체험을 많이 했던 순수한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