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이런거 좋아하는데 건너 구경하다 재밌는 챈이 있는 줄 몰랐네.

이거 여기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내용은 별로 없는데

눈팅 하다가 내가 꿈 꾼일이 생각나서 글 써봄


약 6년 전에 꿈 꿨던 일

나는 잠을 깊이 자는 편이라 꿈을 안 꾸는 편인데

(꿈을 꿔도 기억을 하나도 못함)

그런 내가 거의 유일하게 기억하는 꿈이 죽은지 일주일 지난 사촌 형이 나온 꿈임


사촌 형은 내가 어릴때 우리집에서 며칠 놀러 오기도 하고

내가 방학 한달 동안 고모집에 산 적도 있어서 꽤 친하게 지냈었는데 서로 바빠지니까 연락도 뜸해지고 명절때도 잘 못만나서 서먹서먹 해지다가 할아버지 장례식때 오랜만에 보게됐거든

거기서 3일동안 근황 얘기, 어릴때 얘기 등 하면서 연락처 주고받고 장례식 끝난 뒤에도 한번씩 연락하고 지냈었는데 1년뒤에 고모한테서 사촌 형이 죽었다고 연락이 오더라고... 며칠 전까지 나에게 전화와서 '니네 동네 놀러갈꺼 같은데 놀데 없냐?'같은 사소한 대화를 했었는데 갑작스런 죽음 소식에 믿기질 않더라.


장례식 이야기는 생략할게 이런 얘기 해봤자 좋을게 없으니까...


그러고 일주일 뒤 주말에 너무 피곤해서 낮잠을 잠깐 잤는데 여기서 그 꿈을 꿈

어떤 건물의 화장실이였는데 엄청 커다란 화장실이였음

그래서 그런지 엄청난 칸 수와 소변기, 세면대도 엄청많고 거울도 한 벽면에 크게 붙여놨음

나 혼자 덩그러니 있는 느낌에 햇빛 같은게 역광으로 들어오더라고

나는 거기서 손을 씻고 있는데 고모들이 화장실 밖에서 '너 화장실에 있냐, 어서 나와라 다른 사람들은 먼저 갔다.'

이러면서 날 부르더라고

그래서 나는 알겠다고 말하면서 손 털고 나갈려는데 누가 쳐다보는 느낌이 들더라. 뭐지? 하면서 거울을 봤는데 거기 사촌 형이 변기 칸 문 사이에서 핏기 없는 새파란 얼굴에 그늘진 무표정한 얼굴로 날 지켜보고 있던거야.

나는 그 모습에 너무 놀래서 그대로 잠에서 깼음

잠 깬 다음 바로 엄마한테 가서 꿈 얘기 바로 해줬더니 죽은 사람은 꿈에 나오면 피부가 시퍼렇고 표정도 없고 말도 안한더라고? 나 그거 듣고 겁나 소름 돋더라.


엄마도 누군가한테 듣고 그런 얘기를 나에게 해준거 같은데 이게 진짜 사실이라면 사촌 형은 저승 가기 전에 내 얼굴 한번 보고 갈려고 잠깐 꿈에 나온건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왜 굳이 날 보러 왔지? 라는 생각도 들고 며칠 뒤숭숭하고 행동도 조심하고 다녔음

귀신에 접점이 없는 내가 이런 꿈을 꾸고 그 이후에 이런일 한번도 없어서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 꿈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