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1-24. 암흑의 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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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펠리 남작은 죠나단이 상대하는 두 기사의 좀비를 보며 몹시 당혹스러워 했다.


“디오 놈은! …하… 하필이면!! 전설의 두 기사를 되살려냈단 말인가!”


체펠리 남작은 그 중 덩치 큰 기사를 가리켰다.


“타커스!”


그 다음에는 머리카락이 긴 기사를 가리켰다.


“흑기사 브루포드!”


죠나단은 브루포드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좋아! 빨아먹겠다면 반대로 파문을 흘려보내 해치워주마! 이 머리카락을 통해! 황매화(썬라이트)(옐로) 파문질주(오버드라이브)!!” 


그러나 죠나단의 파문은 머리카락에 흐르지 못하고 흩어져 버렸다.


“파문이 통하지 않는다! 피를 빨아들여서 파문이 약해진 건가!”


뒤이어 타커스가 죠나단보다도 거대한 자신의 대검을 뽑아 죠나단을 겨눴다.


“나… 나도 어서 팔에 피를! 어, 어서 상처를 치유해 싸울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해!”


“저… 저럴 수가…”


스피드왜건의 품에 안긴 팔은 어느새 피가 통하기 직전의 상태가 되어 있었다.


“급속하게 언 동상의 아픔도 잊어버릴 만한 전율! 터… 터무니없는 좀비들이다! 죠스타 씨의 195cm의 거구가 조그맣게 보이는 대검! 정체를 알 수 없는 흑발!! 게… 게다가 저 두 사람의 얼굴! 터널 안에서 싸웠던 메스 잡이 같은 허접한 좀비가 아니야! 무언가를 품고 있다! 많은 사람을 봐왔던 나는 그 압도적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어!!”


디오는 오만하게 소리쳤다.


“영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설의 기사! 타커스와 브루포드! 나는 역사조차도 종복으로 삼을 수 있다!”


옛날-300년 전인 1565년 무렵, 왕위계승을 다툰 두 여왕이 있었다. 하나는 여왕 엘리자베스 1세, 또 하나는 미모의 23세 메리 스튜어트. 모두 튜터 왕가의 혈통을 이은 친척이었으며… 타커스와 흑기사 브루포드는 메리의 충직한 신하였다. 타커스는 검으로 바위를 버터처럼 밸 수 있는 용사였으며… 브루포드는 30kg이나 되는 갑옷과 투구를 걸치고 5킬로미터의 호수를 해엄쳐 적을 기습했던 사나이! 출신은 기사 가문, 두 사람 모두 전쟁으로 부모도 형재도 잃은 천애고아!! 두 사람은 허무함 속에 청춘을 살아왔다… 그렇기에 육체를 극한까지 단련했던 것인가! 그 두사람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고 크나큰 포용력으로 감싸주었던 것이 바로 메리! 아무리 강한 사나이라도 마음에는 안식을 원하는 법… 사랑이 아닌, 더욱 커다란 것에 몸을 내맡기느 안식을!! 메리에게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 그렇기에 여왕의 책무를 다할 수 있었던 것… 두 사람은 목숨을 내던져도 좋다고, 마음 속으로 충성을 맹세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메리에게 비극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메리의 남편인 단리 경이 죽은 것이다(사인은 불명)! 그때 엘리자베스 1세는 묘수를 떠올렸다. ‘남편 살해’ 혐의를 메리에게 씌운 것이다!


타커스와 브루포드는 분노했다.


“뭐라고! 근거도 없는 낭설을!”


“용서할 수 없다! 이 무슨 모욕인가!”


비극은 그 혐의 만으로도 충분! 여왕이라는 자가 남편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쓴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백성들이 잠자코 있지 않을 만한 스캔들! 메리에게 온 나라의 모든 귀족들이 반기를 들었다. 전장에서 승리한 것은 타커스와 브루포드의 군대뿐! 눈 깜짝할 사이에 메리는 패배했다. 메리는 고성의 외딴 탑에 유폐되었다. 엘리자베스 1세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없는 타커스와 브루포드의 군대였다! 이 두 용사는 반드시 메리를 구하러 올 것이다! 이에 두 번째 함정을 팠다.


“둘 다 즉시 투항하라! 그러면 메리의 목숨만은 살려주마!”


두 기사는 고민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둘은 결정했다.


“우리가 어찌 이 요구를 거절할 수 있겠는가.”


“후회는 없다!”


두 용사는 스스로 붙잡혀 사형장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처형되기 직전 그들이 들은 말은!


“저승길 선물로 가르쳐주지! 흥! 멍청한 놈들이라니깐! 지금… 저 탑에 유폐된 건 메리 스튜어트가 아니다!”


처형 집행인의 말에 두 용사는 충격에 빠졌다.


“저기 있는 건 가짜! 그냥 닮은 사람이야! 큭큭큭큭! 메리는 이미 뒈졌어! 네놈들은 속았다고! 어제 말이지~ 이 몸께서 목을 잘랐거든! 그러니 확실해! 켁켁켁켁켁!”


처형 집행인은 처형장 구석을 가리켰다.


“봐라! 저기 쓰레기처럼 굴러다니는 머리를! 저게 그년이야!”


잘린 머리는… 메리 스튜어드 본인이었다. 두 용사는 그제야 자신들이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해봐라. 여왕 폐하 입장 에서야 공공연히 약속한 마당에 죽이면 체면상 거시기하고, 살려 두면 반역의 위험이 있으니 몰래 죽이고 싶었겠지.”


두 용사는 분노와 슬픔의 절규를 토했다.


“네 이녀어언! 엘리자베스! 감히, 감히. 나를 속였겠다아아아!!”


타커스에 이어 브루포드도 울분을 토했다.


“이 원한! 저주하겠다! 네놈들의 대대손손에 이르기까지 저주하고 저주할테다아아아!!”


“허윽! 주, 죽어버려!”


두 사람의 분노에 놀란 집행인은 도끼를 휘둘러 서둘러 둘의 목을 베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처형되었다. 타커스는, 분노 탓에 근육이 경직되어 목을 베는 데 사형집행자가 도끼를 몇 십자루를 부러뜨렸다고 한다. 브루포드는, 어찌된 영문인지, 죽는 순간 그의 긴 머리카락이 사형집행자의 발을 칭칭 감아 살점까지 파고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이 두사람의 소름 끼치는 원한이 마음에 들었다! 인간을 원망하고, 세상을 저주하며 죽어갔던 전설 속 용사의 묘는 이 마을에 있었지! 그리고 그 묘를 파헤쳐 시체에 생명을 준 것은 바로 나 디오! 두 용사를 악마도 날려버릴 복수귀로 만들어낸 거다!"


“UREEYYY! 우리는 디오님께 충성을 맹세했다! 이 세상을 멸망시키겠다. 어느 놈 하나 남김없이 몰살하겠다.”


둘은 송곳니를 드러내며 적의를 드러냈다. 그 모습에 스피드왜건이 말했다.


“아… 압도적인 원념이다! 원념만이 부풀었어!! 디오는 영웅을 마물로 바꾸었다! 이 좀비가 품었던 것은 원한뿐이었나? 이길 수 있을까! 저 처절한 집념을!”


죠나단은 눈을 부릅떴다.


“코오오오오오!!”

“왼손에 담은! 불꽃의 파문질주!! 붉은색(스칼렛) 파문질주(오버드라이브)!!”


죠나단은 파문을 담아 자신의 오른팔을 쳤다. 불꽃의 파문질주가 죠나단의 팔을 휘감은 브루포드의 머리카락을 태워버리자 체펠리 남작이나 스피드왜건은 물론이고 브루포드까지도 깜짝 놀랐다. 체펠리 남작이 소리쳤다.


“이, 이럴수가! 자… 자신의 팔을 쳐서 머리카락을 불태우다니!”


스피드왜건은 죠나단의 ‘짐’을 떠올렸다.


‘이… 잊고 있었다! 죠스타 씨에게도 짊어진 짐이 있었지. 죽은 아버지에 대한 마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우리들의 희망이!”


브루포드는 호승심에 찬 미소를 지으며 죠나단을 바라보았다.


“저 꼬마, 제법이군. 300년 만에 몸을 풀기에는 딱 좋은 상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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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추!


 TMI) 타커스와 브루포드는 실존인물이 아니다. 엘리자베스 1세와 메리와의 갈등도 당연히 실제 역사와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