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1-23. 얼어붙은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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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등진 채 세 남자의 손이 서로 맞대어 있었다. 디오의 주먹을 붙잡은 죠나단이 말했다.


“디오의 손! 악의가 있다. 악의의 혈류가 느껴진다!!”


“흥! 나에게는 칭송이지. 그러나! 용케도 내 주먹을 가로막았군! 성장한 건 인정해주마!”


지켜볼 수밖에 없던 스피드왜건은 죠나단의 모습에 희망을 느꼈다.


‘죠스타 씨의 몸 속에 있다는 파문이라는 것이… 디오의 흉포한 힘을 분산시켰구나! 둘이 힘을 합치면 희망이 있다! 저 자식을 쓰러뜨릴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죠죠!”


“네 알고 있습니다!!”

‘나와 체펠리 씨 둘이서 파문을 디오에게 보낸다! 두 배의 파문 에너지를 부딪치는 거다!’


“죠죠, 내가 너라면 언제까지고 내 손을 잡고 있지 않겠다만…”


“받아라, 디오!”


죠나단과 체펠리 남작이 공격을 가하자 디오도 괴성을 지르며 받아 쳤다.


“UREEYYYYYY!!”


두명의 파문이 디오의 주먹에 부딪쳤다. 그러나, 얼어붙은 디오의 팔에는 파문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수분기화에 의한 냉동으로 너희의 혈액은 팔을 흐르지 못한다! 따라서 파문 에너지도 흘러나오지 않는다고 했을 텐데!!”


‘너… 너무 강하다. 놈의 에너지가 우리 두 사람의 것보다 다섯 배는 강해! 위… 위험하다! 죠죠의 손까지 내 오른팔처럼 되고 말겠어!!”


디오의 주먹에 닿은 죠나단의 장갑이 냉기에 깨지더니 뒤이어 죠나단의 손이 동상에 갈라지며 피가 튀었다. 그 고통에 죠나단이 비명을 지르자 체펠리 남작은 알아차렸다.


'현재의 우리로서는… 이길 수 없다! 지금은! 지금은! 죠죠만은 상처 입어서는 안 된다! 죠죠의 성장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호아앗!”


체펠리 남작은 디오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그러나 디오는 가소롭다는 듯이 왼손가락 두 개를 체펠리 남작의 다리에 꽂아 단숨에 그의 다리뼈를 부숴버렸다.


“체펠리 씨!”


디오는 오른손으로 죠나단의 늘어난 살점을 잡더니 양 팔을 비틀어 둘을 절벽 아래로 날려버렸다.


“아! 이럴 수가! 팔을 비틀기만 했는데 두 사람이!!”


스피드왜건은 중상을 입은 체펠리 남작을 안전하게 받았다. 스스로 안전하게 착륙한 죠나단은 자신의 오른손을 만졌다. 


“으으… 엄청나게 차갑다. 너무 차가워서 화상을 입은 것 같아! 얼어붙은 금속을 만졌을 때처럼 피부가 벗겨졌어!”


체펠리 남작의 상태를 확인하던 스피드왜건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체펠리 아저씨의 팔이! 이대로 두면 피가 통하지 않아 썩겠어!!”


죠나단은 디오를 바라보며 주먹을 쥐었다.


“둘이 덤벼도 전혀 손상을 주지 못하다니! 놈은 화재 때보다도 몇 배는 강해졌단 말인가! 게… 게다가 파문도 보낼 수 없다! 무적! 태양의 파문을 보낼 수 없으니 쓰러뜨리지도 못 한단 말인가?!”


“네놈들의 희망은 사라졌다! 잭을 쓰러뜨렸을 때는 아주 조금 놀랐다만, 실제로 확인해보니 전혀 문제될 것이 없겠군! ‘파문’? ‘호흡법’이라고? 후~후~ 불어댈거면… 이 몸을 위해, 팡파르라도 부는 게 어울리겠구나!”


그때, 암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 암반이 아까부터…”


스피드왜건의 말과 동시에 디오가 근엄하게 소리쳤다.


“타커스! 흑기사 브루포드!! 이제는 내가 나설 것도 없다! 나와서 이놈들에게 팡파르라는 이름의 비명을 불게 하라!”


죠나단이 서 있던 바위가 부서지며 죠나단이 갈라진 틈으로 추락했다. 동시에, 그 밑에서 중세의 갑옷을 입은 덩치 큰 남자와 머리카락이 긴 남자가 나타났다.


“뭐야 이놈들은!”


스피드왜건의 외침에 디오가 설명했다.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의 암살을 계획해… 참수형을 당했던 비운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를 섬기던 자들이지!! 세상을 원망하고! 인간을 증오하고! 저주를 내뱉으며 죽어간 용맹한 기사의 묘를 파헤쳐 되살려낸 망자들이다! 뒤처리! 이 버러지들의 제거는 너희 둘에게 맡기겠다. 원하는 대로 해라!!”


암반이 지면에 닿기 직전 뛰어올라 안전하게 착지한 죠나단의 앞에 두 기사가 달려들었다.


“저 좀비들이 둘 다 죠죠에게!! 아… 안돼! 지금의 죠죠에게는! 2대 1로는 이길 수 없다! 이… 이 팔에 피만 통한다면!!”


“통하면 어떻게 되지?”


“파문 에너지는 생명 에너지… 피만 통한다면 호흡법으로 조금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네… 어떻게든! 어떻게든 이 팔을 녹일 방법은 없을까?! 나는 싸워야만 한다!”


그 말에 스피드왜건은 무언가 각오한듯이 말했다.


“체펠리 아저씨! 녹이면 된다는 말이지?! 그 얼어붙은 팔을!”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겐가, 스피드왜건 군!”


죠나단은 덤벼오는 둘을 향해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덤벼라! 해치워주마!”


죠나단은 앞에 다가오는 긴 머리의 기사를 먼저 공격했다.


“줌 펀치!!”


그러나 죠나단의 주먹이 닿기도 전에, 죠나단의 주먹은 검은 실에 감겨 막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 실은… 긴 머리를 가진 기사의 머리카락이었다!


“머… 머리카락이, 설마!”


팔을 감은 머리카락은 살을 파고 들어 죠나단의 피를 빨아들였다.


“네놈의 피를 가져가겠다.”


“빠… 빨아들이는 건가! 우오오오!”


피가 빨리는 동시에 덩치 큰 기사가 공격하자 죠나단은 방어 태세를 취했다.


“체펠리 아저씨! 나도 전 세계를 여행해봤수! 에스키모는 말요! 동상에 걸렸을 때! 물개의 몸속에 들어가 치료한다지!”


“스피드왜건 군, 자… 자네!”


“이러면 어떠냐!!”


스피드왜건은 얼어붙은 체펠리 남작의 팔을 온 몸으로 껴안았다. 엄청난 저온에 스피드왜건은 살이 얼어붙는 끔찍한 고통을 받았지만 절대로 그 팔을 몸에서 떨어뜨리지 않았다.


“스피드왜건 군!”


“이러면 어때!! 난 말요! 당신이나 죠스타 씨에게 짐이나 되려고 따라온 게 아니라고요!”


“스피드왜건 군, 자네는 정말… 나는 자네를 얕잡아보고 있었네, 여차할 때는 도망칠 거라고… 미안하네! 그리고… 고맙네.”


체펠리 남작의 눈에서 감동과 감사의 눈물이 흘렀다.


“인사는 싸움 끝나고 살아남은 다음에 하쇼…”


죠나단은 자신의 팔을 휘감은 머리카락을 붙잡고 파문의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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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에드워드 O. 스피드왜건(Robert Edward O. Speedwagon)

통칭 - 로버트 E.O. 스피드왜건/REO 스피드왜건

생년월일 – 1863년 10월 16일 런던 오거 스트리트 출생

신장 – 184cm, 체중 – 88kg

정보) 실제로 로버트 E.O. 스피드왜건의 이름 중 E는 에드워드라고 공개가 되었으나 O는 공개되지 않았다. 필자는 그냥 미들네임이 O인 것으로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