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입니다, 워싱턴 D.C의 웨스트 엔드 부근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거꾸로 매달린 듯한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호소, 원인 불명의 현상으로 우주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으며... -


텔레비전의 전원을 끈다. 언짢은 표정의 ' 운명의 여신 '은 붉게 타오르고 있는 운명의 화살을 꽈아아아아악, 손이 떨릴 정도로 쥐어오면서 텔레비전에서 나온 세 남자들의 얼굴을 각각 바라보았다.


노암 제이콥스, 빌 라르손, 게리 생로랑... 낯선 얼굴 사이에서 꽤나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끈질기게 이어져왔던 질긴 악연 중 하나가 이중에 분명 존재했다.


특히 노암 제이콥스, 얼굴만 봐도 끈질긴 운명의 불길을 타고난 것 같았어. 그의 얼굴이 크게 띄워진 순간에 운명의 화살의 불길이 엄청난 기세로 솟아오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지. 이 남자... 도대체 누구일까. 아무래도 놈이 사람 보는 면목은 있었던 것 같다. 그나저나, 놈이 개명이라니... 바뀐 이름마저도 촌스럽긴. 


여성은 일어나서, 자리를 뜰 준비를 했다. 더이상 이곳은 볼일이 없으니까. 워싱턴 D.C의 다른 곳으로 옮길 준비를 하며, 뒷모습만 보인 채로 빈 집을 빠져나왔다.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시체를 밟고 지나가면서.








" 고르고 나왔다, 이 형님 패션 센스 어때? " 



가까운 주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참이었다. 다행이도 셋은 직접적으로 사건에 연루된 것이 아니라 무사히 주변에 뭔가 목격한 것이 있는가 등의 정보만 말해주고 서에서 빠져나왔다.


먼저 갔던 곳은 우선 옷가게, 한결같은 괴악한 패션 센스를 바꾸고자 마지 못해 게리가 주변 옷가게로 빌을 데리고 간 것이었다. 블랙 카드를 내어주며 원하는대로 잔뜩 사가지고 오라고 말하는 후한 인심까지.


드윌리는 옷가게에서 꽤나 비싼 검은 가죽 재킷이랑 검은 면바지를 입고 나왔다. 하얀 나시 대신 하얀 반팔로 이너를 대신하고, 그제서야 외형에 어울리는 야생스러운 모습의 빌을 볼 수 있었다. 가방에는 엄청난 양의 옷을 잔뜩 매고 나왔고.



" 이 수많은 옷들은 나중에 내가 차를 부르던가 해야지. 니히하학, 그래도 전보다 훨씬 낫다. 맨날 후줄근하고 구멍이나 뚫려있는 거 입다가 옷 하나 새로 사입으니까 얼마나 좋냐, 응?  "


" 괜찮아 보인다, 빌. "



간만에 듣는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는 빌이었고, 그제서야 어깨가 쓱 올라가서는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되는 것마냥 당당하게 걷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게리는 휴대폰을 이용해 무언가를 찾는 듯 보였고, 곧 마음에 드는 무언가를 찾았다는 듯 미소를 얼굴에 띄운 채로 일행들에게 말해보였어.



" 주변에 꽤 신기하고 맛있는 레스토랑이 있다는데? 생각보다 유명해서 한참을 줄 서있어야 하는지 벌써 걱정이 되는걸. "



일단 이 주변에 있다니까, 찾아봐야지. 웨스트 엔드 쪽을 빠져나와 북쪽으로 걸어가보였고, 스페니시 스텝츠와 미첼 공원 주변에 딱 봐도 분위기가 있어보이는 레스토랑이 보였다. 게리는 기다렸다는 듯 천천히 그 레스토랑 쪽으로 걸어가선, 건물 입구로 들어갔다.


잠시 시간이 지났을까, 게리가 레스토랑 바깥으로 나와 일행에게 돌아오고나서 보이는 표정은 일단 황당함이었다. 곧 자초지종을 전부 설명하기 시작하는 게리였고.



" 니하학, 좀 골 때리는 식당이야. 안이 생각보다 손님이 별로 없어 한적해. 아무래도 식당 문을 연지 얼마 안됐고, 아침보단 저녁에 사람이 많은 곳이다 보니 우리가 운이 좋은거라 생각했거든?


근데 아니더라, 레스토랑 주인이 꽤 골 때려. 오는 사람들을 자기 눈으로 스캔을 하는 것 같아. 그리곤 자기 기준에서 맞지 않으면 레스토랑에 들어오지도 못한다더라고. 듣기로는 저녁에 그 기준이 많이 풀어지다보니 저녁에 그렇게 몰려드는 것 같은데? "



뭔... 노암과 드윌리는 잠시 생각했다. 손님쪽에서 서비스가 안좋거나, 음식이 맛이 없어서 레스토랑을 다시는 가지 않는 경우는 봤어도, 레스토랑이 손님을 가려받는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런데도 인기가 좋아서 저녁에 줄까지 서게 될 정도라고? 서비스가 좋은건가? 아니면 음식이 정말로 맛이 좋은건가? 납득이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둘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았다.


머릿속에서 채워나가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일단 뒤로 한 채로, 노암이 일단 게리에게 물어보였다.



" 그래서, 넌 통과를 했고? "


" 니하학, 난 보고나서 바로 통과를 해주던데, 뭐라 씨부렸는지 잘 듣진 못했는데... 뭐 일단 좋은 이유에서라니까. 너희들도 어쩌면 넘겨줄지도 모르지. 가보자고. "



그래, 뭐어... 부잣집 도련님들같은 돈 많고 겉만 곱상한 놈들을 들여보내는 게 아니라 다 자기만의 기준이 있다고 하니... 운이 좋으면 들여보내줄지도 모르지. 천천히 두 일행은 게리의 뒤를 따라 레스토랑으로 들어설 준비를 했다.


단순히 레스토랑일 뿐인데, 한 명이라도 거절당하면 그냥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되는 문제인데... 왜 이렇게 쓸데없이 떨리는지 모르겠어. 셋은 천천히 식사를 하기 위해 레스토랑으로 들어왔다.


눈에 보이던 것은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꽤 분위기 좋은 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 그리고 입구에서부터 반겨주는 하얀 장갑에 정장 차림, 단발 반곱슬의 성숙해보이는 여성이 세 손님을 반겨주었다. 주인이구나, 본능적으로 직감했고.



" 게리 생로랑, 손님은 저쪽 테이블에서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



이미 통과를 마친 게리는 안내해준 테이블로 다가가 앉기 시작했다. 노암과 빌 쪽은 천천히 주인의 허가가 있기만을 기다리며 건물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안내를 마친 주인은 다시 돌아와 둘을 두 눈으로 샅샅이 살펴보기 시작했다. 마치 당장이라도 베일 듯한 날카로운 눈빛이 레스토랑 허가를 받는 것 뿐인데 왜이리 긴장이 되는걸까.



" 노암 제이콥스, 자격이 있으신 분이시네요. 들어오시기를. "



게리쪽이 미리 이야기를 해뒀던 것일까. 제 이름을 진작 알고 있는 듯한 말투로 저를 게리가 앉혀있는 테이블 쪽으로 안내해주고서는 마저 빌의 쪽으로 다시 다가가 확인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소리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 빌 라르손, 아쉽지만 돌아가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 아니, 뭐 씨발? 지랄! 앞선 놈들은 잘만 통과시켜줬으면서, 난 왜 안되는데! 도대체 그 개같은 기준이란게 뭔지 좀 들어보자. 납득이 갈만한 이유라도 있어야 할거 아냐?! "



두 명까지 통과했으니, 빌도 나름의 통과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법 거친 항의에도 여자는 어떠한 말도 없이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하며, 안녕히 가십시오 하는 외마디 작별 인사만 내놓을 뿐이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지, 얼굴은 벌써부터 후끈거리기 시작한 빌이었고, 그제서야 인생 좆같네. 하며 소리치는 것과 함께 현관 바깥으로 나가려 시도했다. 순간 노암이 뒤에서 여성의 어깨를 잡아돌리며 제 쪽을 바라보게 한 다음, 입을 열었다.



" 한 번만 다시 확인해주길 바라지, 그도 나름대로 신념과 목표를 가지고 우리와 함께 나아가는 사람이다. 어떤 기준으로 우릴 통과시키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자격이 있는 남자일지도 모른다. "



' 안됩니다, 이미 결정된 이야기입니다. 죄송합니다. ' 본래 같았으면 이 말이 먼저 나왔어야 할 여성이, 노암의 굳은 눈빛 하나만 바라보고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서야 나가려는 빌을 멈춰세우고 다시금 확인하기 시작했다.


빌의 두 눈을 지그시 바라보던 여성은 그제서야 자기가 찾지 못한 무언가를 찾아낸건지, 아니면 여성 스스로 그걸 찾지 못했던 것인지 웃는 모습으로 허리를 숙이며 빌을 노암과 게리의 테이블에 안내해주며 답했다.



" 빌 라르손,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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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전투 씬이 아닌지라 어색하고 재미 없을지도 모르겠어, 언제나 피드백이랑 질문은 환영이니까 언제든지 채찍질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