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2-27. 베네치아의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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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저는 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녀는 리사리사라 불린다! 본명, 내력, 가정사, 그리고 어떻게 파문의 길에 들어섰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리사리사는 앞으로 한 달 동안 나와 죠죠의 스승이 될 것이다!’


“느닷없이 노로 사람을 때리다니, 용서 못해… 이럴 때… 나는… 여자라도 봐주지 않지!”


죠셉이 분노하자 시저가 그를 말렸다.


“관둬 죠죠! 그분이 선생님이서!”


죠셉은 시저의 말을 무시한 채 파문을 일으키며 리사리사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수면 위에 가만히 서 있는 리사리사의 발 끝에서 죠셉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의 거대한 파문이 일고 있었다. 리사리사가 다가오는 죠셉에게 말했다.


“당신의 재능이 훌륭하다는 건 시험해보고 알았어요. 훈련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수면에서 그 정도로 움직이다니, 감탄할 만하군요… 하지만! 한 달 안에 제 몫을 다할 만한 실력을 갖추려면 죽음의 각오가 필요한 법!”


리사리사는 수면 위의 노를 걷어차 올리더니 리사리사는 공중에 뜬 노를 손으로 붙잡았다. 같이 딸려 올라간 물이 기둥처럼 이뤄지며 마치 물과 노로 이루어진 철봉 같았다.


“수… 수면이 철봉처럼!!”


죠셉이 놀라는 사이 리사리사는 공중에서 노를 잡고 몇 바퀴를 빙 돌더니 그 힘으로 뛰어올라 공중에서 죠셉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뭐… 뭐야 이게!”


리사리사는 안전하게 수면위에 착지했다.


“죠셉 죠스타. 당신은 한 달 동안 그 호흡법 교정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만 합니다.”


“윽! 우우욱. 수… 숨이!”


죠셉은 숨이 가빠지자 마스크를 뜯어버릴 듯 붙잡았다. 그러나 아무리 힘을 줘도 마스크는 뜯어지지 않았다.


“호흡의 리듬!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아무 지장 없이 호흡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한번 호흡이 흐트러지면 숨을 쉬지 못하여 산소결핍에서 오는 단말마의 괴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장치죠! 당신은 100킬로미터를 달려도 그 마스크가 아무렇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이… 이게! 냉큼 마스크 벗… 끄아악 수, 숨이!!”


죠셉은 숨이 흐트러지며 그대로 물에 빠졌다. 리사리사는 안전하게 땅 위로 올라온 다음 말했다.


“수련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식사 때와 이 닦을 때만 벗겨주겠습니다.”


“죠죠, 호흡의 리듬을 가다듬어! 그러면 감기 마스크처럼 아무렇지도 않을 테니까.”


시저가 충고했다. 죠셉은 간신히 육지로 올라오면서 리사리사에게 화를 냈다.


“비, 빌어먹을. 야, 이 여자야!”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두겠습니다. 나는 당신의 목숨을 구해주기 위해 파문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놈들을 쓰러뜨릴 전사를 만들기 위해 가르친다! …는 것을!”


리사리사의 말에 죠셉이 불만에 찬 표정만 짓자 시저가 물었다.


“이봐! 아직도 선생님이랑 싸울 생각이야?”


“헹! 난 여자는 안 때려!”


리사리사가 말했다.


“새삼스럽지만 시저, 그리고 죠죠. 베네치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쳇! 파문의 고수란 건 알았지만… 왜 저렇게 태도가 무미건조하담. 절대 결혼하고 싶지 않은 타입이야! 좀 예쁘긴 해도.’


시저는 갑자기 죠셉의 머리를 팔로 누르며 말했다.


“인사해.”


“뭐냐 너~? 색골 주제에 저 여자한테는 되게 예의 바르게 구네.”


그 말에 시저는 죠셉을 눈빛으로 찔러 죽일 듯 째려봤다.


“난 선생님을 우리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존경해! 무례한 짓을 했다간 내가 용서하지 않겠어.”


에어 서플레이나 섬! 베네치아 북동쪽, 배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섬. 밝은 베네치아의 분위기와는 달리 음산하며 신비로움 또한 충분! 그러나 화려한 외관은 그야말로 리사리사를 상징하는 듯한 섬! 이곳이 시저와 죠죠의 수련장이다!


배가 섬 근처에 도달하자 리사리사가 섬을 가리켰다.


“여러분, 우리는 이제부터 저 섬으로 건너갈 거예요. 저 섬 전체가 내 저택이죠.”


죠셉은 섬을 바라보았다. 화려한 저택과 그 저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탑이 섬 중앙에 있었다. 죠셉은 긴장을 가득 안은 채 중얼거렸다.


“저 여자… 죽음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했지? 이제부터 대체 어떤 수련이 기다리기에…”


비슷한 시각, 스피드왜건은 에리나와 그동안 그녀를 돌보던 스모키를 만나고 있었다. 에리나가 커피를 들며 말했다.


“당신이 무사하고… 죠셉도 무사하다면… 무엇보다 다행이지요… 그리고 한 달이나 이탈리아를 돌아보고 오겠다니… 죠셉도 참, 어디서 멋진 여자친구라도 발견한 건 아닐까요?”


에리나의 물음에 스피드왜건은 식은땀을 흘리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 그,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스피드왜건은 죠셉의 당부를 떠올렸다.


“할아버지! 에리나 할머니에겐 독반지 얘기는 절대 하지마! 말했다간 작살날 줄 알아!” 죠셉은 그렇게 말했다.


스피드왜건은 조용히 생각했다.


‘말할 수 없다… 어떻게 말하겠어!’


섬에 도착한 리사리사가 그들에게 수련의 시작을 알렸다.


“시련의 프롤로그는! 이름하여 지옥승주(헬 클라임 필러)!”


그녀의 말에 시저는 깜짝 놀랐다.


“뭐라고요?! 지옥승주(헬 클라임 필러)!!”


“야, 뭔데 그게?”


시저는 죠셉의 말도 듣지 않고 리사리사에게 계속해서 물었다.


“서… 선생님! 벌써부터 지옥승주(헬 클라임 필러)에 도전해야 하는 겁니까? 저도 도전해본 적이 없는… 수많은 수련자가 죽어나갔다는 지옥승주(헬 클라임 필러)에!!”


 “이 시련을 넘어서지 못하면 이 섬에 머물 자격은 없습니다.”


리사리사가 탑의 문을 열었다. 아직까지도 이해를 못한 죠셉이 소리쳤다.


“대체 그 헬 무슨 필러라는 게 뭔지 설명을 해!”


“이 탑 안에 떨어지면 잘 알게 될 겁니다…”


“뭐?”


그 순간, 리사리사는 탑 내부의 구멍에 두 사람을 걷어 차 떨어뜨렸다.


“선생님, 설마!!”


한참 아래로 떨어진 죠셉은 바닥의 액체를 뿜었다. 기둥에 손을 댄 죠셉은 그 미끌거리는 액체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이… 이건?! 기름이다! 기름이 대리석 표면을 따라 흘러내려온다!”


리사리사는 이 한마디와 함께 탑의 밖으로 나갔다.


“맨손으로 24m 기둥 꼭대기까지 올라오도록. 출구는 그곳뿐입니다. 올라오지 못하면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죠셉은 기둥의 위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24m의 미끌미끌한 기둥! 이것을 올라가야 한단 말인가!”


반지 용해까지 앞으로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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