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2-35. 함정은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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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큭큭 죠죠~ 네놈이 아까 이렇게 말했겠다. ‘승리란 싸우기 전에 이미 정해진 것!’인지 뭔지~”


계속 죠셉을 바라보던 시저가 소리쳤다.


“죠죠가… 죠죠가 펼쳐 놓았던 털실의 결계 바로 아래에 에시디시의 혈관이! 죠죠의 실이 하나하나 끊긴다! 이래선 파문을 보낼 수가 없어!”


에시디시의 혈관들이 실들을 전부 잘라버리더니 혈관에서 흘러나온 피들이 죠셉의 몸에 몇 방울 떨어지며 김을 피웠다.


“그야말로! 그야말로 그야말로 그야말로오오오오오오 그야말로! 네놈이 말한 대로구나아아아아아~!! 물론 한 수 더 나아가 승리를 정해놓았던 건 내 계책이었다만!! 이제 혈관침으로 네놈의 온몸 구석구석에 뚫어놓은 구멍이란 구멍에 나의 피를 집어넣어어어어어 생일 케이크의 양초처럼 화려하게 불을 붙여 태워주마!”


“죠죠! 위험해! 절체절명!”


시저가 당황할 때, 메시나는 시저의 쌍안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바닥에 떨어진 쌍안경이 부서지자 깜짝 놀란 시저가 물었다.


“메… 메시나 사범대리?! 갑자기 왜 이러시는 겁니까?!”


“시저… 쌍안경으로 죠죠의 운명을 본다고 뭐가 달라지느냐!! 이곳은 죠죠를 구하러 가기에는 멀고, 때는 이미 늦었다. 로긴즈 녀석도 살해당한 것 같고. 만일 죠죠가 진다면! 다음에 에시디시와 맞서 싸우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괴롭지만! 우리는 리사리사와 적석을 지키는 것을 생각해야 해! 감정에 휩쓸릴 때가 아니야! 가자, 시저!”


메시나가 먼저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자 시저는 죠셉이 있는 곳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죠죠…!”


에시디시는 혈관침을 꺼내며 죠셉에게 달려들었다.


“절망에~!! 옥죄어 혼탁해진 절규를 들려다오, 죠죠오오!!”


뜨거운 피가 떨어지며 김을 피우고 있을 때, 죠셉은 뜻밖에도 미소를 지었다.


“네놈의 생사는 지금 내가 쥐고 있다. 이럴 때 웃다니! 공포에 질린 나머지 정신이 나갔구나!”


에시디시의 비웃음을 죠셉이 답했다.


“이보셔… 이렇게…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웃는 건 승리의 웃음이라고. 에시디시, 네놈의 패인은… 예상대로 2천 년 동안 푹 곯아 떨어졌던 거였다…”


“패인? 패인이라고오?!”


“어라~? 모르시겠나? 내 마음을 읽지 못하겠어? 그리고 자신이 패배했다는 것도 모르나? 나보다 한 수 더 내다봤다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두 수를 내다봤지!”


그 말에 에시디시는 당황했는지 움직임을 멈췄다.


“인간은 말이야, 2천 년이라는 세월 동안 꾸준히, 조금씩 진보했다 이 말씀이야. 시시하긴 하지만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마술이나 요술도 엔터테인먼트로서 상당히 발전했지… 내가! 그런 걸 엄청 좋아하거든, 남을 홀리는 마술을!”


죠셉은 실의 끝을 잡고 힘껏 들어 올렸다. 그러자, 분명히 끊겼던 실이 하나가 되어 에시디시 주변으로 날아왔다.


“부… 분명히 절단했던! 실이!”


에시디시가 당황하는 사이 실은 에시디시를 칭칭 휘감았다.


“로프 매직 성공! 나는 실이 절단돼도 상관없도록 트릭을 사용해 결게를 펼쳤던 거다!”


에시디시는 괴성을 질렀다.


“RRRRRRRUUOOOOHHHHHHH!!!”


죠죠는…! 처음부터 실을 두 가닥을 준비했다! 마치 두 가닥의 실이 한 가닥으로 보이도록 매듭을 지어 결계를 펼쳤고 에시디시의 앞쪽에 놓인 실이 잘려도 에시디시의 뒤에 있는 실은 살아 있는 것이었다. 마주치면 앞쪽을 절단하리라는 적의 심리를 찔렀던 것이다!


“네놈은 이제, ‘빈약한 파문보다 먼저 내 혈관침을 박아주마!’라고 한다!!”


“빈약한 파문보다 먼저 내 혈관침을 박아주마!”


에시디시가 다시 덤벼들자 죠셉은 호흡을 골랐다.


“코오오오오오오!! 받아라! 파문 오버 드라이브의 비트!”


실에 파문이 전달되며 에시디시의 육신이 실에 닿아 있는 부분부터 부서지기 시작했다. 에시디시는 실을 끊기 위해 실을 잡았으나, 파문이 흐르는 실은 반대로 에시디시의 손가락을 찢어버렸다.


“RRRRRRUUUUOOOHHHHHH! 이이이이 이 몸이! 이 몸이! 이 몸이 인간 따위에게! 나는! 나는! 나는 위대한 생물이다… 이… 이렇게 당할 리가! 감히! 네 이노오오오오오오옴 감히이이이이이 이런 짓으으으으으을!”


에시디시의 육신이 완전히 녹아버리자 그는 뼈만 남은 몸으로 뿔을 꺼내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DDDOOOHHHHHHH!!”


그러나 공격이 채 닿기도 전에 에시디시의 육신은 찬란한 빛과 함께 소멸되기 시작했다.


“저… 정체모를 에너지가 에시디시의 몸에서 방출된다! 수천 년이나 살아왔던 놈의 생명력인가…? 산멸해라! 수만 명이나 되는 인간을 죽여 얻은 그 파워의 분출과 함께!”


에시디시의 육신이 산멸하자 그의 옷이 가시 위로 힘없이 떨어졌다. 죠셉은 발치에 떨어진 그의 해독제 피어스를 주웠다.


“산타나는 해치웠을 때 바위가 됐고… 가사상태로 살아있었는데… 에시디시는 뼈까지 소멸했잖아… 왠지 이 차이는 영 마음이 켕기는걸. 하지만 뭐… 내 파문이 성장한 증거라고 생각해둘까? 놈은 죽었고, 목에 낀 반지의 해독제도 얻었으니까.”


죠셉은 피어스를 열었다. 안에서 액체가 흘러나오자 죠셉은 내키지 않은 듯 그걸 가만히 보다가 입에 집어 넣었다.


“코에 달아놨던 피어스라 그런지 어째 끈적거리는게 콧물 같은 느낌이 들지만… 뭐… 먹어 볼까. 좋았어! 해독제는 먹었다!”


동시에, 죠셉의 목에 걸려있던 반지가 사라졌다.


“보이지는 않지만… 어쩐지 반지가 사라졌다는 실감이 든다. 이제… 시저랑 리사리사에게 가볼까?”


죠셉은 콧노래를 부르며 저택을 향해 걸어갔다. 등 뒤에 에시디시의 마지막 남은 신경이 붙어있다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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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시디시(Esidisi)

생년 - 기원전 9만년경

사망 – 1939년 2월 26일

신장 – 205cm, 체중 - 115kg

종족 – 기둥 속 사내

능력 – 열의 유법(피를 섭씨 500도까지 가열한다.)

특징 – 카즈의 오랜 친구이자 이해자

기타 – 감정이 격해지면 펑펑 울어 감정을 가라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