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31. 엠퍼러 & 행드맨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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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쿄인은 쓰러진 압둘을 흔들었다.


‘그냥… 부상만 입은 게 분명해… 가벼운 부상을… 자, 이제 곧 입을 열겠지… 분명 눈을 뜰 거야… 압둘 씨… 그렇죠? 일어날 거죠? 이… 일어나세요! 제발… 압둘 씨!!’


그러나 압둘의 굳게 닫은 눈은 다신 떠지지 않았다. 급기야 카쿄인은 현실을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마, 말도 안 돼… 이렇게 쉽게… 너무 허망 하잖아…’


그때, 폴나레프가 홀 호스를 향해 다가갔다. 홀 호스는 그를 더욱 도발했다.


“뭐! 인생의 끝이란 게 원래 어지간하면 허망하게 막을 내리기 마련이지. 굿바이 한 마디도 못하고 죽어가는 게 대부분이라고~ 흐흐… 너무 아는 척했나?”


카쿄인이 소리쳤다.


“폴나레프!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지 마세요. 아직 모르겠어요? 압둘 씨가 그랬죠? 혼자 싸우는 건 위험하다고, 하지만 당신은 그걸 무시했어요. 당신은 자기 목숨과 바꿔서라도 원수를 갚을 생각이죠?!”


폴나레프는 분노로 떨리는 몸을 간신히 지탱했다.


“나더러… 어떡하라는 거냐…”


“압둘 씨는 그걸 걱정해 당신을 쫓아왔던 겁니다. 이길 가망이 보이지 않을 때는 싸우지 마세요! 놈들이 구사하는 스탠드의 성질을 모르니, 지금은 일단 물러나는 게 상책입니다!”


“놈들은 비겁하게 압둘의 등을 찔렀고… 내 여동생은 저항 한번 못 하고 죽었다. 이 원통함을! 참고 도망치라고?!”


“헛된 죽음은 피하라는 겁니다! 압둘 씨는 그걸 말했던 거라고요!”


홀 호스는 계속해서 그를 도발했다.


“컴온~ 폴폴 군~”


“폴나레프! 천천히 내가 있는 곳까지 돌아오세요! 저 트럭으로 도망칠 테니,”


“저 새끼…”


“폴나레프! 제발…!!”


폴나레프는 계속해서 심호흡을 했다.


“차… 참으란 말이지. 빌어먹을… 알았…”


그때, 폴나레프의 시야에 유리창이 보였다. 그리고, 비열한 목소리가 들렸다.


“큭큭… 이봐, 폴나레프…”


유리창 안에서 압둘을 찌른 스탠드, ‘행드맨’이 물웅덩이에서 나오고 있었다. 카쿄인이 소리쳤다.


“폴나레프!”


“압둘은… 너 대신 죽었지. 압둘에게 빚을 지게 되었구나~ 네가 없었으면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폴나레프는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나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 이 자식… 본체는 어디있어!”


“폴나레프, 침착하세요!”


행드맨은 어느새 유리 속 폴나레프의 바로 뒤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슬퍼할 거 없다. 오히려 기뻐해야지… 금방 면회할 수 있을 테니까… 너도 죽어, 저 세상에서… 남매끼리… 큭큭. 네 여동생은 아주 귀엽더구나, 폴나레프… 여동생과 저세상에서 재회하면 말해달라고 부탁해봐라. 네게 어떤 죽임을 당했는지를 말이다아아아!!”


“폴나레프, 도발에 넘어가면 안 돼요! 유인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성을 잃은 폴나레프는 채리엇으로 행드맨이 있던 유리를 깨뜨렸다.


“이 새끼가!!”


그러나, 깨진 유리조각에서 또다시 행드맨이 비쳤다.


“큭큭큭. 너의 채리엇으로 나의 행드맨은 밸 수 없다. 나는 거울 속에 있고… 너의 스탠드는 거울 안으로 들어올 수 없으니까! 큭큭큭. 분한가~? 분하겠지? 자… 홀 호스, 쏴라. 이 멍청이를 끝내버리자고!”


“aye aye! Sir!”


엠퍼러의 총알이 폴나레프의 머리로 날아오고, 행드맨은 유리 속 폴나레프를 붙잡아 쇄골을 칼로 찌르려는 순간…


“에메랄드 스플레시!”


카쿄인이 공격을 날렸다. 그러나! 카쿄인의 공격은 폴나레프를 향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 대상에 홀 호스도, 행드맨(J. 가일)도 깜짝 놀랐다.


“이럴 수가! 폴나레프를…”


“공격하다니!”


폴나레프가 쓰러지자 카쿄인은 트럭을 몰고 달려와 폴나레프를 낚아 챘다.


“폴나레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였군!! 카쿄인이라고 했나? 제법인데!”


홀 호스는 엠퍼러를 겨누었으나 미소를 지으며 총을 거두었다.


“쳇! 스탠드 사정거리 밖이군. 저렇게 멀어지면 명중해도 탄환의 위력이 떨어지지.”


홀 호스는 행드맨이 있던 유리조각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이제 그저 유리 파편일 뿐이었다.


“J. 가일 형씨… 쫓아갔군. 어떻게든 폴나레프를 끝내버릴 심산이군 그래!”


피를 흘리던 폴나레프는 조수석에 앉았다.


“미, 미안하다, 카쿄인. 나, 나는… 나는, 여동생의 원수를 갚을 수 있다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해왔어. 하지만 이제 깨달았어. 압둘의 마음을 알았다고… 녀석의 마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게. 살기 위해 싸우겠어…!”


“정말로 알았나요?”


“그래.”


카쿄인은 팔꿈치로 폴나레프의 코를 반쯤 박살 내버렸다.


“이건 화해의 악수 대신이라 생각하세요. 폴나레프.”


폴나레프는 코피를 철철 흘리며 말했다.


“그래. 고, 고마워, 카쿄인.”


“다음에 놈들이 덤벼들면! 우리 둘이서 쓰러뜨리는 겁니다!”


카쿄인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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