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16. 지옥의 문지기 펫 숍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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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후 1시. 죠타로는 말없이 거리 한쪽을 바라보았다. 죠셉이 물었다.


“왜 그러느냐, 죠타로?”


압둘도 물었다.


“역시 누가 따라오는 것 같아?”


죠타로는 조용히 거리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 누군가가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는데…”


그때, 한쪽 다리가 잘린 이기가 상처투성이 몸으로 나타났다. 폴나레프가 제일 먼저 소리쳤다.


“이기!”


압둘이 이기에게 달려갔다.


“어떻게 된 거냐?!”


죠셉이 이기를 들어 품에 안았다.


“이기 녀석이 여기저기 다쳤어! 차에 치이기라도 했나?!”


그때, 폴나레프가 이기를 살피다 크게 놀랐다.


“이봐, 이 녀석… 앞발이 없잖아…”


압둘이 가장 먼저 이기가 어떤 곤경에 처해 있었는지 알아차렸다.


“이 개는 교통사고를 당할 녀석이 아니야… 적에게 공격당했구나, 이기.”


죠셉이 이기를 살펴보며 말했다.


“하지만 누가 치료를 해준 모양이군! 훌륭한 외과 솜씨인걸…”


허나, 죠타로는 계속해서 거리를 바라보았다.


“이기 목소리가 아니었어… 분명 인간의 언어로 우리를 불렀는데.”


그리고, 모두의 뒤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기는 적과 조우했던 모양입니다… 죽어가던 것을 한 소년이 데려가고 있었지요. 치료한 것은 스피드왜건 재단의 의사였고요.”


익숙한 목소리에 일행은 그쪽을 바라보고는 크게 놀랐다.


“제 눈처럼… 말이죠.”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아앗! 너… 너는!”


남자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지만 초록색 교복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릴 수는 없었다. 남자가 선글라스를 벗자 양 눈의 위아래로 난 흉터가 눈에 띄었다.


“카쿄이이인!!”


“다들 무사하셨군요.”


폴나레프가 반가운 마음에 그를 얼싸안았다.


“너, 이 자식! 카쿄인이잖아!”


죠셉이 말했다.


“보고 싶었다!”


압둘도 마찬가지였다.


“이봐, 카쿄인! 눈은 괜찮은 거야?!”


“네, 이젠 괜찮습니다. 흉터가 깊게 남았지만, 시력은 원래대로 돌아왔지요.”


죠타로는 카쿄인의 손을 맞잡았다.


“죠타로…”


그때, 이기는 죠셉의 품에서 뛰어내리더니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평소에 홀연히 사라질 때와는 다른 걸음걸이 였다. 죠셉이 물었다.


“이기, 어디 가는 게냐?”


카쿄인이 대답했다.


“인간이나 스탠드에 전혀 무관심했던 이기가… 우리를 어딘가로 안내하려는 모양입니다. 적 스탠드와 싸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큰 부상을 입어 화가 난 것 같군요.”


이기를 따라 가던 중, 전날 거지가 타고 사라진 벤틀리 에이트가 처참하게 박살나 견인되고 있다 죠셉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저… 차는! 그 거지가 탔던 고급차가 아닌가… 하지만 저 파손 흔적은…!”


이기를 따라 길을 갈수록 기분 나쁜 기운에 가장 먼저 이기가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다음으로폴나레프가 긴장감에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이봐, 뭐지…? 갑자기 식은땀이 나… 정신 속으로 파고드는 듯한 이 압박감은…?! 이기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지?!”


마침내 그 목적지에 근접하자, 죠셉은 그 압박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나는 이미… 알겠네… 이 분위기는! 이 거무죽죽한 감각은!!”


그들의 눈 앞에 서 있는 저택은 모두가 수없이 봐 왔던 그것이었다. 압둘이 소리쳤다.


“이… 이 저택은!”


폴나레프가 말했다.


“사진에 찍힌 곳이잖아! 이기, 네가 여길 발견하다니!”


모두가 지금까지의 여정을 떠올릴 때, 죠셉이 먼저 말했다.


“있다… 이 감각은, 틀림없는 놈이다! 놈이 지금 이 안에 있다!”


압둘이 말했다.


“우리의 여행이…”


폴나레프가 뒤를 이었다.


“마침내 종점에 도달한 셈이군.”


저택의 철문은 어제와 달리 열려 있었다. 이기는 생각했다.


‘어제와 달리 대문이 열려 있으니 간단히 들어갈 수 있겠는걸.’


죠셉이 말했다.


“내가 놈의 존재를 알 수 있듯. 놈도 내가 도착한 것을 알아차렸을 걸세. 함부로 이 저택에 들어가는 것은 곧 적의 위장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 자… 어떻게 할까.”


그때, 저택 문이 스스로 벌컥 열렸다. 모두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벽에 딱 붙어 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문 뒤로는 복도가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폴나레프가 말했다.


“이 복도 좀 봐… 끝이 없는 것 같아. 진짜는 아니겠지…? 트릭이나 환각일 거야.”


죠셉이 충고했다.


“폴나레프… 문 안쪽으로 뛰어들지 말게. DIO를 만나기 전에 스탠드 유저가 한둘은 더 있을 테니.”


그때, 누군가 복도를 따라 빠르게 오고 있었다.


“뭐지?! 무언가 온다!”


사내가 복도를 따라 바닥에서 조금 뜬 채로 다가왔다. 폴나레프가 전투 태세를 취하며 소리쳤다.


“뭐야, 이 자식은! 스탠드 유저냐?!”


남자는 공중에서 발을 돌려 멈춘 뒤, 그들을 바라보았다. 삐져나온 초록색 머리카락은 똑 같은 초록색 모자 덕에 얼핏 보면 머리카락이 그렇게 솟아 있는 것처럼 보였고 이마에서 미간, 콧등까지와 입 아래 턱에 이전에 만났던 그 갬블러처럼 금속모양의 가로 선이 나 있었다. 남자가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더니 자세 만큼이나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


“어서 오십시요, 죠스타 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저택의 집사입니다.”


참을성 없는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뭔지 모르겠지만! 보통 놈은 아니구나! 일단 죽이고 봐야겠어!”


죠셉이 그를 말렸다.


“폴나레프, 서두르지 말게!”


남자는 폴나레프를 향해 카드 한 장을 날렸다. 폴나레프가 실버 채리엇으로 가볍게 카드를 잘라버리자 남자는 깍듯이 인사하며 말했다.


“다비라고 합니다. 테렌스 T. 다비, 여러분께서 재기불능으로 만드신 다비의… 동생입니다. 자… 안으로 드시지요. 겉옷을 받아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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