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20. 다비 더 플레이어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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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면 자신이 코스를 벗어날 위험이 있었는데!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부러 스핀시켜 내 차의 블록을 무너뜨리다니! 카쿄인의 지금 그 테크닉은! 이 ‘F-MEGA’를 단순히 오래 해본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예민해 보이는 외모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담한 성격을 가진 놈이로군!”


지켜보던 죠셉이 소리쳤다.


“카쿄인! 어서 차를 코스로 되돌려 스타트하거라!!”


두 사람 모두가 엑셀 버튼을 누르기 시작하자 두 차는 빠르게 코스에 서더니 동시에 출발했다. 죠셉이 소리쳤다.


“이번엔 똑같아! 같은 파워로 스타트했어! 나란히 섰군!”


“아니… 28번 카쿄인 쪽이 아웃코스 쪽으로 가고 말았어. 이대로 나란히 코너에 진입하면 바깥쪽이 불리하지.”


코너가 가까워 지자 카쿄인이 말했다.


“시속 355… 358… 360… 제1 코너까지 앞으로 3초! 이 스피드로도 코너링은 가능! 풀 스로틀로 코너에 진입한다! 2초! 1초!”


정확한 타이밍에 두 차가 코너를 돌았다.


“동시다! 같은 속도로 동시에 돌았어. 또 나란히 섰다!”


테렌스가 미소를 지었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카쿄인! 영혼을 걸었으면서도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공포를 이겨낸 게임 조작! 당신처럼 겨룰 맛이 있는 상대가 아니면 제 인형 컬렉션에 들어갈 가치가 없지요…!”


카쿄인 노리아키는 생각했다.


‘내가 공포를 이겨냈다고…? 후후후… 고맙다. 단련된 덕이지. 여섯 달쯤 전, 너의 주인 DIO와 만나 뇌에 육신의 싹이 심어지면서 공포에 대한 단련을 받았거든… 그때… DIO와 만났을 때, 솔직히 말해 DIO라는 괴물에 나는 위축되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털이란 털은 모조리 곤두서고 온몸이 얼어붙었지… DIO를 만나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공포에 몸이 움츠러든 것이라 생각하니 더더욱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위장이 경련하고 위액이 역류해 토하기 일보 직전이었지!’


그날, 공포에 질린 카쿄인의 발치에 그의 부모님이 장미 넝쿨에 휩싸인 채 기절해 있었다. DIO는 카쿄인을 보며 다정하게 아이를 타이르듯 유혹했다.


“카쿄인, 두려워할 것 없어, 우리 친구가 되자꾸나.”


‘나는 자신을 저주한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안심했다… 솔직히 말해 진심으로 아직 살 수 있겠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굴욕이었다… 용서할 수 없다! 이보다 더한 굴욕은 없었다…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놈에게 정신적으로 굴복한 자신을 저주했다! 죠타로 덕에 목숨을 건지고 이 여행에 참가한 이유도 그것이었다! 두번 다시 그때의 비참한 카쿄인 노리아키로는 돌아가지 않겠다, 절대로! 다비 너와 영혼을 걸고 싸우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니 이 게임에서 나 카쿄인 노리아키가 정신적으로 동요해 조작을 실수하는 일은 결코 없다! 그리 생각해야 할 거다!’


카쿄인이 소리쳤다.


“제2코너까지 앞으로 1초 30! 1초!”


죠셉이 소리쳤다.


“또 동시에 돌았다! 제3코너! 제4코너! 제5코너! 또 동시다! 전부 동시에 돌고 있어!”


테렌스는 긴장한 듯 이를 악물었다.


“카쿄인 이 녀석…”


“다음은 제6코너!”


테렌스는 생각했다.


‘제6코너를 돌면 곧바로 가속 터널이 보인다! 가속 터널을 빠져나가면 속도를 두 배인 시속 850km까지 가속할 권리를 얻지! 반드시! 터널에 들어가야만 한다!’


‘그러나! 터널의 폭은 한 대씩만 통과할 수 있을 정도!’


죠셉이 소리쳤다.


“이대로! 나란히 달린다면! 둘 중 한 대는 옆길로 밀려나간다! 제6코너! 이번에도 동시!!”


카쿄인은 테렌스의 차를 살짝 밀쳤다.


‘터널이다! 터널이 보여!’


“카쿄인, 밀리지 마라!”


테렌스가 말했다.


“아직도 알아차리지 못한 모양이군요, 카쿄인! 저를 밀어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습니까? 당신의 28번 머신에 파워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한번 보시지요…”


카쿄인도, 죠셉과 죠타로도 경악했다. 카쿄인의 머신이 파워가 근소하게 적었던 것이다.


“카… 카쿄인 쪽이 더 적어!”


테렌스가 신나하며 소리쳤다.


“스타트 대 스핀해 제 블록을 튕겨냈던 만큼 에너지가 줄어들었는데도 그걸 몰랐다니!!”


테렌스는 파워로 카쿄인의 차를 밀어냈다.


“카쿄인의 28번이 밀려났다! 카쿄인! 이대로 가다간 터널 가장자리에 충돌하게 돼!”


“후후! 터널까지 앞으로 2초!”


“부딪치겠다! 지금은 놈에게 양보해! 다비 다음에 터널로 들어가는 거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터널에 먼저 들어가게 두었다간 승산은 사라지니까요!”


“터널까지 앞으로 1초!”


“카쿄인!”


그 순간, 카쿄인이 십자 버튼을 꾹 누르자 자동차의 왼쪽 바퀴가 들리며 카쿄인의 차가 90도로 섰다. 죠셉이 소리쳤다.


“아앗! 차를 기울여서!”


거의 동시에 두 차 모두가 터널에 진입했다.


“으음! 벽을 타고 터널에 진입하다니!”


“여전히 동시로군… 방심할 수 없는 레이스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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