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44. DIO의 세계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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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카쿄인의 공격 때.


“받아라, DIO! 반경 20미터의 에메랄드 스플래시를!”


“얼간이 같으니… 똑똑히 깨닫거라… ‘더 월드’의 진정한 능력은… 그야말로! 세계를 지배하는 능력임을! ‘더 월드’!!”


대기가 그 색을 잃고 혼탁 해졌다. 그리고 DIO를 짓이길 기세로 날아오던 에메랄드도, 부서져 떨어지던 광고판도, 지붕의 잔해나 카쿄인, 죠셉까지 모든 것이 그 자리에서 멈춰버렸다. 이 멈춰버린 세계에서 움직이는 것은 오로지 DIO와 ‘더 월드’뿐이었다. DIO는 망토를 걷어 바로 앞을 지나는 결계를 건드려 부쉈다. 그러더니 더 월드를 이용해 차례차례 결계를 부수며 앞으로 다가갔다. 이윽고, DIO는 카쿄인의 바로 앞에 당도했다.


“시간이 멈춘 너에게는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겠지만…”


더 월드는 카쿄인의 가슴팍에 발차기를 갈겼다.


“이것이… 더 월드다… 카쿄인.”


DIO는 카쿄인에게서 몸을 돌려 죠셉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는 자신이 패배했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 리가 없다…”


곧이어 시간이 다시 움직이자 카쿄인은 더 월드의 발차기로 인한 충격을 그대로 받으며 저 멀리 날아갔다. 다시 현제. 죠셉은 더 월드의 능력에 심히 당황했다.


“카쿄인… ‘시간을 멈추는’ 거라고? ‘멈춘 시간 속을 움직이는 스탠드’란 말이냐?! 이건 너무나도 위험하다! 너무나도 위험한 ‘스탠드’다!”


죠셉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침착해라… 침착하게 생각하는 거다. 내 사전에 패닉이라는 단어는 없다. 무언가 발견할 수 있을 거다… 무언가 놈에게 파고들 대책을…!’


그때, 무심결에 뒤를 돌아본 죠셉은 DIO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경악했다.


“윽! 사… 사라졌다!”


그 순간 죠셉은 알아차렸다. 자신의 바로 뒤에서 더 월드가 주먹을 쥐고 있음을 알았다. 죠셉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더 월드는 주먹을 날리다가 죠셉의 눈 앞에서 멈추었다.


“왜, 왜 그러나…? 치지 않을 테냐, DIO? 내 피를 빨려던 것 아니었나?”


“연속적으로 자신의 몸에 파문을 흘려서… 방어하고 있군. 파문이 들어간 허밋 퍼플을 고압선처럼 몸에 둘렀겠지. 간교하기는… 방심할 수 없는 늙은이.”


죠셉이 겉옷을 살짝 들추자 역시나 그의 몸에 파문을 두른 허밋 퍼플이 감겨 있었다.


“그건 피차일반 아닌가? 파문을 간파해 손을 대지 않다니, 조심성도 많은 놈… 하지만 한 가지 알아냈다. 네놈의 스탠드가 가진 특징을. DIO… 너는 시간을 멈춘다고는 해도 아주 짧은 시간밖에 멈출 수 없는 모양이지? 겨우 3초 내지는 4초 정도 아니냐? 오랜 시간 멈출 수 있다면, 우리는 너의 저택에서 이미 단숨에 전멸당했을 테고, 너는 이렇게 쫓아오지도 않았을 테니까.”


“알아차렸나… ‘더 월드’의 능력을. 흥… 조금이나마 칭찬해주지.”


“간파했던 것은 카쿄인이다. 카쿄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 알았다 한들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네놈의 알량한 파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지?”


“허밋 퍼플 & 파문!”


DIO는 오만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집요하군! 파문 따위 건드리지 않아도 공격은 가능하다!”


더 월드는 주먹질 한 번으로 건물 지붕을 박살냈다. 부서진 지붕의 파편이 죠셉을 덮치자 죠셉은 그대로 아래 거리에 추락했다. 바로 아래의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던 이들 중 한 남자가 말했다.


“이봐, 저기 좀 봐. 저거 뭐야?”


입술이 두꺼운 남자가 말했다.


“깜짝이야! 하늘에서 아저씨가 떨어졌잖아?”


콧수염이 난 남자가 말했다.


“이봐! 옥상 위에서 뭘 했던 거야? 여자라도 엿봤어?”


사람들이 죠셉을 향해 비웃음을 날렸지만, 죠셉에겐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이미 DIO가 죠셉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죠셉이 달아나려 몸을 일으킨 순간, 죠셉은 자신의 앞, 약 10여 미터가량 떨어진 곳에 죠타로가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영감…”


죠셉은 죠타로를 향해 다급히 팔을 뻗었다.


“죠타로! 물러나거라! 내 쪽으로 와선 안 돼!”


길거리를 지나던 고양이가 바닥에 착지한 DIO를 보고선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


“죠타로… 마침 잘 나타났구나. 그러나 저놈의 위치는 사정거리 밖… 우선은 죠셉 부터다.”


죠셉은 온 힘을 다해 내질렀다.


“죠타로! 더 월드의 정체는 ‘시간’이다! 시간을 멈추는 스탠드…”


그 순간, 시간이 멈췄다. DIO는 땅에 착지한 뒤 죠셉을 향해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자기 앞에 펄쩍 뛴 상태로 멈춘 고양이를 주먹으로 박살내 버렸다. 고양이의 시체는 바로 옆 테이블의 음식에 떨어졌다. 죠셉에게 다가가는 DIO는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처음에는 눈을 깜빡할 정도의 한순간만 멈출 수 있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이 목의 상처가 아물어감에 따라 2초, 3초… 점점 오랫동안 멈출 수 있게 되었지. 지금은 5초는 멈출 수 있다. 시간이 멈추었는데도 5초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하지만, 어쨌든 5초 정도지… 후후. 언젠가는 1분… 10분… 한 시간, 영원히 마음대로 멈추고 말 태다. 기대되는 구나… 점점 오랫동안 시간을 멈추는 것이.”


DIO는 죠셉에게 다가가며 길에 서 있던 남자를 밀쳤다. 마침내 죠셉에게 다가온 DIO가 일격을 날리려는 순간, DIO는 다시 죠셉을 바라보았다.


“아차, 죠셉. 파문으로 온 몸을 가드하고 있었지? 100년 전에는 그 파문에 조금 애를 먹었다만, 더 월드 앞에선 완전히 무력하다.”

DIO는 단검을 꺼내 죠셉을 조준했다.


“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무다!”


DIO가 힘껏 던진 단검은 쭉 날아가다 죠셉의 목 앞에서 멈춰섰다.


“죠나단의 손자 죠셉… 이것으로 네놈은 끝났다! 1초 전… 제로.”


시간이 다시 흐르고, 죠셉의 목에 칼이 박히자 죠셉은 비명과 함께 목의 상처에서 피를 뿜었다. DIO는 깜짝 놀란 죠타로에게 삿대질을 하며 선언했다.


“다음은 죠타로! 네놈이다.”


격노한 죠타로는 DIO를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이 자식, 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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