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자 독백 채널

무언가를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만 해선 무언가를 안할순 없었습니다.

비오는 거리가 무엇이 그리도 궁금했는지,
밖으로 우산을 쓰고 큰 거리로 나가면
횡단보도 반대편의 사람이 보였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우울한 무표정만 보이는
마스크를 쓰고, 우산을 어깨에 걸친채로.

무엇이 그렇게도 기운이 없어보이는지.
스쳐지나가며 본 그 분의 눈은 힘이 없었습니다.


거리를 지나가다가 tv를 판매하는 판매점에선, 뉴스가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누군가를 죽였고,
누군가 누군가를 때리고,
좋은 내용은 언제쯤 나오는지 한참 버틴지 오래.

하지만 좋은 내용은 없었습니다.
끊임없이 나쁜 내용,
사람을 맥빠지게 만드는 내용들 뿐.

안그래도 없는 기운을 더 없게 만드는.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우울한 무표정을 마스크 뒤에
숨긴채로, 우산은 어깨에 가져다 놓은 후,
횡단보도 앞에 섰습니다.

누가 그새 거울을 버렸는지,
그 거울은 모든걸 거짓없이,
꾸밈없이, 부조리한 모든걸 그대로 비추고있었습니다.

건너편의 거울을 보니 그 거울에 비친 나는
누군가를 닮아있었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TV를 켜고 뉴스를 보니
누군가 누군가를 죽이고,
누군가 누군가를 때리는,
그런 내용들이 또다시 반복. 반복. 반복.
끊임없이 반복.

구역질이 나 화장실로 가니까 보이는 거울.

그 거울은 일그러진 내 표정을 담고있었습니다.

부수고 깨뜨리고 밟으니까
일그러진 나는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