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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마치고 조제된 약과 앰플을 받아든다.


"이쪽에 의료정보용 모듈도 같이 받으세요"


"네...?"


"여기 약중에 이 앰플이 정맥주사용이에요, 환자분 바이오로이드에게 주면 알아서 할겁니다. "


"아..."


"근데 이거는 왜 주신거랍니까?"


"앞으로 정기적으로 오시기 힘드니까, 위급시에 사용하시라고 넣은 겁니다."


"아, 알겠습니다. 그럼..."


안내 데스크에서 돌아 나온 뒤 건물 밖으로 나와 기다리고 있는 니아를 불렀다.


"끝나셨습니까?"


"그래, 이거 받아라"


"병원에서 준 건가요?"


"응, 그 안에 모듈 있다던데"


"아, 이거군요"


그녀는 포장을 열고 작은 칩 같은 것을 든 체 목 뒤로 손을 가져갔다.


"의료용 모듈이네요, 그리고 이건..."


"어 그거 때문에 준거야"


그녀는 플라스틱 앰플을 집어 들고 라벨을 읽었다.


"흠... 알겠습니다."


"갈까?"


그녀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고 우리는 호텔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몇 분을 걸었을까 도로에 경찰들이 차벽을 세운것이 눈에 보인다.


"시민분, 이쪽은 시위때문에 진입이 금지되어있습니다. 신분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예, 여기 있습니다."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사디어스에게 건냈다.


그녀는 기계팔에 달려있는 방패 안에서 리더기를 꺼낸 뒤 나의 신분증을 스캔했다.


삐빅


"네, 확인 되셨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신분증을 돌려주며 이야기 했다.


"저기요, 경찰양반"


뒤를 돌아보려는 사디어스가 나의 질문에 다시 나를 쳐다봤다.


"무슨 일이시죠?"


"이쪽 대로변 너머 호텔로 가야 하는데, 여 근방은 다 봉쇄된 겁니까?"


"네, 이 앞으로 세 블럭은 봉쇄된 상태이니 좀 돌아가셔야 할겁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얌전히 택시타고 가는거였는데"


"어쩌죠, 시위때문에 무인 택시들도 이 근방 배차는 안받는데요?"


폭력 시위가 늘어났기에 그런지 근처에 주차된 차를 다시 가져가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아, 그러면 잠시만 기다려 주시죠"


그녀는 무전기를 꺼내 들고 안쪽으로 들어가 통신을 시작했다.


"어쩌냐..."


"그래도 이쪽은 차벽 뒤니까 괜찮을겁니다."


"저 뒤에 소방차도 온거 보면 화염병까지 들고 난리 부리나 본데?"


"그러면 근처 건물에 들어가 있을까요?"


"좀 기다려보자, 어떻게든 해준다니까"


"알겠습니다."


대화가 끝나갈때 즈음 안에서 걸어나온 사디어스가 뒤에 다른 바이오로이드들과 함께 나왔다.


"저희 애들이 경찰차로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릴 예정입니다, 세이프티?"


"따라오시죠, 시민분"


갈색 머리칼을 가진 여경이 정중히 목을 숙이고 이야기 했다.


차벽 뒤를 따라 몇 분 걷자 경찰차들이 줄지어 서있는 곳에 다다랐다.


그녀가 차 뒷문을 열어 타라는 제스처를 취하자 나는 작게 목례하고 뒷자리에 올랐다.


나와 니아가 뒷자리에 올라타자 그녀는 문을 닫고 앞자리에 앉았다.


"어디라고 하셨죠?"


"○○호텔입니다, 여기 지도요"


니아가 핸드폰을 꺼내 지도를 켜서 앞에 앉은 그녀에게 보여줬다.


"아, ○○호텔이군요 잠시 쉬고계시죠"


앞에 앉은 세이프티가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인버터 소리가 작게 웅 소리를 내며 차량에 전원이 들어왔다.


몇분쯤 움직이고 내가 말을 꺼냈다.


"이전보다 치안문제가 심각하네요"


"예, 아무래도 전쟁 이후로 사회적으로 많이 불안해진 편이죠"


"옛날에는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던거 같은데..."


"아, 최근에 입국하신겁니까?"


"네, 전쟁 직후에 출국해서 요양좀 했죠"


"한국쪽에도 엉클 노웬의 유지를 잇는다는 등 소리를 하는 테러조직들이 조직될 정도니까, 아마 체감이 많이 되실겁니다."


"예, 그러게 말입니다."


"이번에 북한이 붕괴되면서 밀입국자들도 많이 늘었으니 조심하시는게 좋을겁니다."


"그럼 방금전에 신분증을 확인한것도?"


"네, 저희가 있기전에는 그냥 육안으로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만 밟았지만, 치안문제가 대두된 이후로는 리더기로 진위여부도 확인하게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흠... 그렇군요"


"호텔에 계시는 거면 또 출국할 예정이신 건가요?"


"예, 전쟁으로 집이 없어져서요 하하"


"아,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걸 물었군요"


"아뇨 뭐, 괜찮습니다. 그럴 수도 있죠"


반쯤 농담으로 했던 대답에 차 안은 어색한 분위기만 흘렀다.


"저기.."


"아, 저기 ○○호텔이 보이네요 금방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내가 말을 건내려 하자 당황한듯 그녀가 얼버무리듯이 이야기 했다.


"주인님, 이 이상 이야기 하는것도 실례입니다."


"끙..."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호텔 앞에 멈췄다.


나는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으려 했지만 차 문이 열리지 않았다.


"아, 경찰차는 안에서 안열립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죠"


세이프티가 앞에서 내려 뒷문을 열어주었다.


"아, 감사합니다 경관님"


"아뇨, 시민분께 도움이 되는게 제 의무인걸요"


무언가 기쁘다는듯 미소 지으며 그녀가 대답했다


"고생하십니다. 들어가 볼께요"


그녀는 답하듯 꾸벅 목례를 하고는 다시 차에 올라 왔던길을 되돌아갔다.


"뭔가 기분 좋아 보이네"


"뭐, 이야기 하지 않아도 대충은 알 것 같습니다."


"알 것 같아?"


"지금 같은 상황에서 경찰이 폭언을 듣는건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니겠죠"


"아..."


"아마 주인님처럼 친절한 사람은 그녀도 간만에 만난 것 같습니다."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


"응? 무슨일인데"


"출국 예정을 좀 당길까요?"


"안그래도 들어가서 그 말 하려고 했어"


"그러면 조정해 두겠습니다"


"그래, 고맙다"


그렇게 우리는 호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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