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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아이나는 간신히 숨을 쉬었다.

부풀어오르는 가슴은 구멍 뚫린 풍선처럼 수축했고, 다시 힘들여 부풀리면 곧장 꺼지기 일수였다.

그럼에도 죽기 싫어서, 끝까지 살고 싶어서, 다리에 힘을 주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린 사슴처럼 떨리는 다리는 공포, 두려움, 절망, 각종 부정들로 점철되어 있었다.

 

 

 

“... 그래도... 해야 할 일을 해야겠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품에서 뭔가를 꺼내려는 듯, 그녀는 아직 다치지 않은 손을 반대쪽으로 뻗어 주머니를 뒤졌다.

 

아까 손에 쥐고 있었던 기계 장치.

윗 부분에 발신 장치 같은 것이 달려 있던 것을 보니 좌표 송출기 같은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그 밑부분의 뾰족한 침을 코어의 밑둥에 쿡, 하고 박았다.

그와 함께, 트리아이나는 자리에 다시 한 번 쓰러졌다.

 

 

 

“엡실론이란 사람이 저거 박으면 10분 안에 빠져 나와야 한다고 했지만... 뭐, 이제 와선 안 그래도 되겠지.

... 예쁘네.”

 

 

 

그 가녀린 시선이 다시 지구를 향했다.

그녀는 깜빡이는 의식을 되새기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눈에 보이는 색들을 읊었다.

 

 

 

“구름은... 하얀색... 땅은 초록색... 

바다가... 파란색...

... 파란색... 

...

파란색.”

 

 

 

풀려버린 양갈래 머리카락이, 어느덧 트리아이나의 어깨너머까지 닿고 있었다.

붉은 피로 덧칠된 끝 부분을 만지면 조금 끈적거린다.

그녀는 망가져버린 손가락으로 힘겹게 파란 머리카락을 굴렸다. 감염으로 인해 조금 검게 변해버린 손 위로 피가 묻어 나왔다.

 

 

 

“... 사령관. 들려?”

 

“... ...”

 

 

 

그녀가 나에게 물었지만, 카메라 너머는 잔혹한 적막만이 맴돌았다.

몇 번이고 말하려 했으나 완전히 망가져 버린 수신기는 일말의 잡음도 저 위까지 보내지 못했다.

 

30,000 km.

 

그 기나긴 거리는 그리도 길었다.

 

하늘의 적막은 이윽고 땅까지 전염되었다.

더 이상의 격렬한 전투가 없어진 지금, 엡실론은 나에게 아무런 데이터도 보내고 있지 않았다.

언젠가 들었던 땅 위의 풀잎이 이는 소리가 스산하게 들려왔다.

 

 

 

“... 안 들린단 걸 알고 있었는데도 뭐 하는 짓인지... 바보 같네.”

 

“... ...”

 

“그래도 카메라는 보이겠지? 아직도 불이 들어와 있는 걸 보면...”

 

 

 

찰칵.

그녀는 목에 달고 있던 개인용 카메라를 빼내어 바닥에 내려 놓았다. 카메라 너머에서 보이는 풍경은 우주복을 입은 트리아이나로 가득 찼다.

 

곧 죽을 것처럼 움찔대는 그녀로.

검은 우주는, 피로 물든 트리아이나의 푸른 머리카락으로 차올랐다.

 

 

 

“... 할 일도 다 했고, 보물은 보지 못했지만 이렇게 커다란 초록색 구도 봤고...

내가 해왔던 모험 중엔 세 손가락 안에 꼽힐 만한 거였어.

고마워. 사령관.”

 

 

 

힘이 풀린 그녀의 몸이 왼쪽으로 기우뚱 기울었다.

그러자 주머니 안에서 또르르, 동그란 금화 하나가 굴러 나왔다.

일전에 어디선가의 모험에서 간신히 얻었다고 했던 금화가. 늘 부적처럼 들고 다녔던 동그란 황금이.

 

지금까지 이것과 함께라면 늘 기적처럼 돌아왔었는데, 이번에는 그리 효력이 없네.

그녀가 바싹 마른 입술을 짓씹으며 그렇게 읊조렸다.

 

 

 

“... 있지. 내가 만들어진 다음 가장 처음 갔던 곳은 한 버려진 난파선이었어.

위치도 생생하게 기억나. 대서양의 심해 한복판이었는데, 거기 버려진 금괴들을 되찾아 오는 임무를 맡았다?”

 

 

 

지구의 푸른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그녀가 이야기했다.

 

 

 

“몇 명이나 같이 갔었더라... 한 여섯 명 정도였었나?

나랑 똑같이 생긴 트리아이나들이랑 분대로 갔었는데, 각자 잠수정을 타고 그대로 수심 10,000 m까지 내려갔었어.”

 

“... ...”

 

“그런데 운이 안 좋았던 걸까...? 내려가는 도중에 갑작스러운 해류로 다른 다섯 명의 잠수정에 금이 가버렸던 거야.

물론 위에 있는 인간들에게 보고를 했었지. 이대로 감행하면 위험할 거라고.

그런데 그 사람들이 뭐라고 했는 줄 알아?”

 

‘임무는 변하지 않는다. 하강을 계속해라.’

 

 

 

삑, 삑, 거리는 전파 방출기를 보던 트리아이나가 각혈을 하며 손을 붉게 물들였다.

 

 

 

“잠수정의 수압 강도 데이터를 얻어야 한다고 그대로 직행하라 한 거야.

결국 다른 아이들의 잠수정은 박살이 났고, 탈출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바닥으로 가라 앉았어.

나랑 똑같이 생긴 잠수정을 타고 있던, 나랑 똑같이 생긴 애들이 말이야.”

 

삑- 삑- 삑-

 

“... 그래. 그 때도 이런 기계음이 들렸었지.

더 이상 가면 위험하단 신호 말이야.”

 

 

 

그녀는 카메라를 들고 홀린 듯 앞으로 기어갔다.

별 다른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더 멋진 광경을 찍기 위해서.

더 많은 지구를 나에게 보여주려 함이었다.

 

 

 

“삐삐거리는 소리. 모험을 하다 보면 주구장창 듣게 되는 소리지.

더 이상은 무리라고, 이 이상 가면 진짜로 죽게 된다고.

그런데 늘 무시하고 다니던 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오늘도 무시해버렸네.

... 뭐, 어쩌겠어. 모험이란 건 원래 이렇게 위험한 건데.”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녀가 눈물을 지었다.

 

 

 

“그렇게 위험한 거란 거... 알고 있었는데... ...”

 

 

 

작은 눈물을 속눈썹으로, 눈꺼풀로, 조심스럽게 빚고 또 빚었다.

 

이윽고, 물방울은 눈 끝에서 시작하여 뺨을 타고 볼의 가장자리에 닿았다.

지나간 자리에 아주 얕은 물자국만을 남기고서.

 

 

 

“... 나... 많이 봤어. 나랑 똑같이 생긴 바이오로이드들이 모험이란 미명 아래 자살에 가까운 임무를 받고 그 속에서 죽는 모습, 엄청 많이 봤어.

나도 그랬고. 그저 인간이 없어질 때까지 운이 좋게 살아 남았을 뿐이지.”

 

“그러니까... 내가 운이 나빴다면 여기 있는 트리아이나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였을 지도 몰라.

나랑 소름 돋게 똑같이 생긴, 다른 바이오로이드 말이야.”

 

 

 

트리아이나는 고개를 떨궜다.

 

 

 

“사령관은 눈치도 챌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은...”

 

 

 

눈물은 더욱 쉽게 땅으로 떨어졌다.

 

 

 

“... ... 바이오로이드 말이야.”

 

 

 

그녀의 볼이 붉게 상기되어 간다. 어깨가 살며시 떨려왔고, 눈가는 충혈되어 장미처럼 빨간색을 띄었다.

 

‘복종’은 세상을 붉게 만드는 것이다.

 

언젠가 그런 말을 했던 적이 있다.

‘복종’이란 이름 아래에 바이오로이드로서 살아갔던 그녀. 그 살덩어리 인형은 그녀를 자신을 스스로 붉게 칠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말없이 그녀가 붉어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내가 난파선을 탐사하면서 죽은 트리아이나들의 잠수정 속 메인 보드도 같이 회수했었어.

그 때 잠수정의 전면부 유리창을 통해 죽은 애들의 얼굴이 훤히 들여다 보였는데 어떤 느낌이었는 줄 알아?

‘무섭다.’

시체를 봐서 무서운 게 아니라, 나랑 똑같은 누군가가 숨도 쉬지 못하고 운전석이 묶여 있는 모습이, 너무 소름 끼쳤어.”

 

“내가 저런 존재구나. 언제 버림 받아도 이상하지 않는 존재구나.

내가 죽더라도 나랑 똑같이 생긴 누군가가 내 자리를 대신해주겠지. 그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떨어지지가 않더라고.

내가 혼자 모험했던 건 그 때부터였어.”

 

 

 

피로, 붉게 달아오른 멍으로,

그녀의 하얀 몸은 점차 붉어지고 있었다. 다만 감염되었던 손등만은 칠흙처럼 검었다.

 

 

 

“물론 어려운 일이었지. 혼자 다니다 보면 각종 위험을 혼자 다 감수해야 했으니까.

잠수정에 물이 들어와도 혼자 고쳐야 했고, 심해 한 가운데에 고립돼도 혼자 빠져 나가야 했지.

말상대가 없으니 혼잣말이 많아진 건 그것 때문이고, 혼자 있어도 바보처럼 헤실거릴 수 있던 것도 그것 때문이야.”

 

“... ... 그런데...”

 

 

 

그녀가 한 순간 입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토록 위로 올라갔음에도 그녀에겐 아직 올려다 볼 하늘이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외로워.”

 

“당신이 없어서 외로워.”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 많고 많던 모험 속에서 유일하게 내게 다가와준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처음으로 내 모험을 응원해준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그게... 그게 너무...”

 

 

 

그녀가 입을 다물고 바닥에 누웠다.

차디찬 땅을 피로 적시며, 그녀는 긴 혈하(血河)를 그렸다.

 

 

 

“... 외로워.”

 

“... ...”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트리아이나라는 심해 탐사용 로봇은 외로워 하면 안 되는 거잖아.

왜... 왜 이러는 거지? 명령에 불복종하고, 애정 같은 걸 갈구하는 바이오로이드라니... 완전 고장나버린 거잖아...”

 

 

 

흘러내리던 피가 그녀의 눈을 덮었다.

어느새 완연한 붉은색을 띄게 된 초록빛 눈동자.

 

지금 그녀가 보는 모든 세상은 아마 붉디 붉은 적색일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그녀가 손으로 유리창을 집었다. 부숴져버린 손목도 아랑곳하지 않고.

육신의 고통으로 머리 속의 잡념을 전부 살라 먹으려는 듯이, 붉디 붉은 화마(火魔)로 자신의 머리를 태우려 하고 있었다.

 

 

 

“... 보고 싶어.”

 

 

 

그럼에도, 그녀의 잡념은 사라지지 않았다.

 

 

 

“멋지게 끝내고 돌아가서 사령관한테 자랑하고 싶어.”

 

“같이 맛있는 음식 잔뜩 먹으면서 내 모험담을 밤새 얘기해주고 싶어.”

 

 

 

그러니, 태워버릴 수가 없어 입으로 뱉어내려는 것처럼, 그녀는 자신의 잡념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오르카 호 위에 앉아서 같이 밤하늘의 별을 보고 싶어.”

 

“저 별들을 위에서 보면 어떤 느낌이다, 하늘에 쏟아지는 듯한 별이란 건 어떤 거다, 그런 걸 전부 말해주고 싶어.”

 

 

 

그녀의 토로는 멈추지 않았다.

입에 피가 고여도, 입술이 부르터 상처가 나도, 끊이지 않았다.

 

바이오로이드란 존재의 붉은 불꽃이 끊임없이 살라도 없어지지 않는 것.

세상을 아무리 붉게 물들여도 결코 붉어지지 않는 것.

 

 

 

“... 아. 알겠다.”

 

 

 

그녀가 입으로 내뱉고 싶었던 것은,

 

 

 

“이게 사랑이구나.”

 

 

 

바이오로이드가 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불복종이었다.

 

자신이 말하던 것의 정체를 깨달은 트리아이나는 더욱더 눈물을 쏟아내었다.

바다보다 깊게 울었고, 우주보다 높게 소리쳤다.

이뤄질 수 없는 꿈임을 알아서, 그게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망임을 알고 있어서,

 

사랑이란 게 그리도 커다란 모험임을 깨달아 버려서.

우주에 최초로 발을 디딘 트리아이나는, 그렇게 눈물로 붉은색을 씻어갔다.

수백 방울이 모여야 좁쌀만한 크기의 색을 지울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울었다.

 

쿠구구구구구.

 

순간, 벽 너머에 강렬한 진동이 일었다.

성채에 휩쓸려 사라졌으리라 생각했던 인공 별의 아이가 어느새 코 앞까지 다가온 것이었다.

트리아이나의 소리를 들었던 탓이겠지.

 

 

 

“제길... 트리아이나! 트리아이나!!”

 

 

 

카메라의 각도 때문에 안쪽 상황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있는 힘껏 소리쳐봤지만 지금껏 먹통이었던 수신기가 갑자기 정상이 될 리 만무했다.

 

쿠르르르르...

 

짐승 같은 울음 소리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트리아이나는 그 자리에 엎드려 울음을 쏟았다.

피할 힘이 없어서. 피해봤자 소용이 없어서.

이유를 대려면 수천 가지는 댈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움직이는 것이 트리아이나, 우주에 닿은 최초의 모험가였다.

그럼에도 움직이지 않는 것은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다 믿는 탓이겠지.

 

아까부터 엡실론과의 연결도 불안정하고, 우리쪽 AGS들과도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저 위에서 무언가 꾸미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만, 지금 당장 알 수는 없는 노릇.

나는 입술을 씹으며 하늘을 보았다. 손쓸 수 없게 된 상황에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밖에 없는 사람처럼.

 

 

 

“... 조금만...”

 

 

 

다만, 기도의 내용이 조금 달랐다.

 

 

 

“조금만 더 빨리... ...!!”

 

 

 

나는 막연하게 트리아이나의 생환을 기도하지 않았다.

그저 한 템포만이라도 더 빠르게 그녀들이 도착하길 바랬다.

 

쿠구궁!

 

그 순간, 화면 너머에서 굉음이 일었다.

뭔가가 바깥에서 성채를 공격한 것처럼. 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괴물의 눈길을 끌기엔 부족함 없는 진동이었다.

 

추기경이 없는 상황에서 이성을 잃은 별의 아이가 진원지를 찾기 위해 촉수의 방향을 틀고 미로 속으로 달려 나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멍해진 트리아이나. 그 때 그녀의 뒤에서 누군가가 유리창을 두드렸다.

 

 

 

“후우. 겨우 찾았데이.”

 

 

 

우주 공간에서 제트팩을 매고 조심스레 유영하고 있는 후사르.

피투성이가 된 트리아이나는 멍하니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뭔 놈의 바깥이 이리 복잡시럽노. 찾는데 생각보다 몇 배는 오래 걸렸다 아이가.

유리창은 뭐 또 이리 두껍노. 스파토이아가 고생 좀 해야 할... ...”

 

 

 

겨우 숨을 들이 마시던 후사르도 트리아이나가 자신을 보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유리창이 원채 두꺼운 코팅으로 덮여 있던 탓에 안쪽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던 탓이었다.

그럼에도 트리아이나를 찾아낸 후사르.

역시 우주 생활 짬이 어디 가지 않는다고, 그녀의 콧대가 조금 더 높아졌다.

 

후사르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유리 커팅기를 꺼내 조심스럽게 창 한 켠에 고정시켰다.

여전히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듯한 트리아이나를 대신해, 그녀가 대신 입을 열었다.

 

 

 

“잔해의 바다 뚫고 갈 때 그 자신감 넘치던 얼굴은 어디 가고 이리 허여멀건한 눈만 남았노.

으으... 진짜 이럴 줄 알았으면 내도 같이 가는 거뿠다. 내만 속 편하게 뽈뽈뽈 날아와쌌으니 염치가 없어도 이레 없을 수가 없데이.”

 

“... 후... ... 사르...?”

 

“아, 맞다. 어캐 여까지 왔는지 궁금해 하겠구만.

오빠야... 아니, 사령관이 우리 보고 이쪽으로 삥그르르 둘러 오라캤다. 무기 들고 여짝으로 와서 트리아이나가 나갈 수 있는 탈출구를 만들어 놓으라꼬.

외벽이 말랑~ 말랑 해가꼬 우리 무기로도 충분히 뚫을 수 있었다 마. 물론 유리창이 나올 줄은 몰랐데이.

뭐, 더 쉽게 뚫을 수 있으니 좋은 거 아이겠나?”

 

“... 사령관이... ...?”

 

 

 

새롭게 열린 통신망에서 후사르의 입을 통해 내 이름이 나오자 트리아이나는 긴장이 풀린 것처럼 주저 앉았다.

멈출 줄을 모르던 눈물도 마법처럼 뚝, 그쳤다. 그 모습에 후사르가 바보 같다며 눈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트리아이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목을 가다듬던 후사르가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말했다.

 

 

 

“뭘 멍하니 울고 있어? 같이 가야지.

네가 맨날 하는 얘기 있잖아.”

 

“... ... 내가... 하는 얘기... ...”

 

 

 

후사르가 유리창에 자신의 헬멧을 가져다 대고는 읊조렸다.

내가 그녀에게 그리도 해주고 싶었던 말을.

 

 

 

“함께 떠나자.”

 

 

 

하늘이 보이는 별로, 땅에 발을 디딜 수 있는 별로.

 

바람이 불고, 새들이 지저귀는 별로.

 

네가 수십 년간 홀로 떠돌았던 그 별로.

 

하지만 이제, 너를 기다리는 내가 있는 별로.

 

 

 

“분명 즐거울 거야!”

 

 

 

너를 사랑하는, 내가 있는 별로.

 

그러니, 분명 즐거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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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자나 써놓고 별 내용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나날이 떨어지는 필력을 유지하는 게 너무 어려워오

추천수 떨어지는 게 그런 이유도 있겠지? 노력하는데 쉽지가 않네




아무튼

절대 애 호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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