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게이지링


방에 들어가자 팔을 뻗은 채로 서성이고 있던 요시카는 삐걱대며 %CALL:MASTER%를 향해 왔다.

아마도 %CALL:MASTER%를 안아볼 요량이었을 것이다.

%CALL:MASTER%는 그런 요시카를 마주 안아주는 대신에

뒤로 돌아, %CALL:MASTER%를 향해왔던 팔을 옆에서부터 잡았다.

얼떨결에 원하던대로 포옹하지 못해서

어리둥절해있는 요시카가 미처 뭐라 말하기도 전

%CALL:MASTER%는 그녀의 손을 들어올렸다.

「뭐하는거─냐?」

뒤에서 들려오는 요시카의 목소리

%CALL:MASTER%는 들어올린 손의 끝에서 조금 더 나아간 거리에

준비해온 물건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CALL:MASTER%의 손가락 사이에서 반짝이며 원 형태를 그리고 있었다.

『달이 아름답네.』

%CALL:MASTER%는 미리 생각해둔, 옛부터 내려왔다는 전통적인 시구를 읊었다.

요시카는 말이 없었다. 아마도 시구를 답할 준비를──

「이상한 거─다. %CALL:MASTER%. 여기는 실─내니까, 달이 안 보인다─」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어쩐지

%CALL:MASTER%의 어깨는 추욱 쳐져버렸다.

요시카는 뇌가 썩어있다는 걸 간과했던 것일까.


김이 빠져버린 %CALL:MASTER%를, 요시카는 뒤에서부터 안으려 했다.


IF CFLAG:7010 == 1

아직 움직일 수 없는 관절로 애쓰는 요시카의 팔을 잡고

IF CFLAG:7010 == 2

비록 어느 정도 관절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불편한 걸 무릅쓰고도 %CALL:MASTER%를 안아주려는 요시카가 기특했던 건지, 그 팔을 잡고

IF CFLAG:7010 == 3

완전히 자유롭게 된 관절이 제대로 움직여서

%CALL:MASTER%를 꽉 안아오는 요시카의 손을 잡고


손가락 끝에 반지를 끼워넣었다.

요시카는 손끝의 이물감에 처음엔 손가락을 움찔거렸지만, 이윽고 물건이 눈에 들어오자

환하게 웃음 지었다.

「이거, 청─아가 알려 준 적 있다─」

그렇게 말하며 반지가 뭔지 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요시카.

그래, %CALL:MASTER%의 프로포즈 따위는 어쩌면 아무래도 좋은 게 아닐까.

그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언어의 형태같은 건 의미가 없을 것이다.



%CALL:MASTER%는 꽉 안아오는 요시카를, 배 부근에서 둘러온 그녀의 팔을 쓰다듬으며

그녀의 포옹을 받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