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tohoTW

에라토호 계열의 총집합이라면 총집합. 처음으로 잡은게 TW라서 이거 수치 밸런스 이상한거 아니야?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전반적으로 플레이에 노가다를 요구하는 건 텍스트만으로 대부분의 컨텐츠를 채워야하는 에라 계열의 한계 상 어쩔 수 없겠다 싶더라. 다른 에라라고 노가다가 없는것도 아니고.

전투가 있긴 하지만 던전탐색 요소는 없어서 던전 RPG라기보다는 일상계 오픈월드 RPG에 전투가 첨가된 정도에 가깝다.

총집합이라지만 전용 구상은 의외로 없는 캐릭터도 많다. 동인판에서 인기 캐릭터인데도 전용구상이 없는 캐릭터가 있어서 좀 의외였음. 기본 리소스 그림체가 내 취향이 아닌것도 좀 아쉬웠지만 이건 철저하게 개인 취향 문제니까 뭐.


eraMegaten

조교 시뮬레이션과 던전 RPG의 조합, 이라곤 하지만 사실 이 두 요소는 그렇게까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지는 않고 그냥 둘 다 할 수 있다, 에 가깝다. 후반이 돼서 조교로 이것저것 할수있게 되면 좀 더 두 요소 사이에 유기적인 순환이 생기긴 하는데 게임이 워낙 복잡해서 거기까지 가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

던전탐색 파트나 전투 파트는 진여신전생 원작을 상당히 충실하게 구현해놓은 편, 이긴 한데 텍스트 커맨드로 모든 걸 해야 하는 게임에 그걸 다 쑤셔넣다보니 가히 메인프레임에서 RPG 하는 수준의 편의성을 자랑한다. 프레스 턴 시스템은 제대로 구현하려면 도저히 감당이 안됐는지 스트레인지 저니의 데빌 코옵 시스템이 들어갔다.

일단 메가텐 시리즈뿐만 아니라 온갖 서브컬처 캐릭터들을 꼴리는대로 다 쑤셔넣은 수준이라 볼륨 면에서는 era 최대. 다만 그만큼 구상 없는 깡통 캐릭터도 많다.


era악마면서 메이드

조교 시뮬레이션의 형태는 남겨두긴 했지만 사실 컨셉상 조교 요소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굳이 따지자면 1room이나 Teaching Feeling 같은 동거 시뮬레이션에 더 가깝다고 생각. 내가 eraSQN보다 악마메이드를 먼저 해서 이걸 먼저 쓰긴 하는데 사실 SQN에서 던전탐색 파트를 빼고 배경을 현대 학원물로 바꾸고 공략대상을 오리지널로 바꿔놓은 후속작에 가깝다. 실제로 제작자도 같은 사람이고.

컨셉은 좋았는데 전용 구상이 부실한게 단점. 다른 사람이 만드는 캐릭터들도 막 받다보니 (일단 받아주는데 제한은 걸어뒀던 것 같지만) 기획만 하다 싸버린것 같은 캐릭터들이 꽤 있다. 화상 조합으로 캐릭터 외형을 제공해주는건 좋지만 그림체가 뭔가 미묘하다 싶은 느낌. 일상계 러브코미디라고 생각하면 아예 안어울릴것도 아니긴 한데 타이틀 히로인이 요염한 소악마 계열이라 대표성이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


eraSQN

악마메이드의 전작. 서큐버스 퀘스트라는 옛날옛적 쯔꾸르 에로 RPG에서 컨셉을 따온 eraSQ 파생…이라곤 하는데 난 eraSQ를 안해봐서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음. 서큐버스 퀘스트도 하다가 중간에 찍 쌌는데 그건 그림체 개꼴리는 BF RPG였던것만 기억남.

던전탐색 요소가 있긴 하지만 텍스트로 과정을 읊어주기만 해서 그냥 있기는 하다 수준. 해보면 악마메이드가 여기서 발전된게 맞구나 하는 감각을 철저하게 느낄 수 있다. 구성이 상당히 비슷한 편.


eraAS

개발자의 말에 따르면 eraH파생, 이라곤 하는데 난 eraH도 안해봤음. 폴아웃, SCP교단, 크툴루 신화 등의 오마쥬 요소가 있다고는 하는데 전반적으로 그런 계열 장르 영향 하에 있긴 하지만 패러디물이라기보단 오리지널 아포칼립스 판타지에 가깝다.

Megaten처럼 조교 시뮬레이션과 던전탐색 RPG의 조합이긴 한데 일단 던전탐색 파트는 Megaten보다 훨씬 간결화됐다. 전투도 JRPG보다는 좀 더 간결한 1인 TRPG처럼 변경. 무기 대미지를 nDn+n으로 표현하는게 딱 TRPG스러워서 좀 재밌었음. 전투중 방어나 회복 정도의 선택지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플레이를 복잡하게 만들기보다는 지금 이정도 수준이 딱 밸런스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거의 대부분의 플레이를 범용 캐릭터로 하게 되는데 범용구상이 처음엔 충실하게 쓰여져 있는 것 같아도 의외로 랜덤성이 부족하다. 글 자체가 부족하다기보다는 전용구상 없이 범용구상으로만 돌려막다 보니까 밑바탕이 빨리 드러난다. 조교파트 자체도 의외로 할 수 있는게 부족하기도 하고. 초기에 유니크 캐릭터를 한둘쯤은 줬어야 하는거 아닐까 싶음. CSV 까보니까 여동생은 아무리봐도 처음부터 줘야하는 캐릭터같던데 왜 안주는겨?

범용 캐릭터 조합 그래픽이나 던전 그래픽 같은게 충실한건 장점. 전투 그래픽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지 하는 era는 지금까진 본 적이 없다.

총체적으로 보면 eraMegaten을 분해해서 간결하게 재구축한 게임, 이라고 할 수 있다. 볼륨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