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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환 스펙
[ 곽 환 ] 의 현재 장소는 [ 히에다 가 ] 입니다. ( 소지금 : 3000000 엔 )
[ 곽 환 ] 스테이터스입니다. 체력 [ 6500 / 8500 ] 기력 [ 6000 / 8500 ] 정력 [ 54000 / 54000 ] TSP [ ??? / ??? ]
[ 곽 환 ] 스탯입니다. 전투능력 10 (B+) / 힘 14 / 지성 15 / 인내 14 / 속도 30 / 운 520 ( 잔여 포인트 200 )
[ 곽 환 ] 소질입니다. [ 솔직함 ] [ 대범함 ] [ 다부짐 ] [ 악취둔감 ] [ 달변 ] [ 매력 ] [ 절륜 ] [ 새드 ] [ 거근 ] [ 농후정액 ]
[ 곽 환 ] 은 환상향 기준으로 잘생겼다고 할만한 외모를 하고 있습니다 ( 호감도 배율 7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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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쭈욱 펴면서 새천년 국민체조를 하고 있자니 장시간 혹사당한 무릎과 등뼈에서는 닭뼈와 수수깡 사이의 뭔가가
부러지는 것 같은 "뚜두둑"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몸이 젊어졌다고는 해도 우연에 기반하는 기적이니만큼 함부로
몸을 굴려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전 이바라 카센 밑에서 수행을 할때처럼 생활의 습관을 규칙적으로 하는게 좋을까.
담배는 애초에 하지 않으니 제외하고, 환상향에서 인간관계의 시작과 끝은 대부분 술이 차지하고 있으니 금주라던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습관을 고치는 것만은 당신 개인의 의지력에 달려있는 일이니까 말이다.
몸 건강은 9할이 유전자 빨, 운빨 같은 말도 있지만 다른 말로 하면 1할은 노력으로 어찌저찌 가능한 범위라는 의미고.
그렇지만 이전, 선인의 수행 때처럼 아침 5시 30분 기상. 오후 9시 취침. 식사는 벽곡단과 그물에 맺힌 이슬뿐! 이라는
혹독한 생활을 반복하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으니 적당한 선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
일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역시 이런 경험이 있는 상대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긴 한데.
스스로의 몸을 다스리는 일에 있어서 가장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고 한다면 역시 선인의 일택이겠지만
선인들은 대다수가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데다, 진심으로 천인이 되기 위해 수행을 갈고닦는 이들인만큼 단순 보신을
위해서 적당한 수행의 커리큘럼을 짜달라-같은 것을 말하면 불같이 화를 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역시 고민이 되는걸.
그래도 이바라 카센과는 사제지간의 연이 있는만큼, 당신이 찾아가서 적당한 자기 보신용 수행의 커리큘럼을 짜달라고
요구하더라도 "...선인의 수행은 그만두기로 한걸까? 아쉽긴 하지만, 그것이야 개인의 자유니까 어쩔 수 없겠네." 같이
상식적인 대응을 해줄거라고 생각하니까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쪽을 찾아가서 신세를 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아니면 명련사 쪽으로 시선을 돌려봐도 괜찮을지도. 생쥐 요괴와 같은 몇몇은 당신을 놀려먹을 생각만 가득해보였지만
주지승인 "히지리 뱌쿠렌" 쪽은 어딜 봐도 덕망높은 고승이라는 느낌이었으니까, 이전에 당신이 무척 지쳤을때 편안히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기도 했었으니까 약속 없이 찾아가서 지금의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더라도 괜찮겠지.
그럼 어떻게 할까. 이바라 카센을 찾아가도 좋을테고, 명련사에 찾아가 불공을 드리며 복잡한 마음을 정리해도 좋겠지.
세이가? ...명련사던, 이바라 카센의 저택이던 아무렇지도 않게 나타나서 "오랜만이네요~♬" 같은 인사를 어머나 씨발.
기가 허해져서 그런지 헛것까지 들리는걸 "...아무리 그래도 오랜만에 보자마자 욕설부터 뱉으면 마음이 아프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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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가 얼핏 들었다면, 마음의 상처를 줘버린 것일까 싶어서 안절부절한 기분이었겠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당신은 그녀. 곽청아에 대해서 무척이나 잘 알고 있기에 그럴 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하필 그녀에 대해 생각하던 중에 나타난 것은 왠지 모르게 찜찜한 기분이 든다. 도청기라도 있는걸까.
"도청? ...아뇨, 그런 도술은 걸지 않았으니까요. 그저 '생명' 이 별 이상 없이 유지되고 있는지의 여부만 확인할 뿐이고
그것 이상의 행동을 하다 걸린다면 그 뒷일이 심각하게 될 것이라고 알고 있으니까 말이지요.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요.
오늘 이렇게 찾아온 것도 이곳에 일이 있어서 찾아온 김에 인사를 하고 싶었을 뿐이니까요." 거짓말은, 꽤 싫어한다고?
거짓말. 이라는 단어 하나에 순식간에 표정을 딱딱하게 굳혀가는 곽청아의 얼굴을 구경한다는 것은 나름대로의 재미를
내포하고 있기는 했지만, 당신이 지금껏 계속 뒷조사를 당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좋은 기분은 아니다
증거도 뭣도 없이 단순히 내지른 말에 저렇게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어딘가 구린 곳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동의어니까.
"...조금 조사를 했던 것은 맞아요. 오랜 시간이 지나갔는데도 당신이 먼저 얼굴을 내비치는 일은 없었으니까 말이에요.
물론 당신에게 있어서 성덕도장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떠올리고 싶은 종류의 기억이 아니라는 정도는 알고 있지만서도
그럼에도 마음이 멋대로 움직여버렸으니까-라는 이유로는 안될까요." 오히려 왜 될거라고 생각한건지가 의문이라면?
생각이 뇌를 거치기도 전에 그대로 밖으로 튀어나온다는 경험은 오래간만이다. 혈기가 넘쳐나는 신체 덕분이라고 할까
아무것도 무서울게 없던 대학교 신입생 시절, 머리에 열이 오르면 앞뒤 가리지 않고 들이박던 때를 절로 떠올리게 하는
그런 경험을 이 나이가 되어 다시 하게 될줄이야. 방금 그녀가 했던 말에 눈앞이 흐릿해질만큼이나 열이 올랐던걸지도.
마음(心). 그래, 마음이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없는 무형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실존하고 있음은 세 살배기래도 알겠지.
당신 또한 마음의 실재를 부정할 생각 같은건 하지 않고, 마음(心) 이란 것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당신은 분노를 표할 수밖에 없다. 그 가치가 오롯히 존재하기 위한 존재를 그녀는 무시했기에.
마음이란 때로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보석과 같은 것이 맞지만, 제 그릇된 행동을 정당화하고자 그것을 입에 담는 순간
그것은 싸구려 탁주에 잔뜩 취한 취객의 주정 따위보다도 가치가 없는 것이 되어버리니까. 좋지 않은 일도 여럿 있었고
결코 좋은 결말이라곤 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그녀와 맺은 짧지 않은 인연의 시간은 분명 존재했었다.
시간을 통해 쌓아올려진 작은 인연과 그것에 담긴 마음을 타구통 안쪽에 집어던지고서 진득한 가래침이 가득 들러붙은
그것을 다시 꺼내어서 당신을 위한 선물이라며 조롱당하는 기분이라고 한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 떠올리고 싶지 않아?
떠올리고 싶지 않다는걸 알지만 마음이 멋대로 움직여? ...당신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역겹다.
절로 구역질이 치밀어오른다. 당신과 함께했었던 시간으로 쌓인 아주 작은 감정을 내세워서 대화를 요청했던 것이라면
약간의 께림칙함을 느낄지언정 이렇게 괴로운 기분은 되지 않았을테지. 차라리 뻔뻔한 태도로 오랜만에 보고 싶었다고
말을 해왔다면 허탈한 웃음을 지을지라도 대화는 이어질 수 있었을테고...그래, 차라리 그랬더라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저기..."
목구멍 안에서 계속 울컥거리며 치밀어오르는 이것은 토사물일까, 아니면 차마 말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부스러져서
쓸쓸히 사라져가는 원망일까. 차라리 평소처럼 "그냥 심심해서요." 같은걸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마음을 운운하다니.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다 하면 이상한 것일까? 아니면 이미 울고 있는 것일지도
"...미안해요."
토해내지 못한 감정은 오뉴월의 음식물 쓰레기마냥 퀘퀘한 냄새를 풍기며 안에서 썩어가고, 지금 당장이라도 쏟아질듯
꿀럭거리며 치밀어오르는 많은 것들을 꾸역꾸역 삼켜가던 당신의 귀에 들려온 말이 아니었다면 분명히 이야기는 비극.
그것도 모두가 제대로 된 결말을 얻지 못하는 삼류의 비극으로 끝나버렸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그러했을 것이다.
미안하다. 기껏해야 네 음절의 단어 하나. 하지만 그것에 담겨있는 감정은 그 종류가 무엇이던지간에 절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게 할만큼의 무게가 담겨있는 것이었기에 당신은 쓴물을 목구멍 너머로 다시 내려보내고서 그녀를 향해
한 음절의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왜." 라는 질문을 말이다. 제대로 된 답이 나올거란 기대를 품어버리고 만걸까.
"...그릇된 방식이라는 것은 스스로도 알고 있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다른 이들의 기준에 있어서 그릇된 것이라는걸
알고 있다는 의미겠지만, 당신은 저처럼 욕망에 맡기는 삶을 살아가는 이가 아니니까. 다른 이들의 기준에 맞춰 생각을
하는게 맞을테지요. 그렇지만, 마음이 멋대로 움직였다는 것만은 진심이었으니까...조금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나요?"
찰나. 영원과 같은 찰나가 흘러가는 동안 수십 가지의 비아냥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가 사라져간다. 결국 뻔하디 뻔하다.
아니, 뻔하다는 표현도 아까울만큼 케케묵은 변명이다. 그간 서로가 살아온 삶이 달랐기 때문에 생긴 우발적인 사고다.
축약하자면 그것밖에 안되는 변명거리. 그럼에도 당신은 뇌리에 떠올린 수많은 비아냥 중 어떤 것도 내뱉을 수 없었다.
울음. 저것이 악어의 눈물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그녀 나름의 후회에서 기반한 눈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투명한 색깔의
눈물방울이 맺혀있는 청옥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자면 왠지 모든 감정들을 잔뜩 토해내고서 후련해질 수가 없었기에.
그렇기에 나중에 귀찮은 일이 될 것이라 알고 있으면서도 당신은 결국 많은 것을 삼키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말았다.
"...잠깐,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안겨있어도 될까요?"
물론 기껏 내밀었던 손을 잡지 않고 망설이는 기색으로 그렇게 말해오는걸 들었을 때에는 순간적으로 강렬한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지만 당신에게 닿을락말락한 위치에서 덜덜 떨리는 손을 붙잡고서 힘겹게 쥐어짜낸 목소리까지도
연기라고 한다면, 글쎄. 속아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남자라는건 이상한 부분에서 멋을 부리고 싶어하는 족속들이니까.
잔뜩 허세를 담아 팔을 벌린다. 계속 망설이는 기색을 지우지 못하는 상대에게 아주 옅은 웃음을 만들어 보이는 것으로
안도감을 쥐여준다. 품에 안겨온 상대가 그 나이에 걸맞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서 눈을 떼고 그저 허공을 응시한다
독을 삼키려면 접시까지. 였던가? 허세를 부리기로 결정한거라면 있는 힘껏 모두를 속일 만큼의 허세를 부려줘야겠지.
스스로 손해를 보는 선택이란 하고 나면 언제나 후회하는 법이지만,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훨씬 더 뒷맛이 찝찝하게 남고
가슴 속 깊은 곳에 괴로운 상흔을 남기는 법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도장을 떠나는 과정에서도 힘을 앞세웠던만큼 약간.
상당히 감정적이고 어른스럽지 못한 대처였다고 생각하기에 그것에 대한 결자해지라 여기더라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진심을 전했다가 거절당하는 것은 정말로 무서운 일이니까 농담이었다고 말하고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어버려도
이상한 것은 아니겠지만 만약 여기에서 도망을 선택해버린다면 이런 절호의 기회는 절대로 다시 찾아오지 않을테지요.
알고 있어요, 그런 것쯤. 그렇지만 어떻게 말을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잠시만. 아주 잠시만 있다가. 괜찮나요?"
괜찮지 않아. 오히려 실시간으로 매정하게 떼어놓아야만 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가고 있으니까 눈치를 살필
여력이 있다면 슬슬 떨어져서 제대로 이야기를 해주지 않겠어? 이야기의 내용이 제대로 된 것이라면 들을 생각은 있고
운이 좋다면 서먹하게나마 얼굴을 맞대고 대화 정도는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 그것 이상을 기대하는건 과욕이잖아.
"분에 넘치는 과욕이겠지요. 유감스럽게도 제가 지금껏 살아온 삶이란 그런 욕망들을 양껏 품고, 품은 끝에서 좋을대로
살아가는 것이었으니까 원숭이의 꼴이 될 수밖에 없어요. 알고 있을까요? 입구가 좁은 항아리의 안쪽에 달콤한 과실을
집어넣어두면 욕심껏 한주먹을 그득하게 쥐었다가 손이 항아리에 끼어서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붙잡혀버린다는걸요."
뭐, 학교에 찾아오는 자기 계발 강사들의 레파토리 중에 하나니까 무척 잘 알고 있어. 에스키모의 늑대 사냥법과 더불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팔리는 내용이기도 했고 말이야, 설마 환상향에 들어와서까지 듣게 될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말이지.
사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먹이면서까지 자기의 행동을 정당화할 생각은 아니겠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정말로 밉살스러운 말이 아닐까 싶다. 행동에서 약간의 여지를 보여줬으니까, 말에서는 가열차게
몰아붙이는 것으로 상대가 가장 밑바닥에 숨기고 있는 본심을 토해내게 하려는 것이라고는 해도 언젠가 칼에 찔리는게
아닐까 싶을만큼이나 말이다. 아니, 생각해보면 홍마관에서 이미 온몸을 메이드장의 나이프에 난도질당하기도 했던가.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부분에서 이미 상당히 늦었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건가요? 나이프로 난도질이라니
일반적인 이들은 접할 일도 없을뿐만 아니라, 설령 접한다고 하더라도 멀쩡하게 살아서 움직이는건 절대로 무리니까요
게다가 상흔의 크기와는 별개로 한번 공격을 당했다는 사실에 주눅이 들어버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하는건-"
쓸데없는 걱정이야. 애초에 발휘하고 말고 할만한 수준의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그쪽에게 걱정될만큼 약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니까 말이지. 간발의 차로 이긴 것이라고는 하지만 토요사토미미노 미코를 상대로도 승리를 거둘만큼의
실력이 있는데 기껏해야 나이프에 찔렸다고 주눅이 들거였다면 애초에 화상으로 영원정에 입원했을때 이미 꺾였겠지.
"...그렇네요. 강인하다고 해야할 마음, 있는 힘껏 자신은 겁을 먹지 않았다고 소리높여 짖어대는 번견과는 다르니까요.
그런 당신이기에 홀려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단순히 남편과 외견을 빼닮았다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꽤 진심으로요.
이름도, 외견도 전부 남편을 그대로 빼다놓은 수준으로 닮았다지만 성격만은 다르니까, 조금 와닿는게 있고 말이지요."
밖에서 흔히 겪지 못할 일들을 환샹향에서 여러 차례 겪으며 그런 쪽의 내성이 올라간 당신이라고 하더라도, 전 남편을
닮았다는 말에는 절로 쓴웃음을 지어보일 수밖에 없었다. 전 남편이라, 전 남편...이 사선의 전 남편이 누군지는 몰라도
분명 제 명을 전부 살지 못했겠지. 그게 아니면 속이 곪아 문드러지기 전에 도망에 성공했던지 둘 중에서 하나 아닐까?
환상향에서 여성에 대한 혐오가 생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놀라울 정도인데 언제나 단약을 핑계로 짙은 성희롱을 해오던
상대가 전 남편. 을 운운하는걸 듣는 기분이란 정말 오묘한 것이었기에, 문득 피우지도 않는 담배 한개비가 간절해졌다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건 썩어가는 속을 달래기 위해서 폐를 썩게 하는 일종의 등가교환이 아닐까? ...음, 개소리였네
"...사실 하고 싶은 말들이라던지, 설득할만한 거리들을 여러모로 생각해서 찾아왔던 것이지만 지금의 당신에게 있어선
하등 의미가 없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그러니까 별달리 부담을 줄만한 말은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선물은
받아주지 않겠어요?" 단약이라면 거절이야. 그것 때문에 여러모로 고생을 했으니까. "그, 그래도 몸보신엔 좋다고요?"
역시 단약이었나. 확실히 일반적이라면 죽을만큼 피를 흘린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유사 [ 이 악물기 ] 스킬 수준으로
미친 회복력을 제공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서 부작용 아닌 부작용들을 겪어본 입장에서는 재액으로밖에
보이질 않으니까 선물에 어떤 마음이 담겨있던지간에 최대한 정중하게 거절하는게 최선의 대응임을 그녀 또한 알테고
뭣보다 "선물" 을 주고받는 사이란게 다른 이들의 입을 통해 왜곡되어 전해지다 보면 나중에는 "몸보신" 을 신경쓸만큼
친밀한 사이라는 소문이 부풀려져서, 여러모로 문제가 생겨버리겠지. 메리가 불같이 화를 내는게 우습게 여겨질만큼의
일이 생길게 뻔히 보이는데 그걸 받아들일 정도로 생각이 짧은 것도, 곽청아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도 아니니 말이다
"...미안해요. 다른 이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접하는 방법은 도저히 떠오르지를 않아서 적어도 가치있는 것을
선물로 가져오면 좋아할까 싶었는데. 뭣보다 당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여러 문제에 휘말리는 일들이 많았으니까 회복에
도움을 주는게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기도 하고요. 단약은 괜한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제가 처분해두도록 할게요."
메리도 그렇고, 곽청아도 그렇고 또 아직 만나지는 않았다지만 미요이까지도 왜 하나같이 당신에게 눈물젖은 눈동자로
호소를 하는걸지 모를 노릇이다. 아예 일면식도 없는 상대라면 눈물로 호소를 하던 뭘 하던 안타깝네. 라면서 상투적인
위로의 말로 넘어갈 수 있었을테지만 하필 나름대로 진한 인연으로 이어진 상대들이라 그 수단도 쓸 수 없는데 말이다.
당신이 끙끙거리며 앓는 소리를 삼키는 동안에도 처연함이란 개념을 구현화한 것 같은 언동으로 단약의 상자를 다시금
제 품 안쪽에 집어넣고서 상심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는 것에, 당신은 두 눈을 질끈 감고 품에서부터 단약 상자를 빼앗아
그 뚜껑을 열고 한 알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단약이 세이가의 말처럼 단순 체력 증강용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수은과 같은 극독은 딱히 넣지 않았으니까 안심해도 좋답니다? 사실은 도가의 양생술을 통한 단전 호흡이 동반된다면
보다 극적인 효과가 될거라고는 생각하지만 그것까지 한번에 믿어달라고 하는건 조금 무리가 있다고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뭐라고 할까. 이전과는 달리 이것저것 재지 않고 믿어주는 모습은 말이죠. 무척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요..."
제 3자가 당신의 모습을 평한다면 지뢰밭 위에서 탭댄스를 추는 꼴이라고 말하겠지. 하나같이 위험한 구석이 있는데다
당신에게 "이유 모를" 호의를 보내는 상황이라니. 이 세계가 성인용 게임에 기반된 세계라면 모를까, 아니. 기반했대도
일반적으론 말이 안되는 상황에서 도망치기는커녕 이벤트 플래그를 꾸역꾸역 삼키는 모습은 분명 그리 여겨질 터이다.
변명을 꺼내보자면 확실치도 않은 미래의 귀찮은 이벤트. 수라장 이벤트를 회피하기 위해서라고는 해도 그 수라장까지
가기도 전에 목숨줄이 끊어지고 싶지 않다면 오히려 위험한 이들의 목줄을 붙잡고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결국 비참한 변명에 불과한 것이겠지. 정말, 왜 이런 일이 되어버린걸까.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사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면서 "당신" 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기분이지만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네요." 단순 감시를 위해서 찾아온게 아니었다고? "...그렇게 크게 놀랄 일인가요.
히에다 가에서 성덕 도장에 사람을 보내 도사를 초빙했으니까요. 은혜를 입혀두기 위해 찾아온 김에 겸사겸사였어요."
겸사겸사로 취급당하는 것에 왠지 오묘한 기분이 들지만, 손님의 대접에 들어가는 비용도 아까워할만큼 자산이 위험한
히에다 가에서 도장에 사람을 보내 도사를 초빙할만한 일이라니. 어딘가의 잡귀라던지가 집안 사람에게 들러붙은걸까.
아니, 그런 것이라면 도사보다는 오히려 무녀나 사신 쪽의 업무가 맞을텐데 왜 굳이 도장에까지 사람을 보냈던 것일까.
"수명을 연장할 수단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고 싶다던지, 자세한건 저도 들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그러한 종류일테지요.
사후의 구원을 원한다면 불교를, 생전의 행운을 바란다면 신을, 불로장생을 바란다면 도교를. 대략 이런 느낌이니까요.
천 명이 있다면 개중 하나만이 선인이 될 수 있을만큼 극악의 확률이라고는 해도, 뭐. 꿈을 꾸는거야 자유로우니까요?"
수명의 연장인가. 하긴, 고랫적부터 권력자들은 대다수가 강력한 힘, 아리따운 여성, 불로장생의 꿈을 꾸었다고들 하니
설령 아무것도 없는 무지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면 부나방처럼 잔뜩 모여도 이상하지는 않겠네.
그렇지만 그러한 목적으로 도교에 입문한다면 오히려 어중간하게 신체를 단련해서 패악질을 부린다던지는 없는거야?
"이 환상향이란 곳에서 '인간' 은 단순한 먹잇감에 불과하니까요. 가축처럼 순응하고 살아간다면 그런 불행이 닥쳐오는
일은 많지 않겠지만, 어중간한 힘을 쥐고서 패악질을 부리는 이가 있다면-그런 가축은 가장 먼저 도축당하는 법이니까.
직접 손을 쓸 것도 없어요. 스스로 도태를 택한 어리석은 자들의 일까지 굳이 신경을 써줘야 할만한 이유도 없잖아요?"
순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다. 라고 생각해버린 당신은 환상향에 너무 물들어버린 것일지도 모르지만...일단은 나중에
생각하도록 하자. 이미 메리와 세이가의 문제만으로도 한계치에 가까우니까 굳이 고민거리를 늘려나갈 필요는 없겠지.
세이가는 일을 봐야 한다고 했고, 원래의 목적이던 "생활 습관의 시간표" 작성에 대해서는 누구에게 도움을 받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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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약속이니 연참은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77.5, 78 화의 반응으로 3연참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연참해도 반응이 애매하면 굳이 격일 연재와 연참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만큼, 많은 감상을 바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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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코드 : 이바라키 카센 da33c2 곽청아 3158d9 아나타 761679 상태창 2C82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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