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카나리아


개짓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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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우~]

[우우~]

[아우우우~~]



늑대가 아니면 라이칸 슬로프의 하울링.

분명 말들이 공포에 질려 마부의 통제를 벗어나 미친듯이 달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와아악!"

"레베카, 괜찮은가?!"

"괜찮아요! 안 망가졌어요!"

"아니 너 몸이 괜찮냐고 물어본것이지 무슨 그런 악기를, 와아아악!"

"영주님 괜찮으십니까?!"

"어우~ 왜 갑자기 그런데? 어라? 하울링 하네? 뭔 일이지?"



역시 그때 일을 잊지 못하고 습격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만약에 저들이 습격에 성공한다면 호위는 네 명밖에 데려오지 못해서 말 그대로 개죽음 당할텐데...



"음~ 이거 기뻐하는 소리네요."

"기뻐한다고?!"



복수의 짜릿함, 그리고 사냥의 기쁨?

두근거리는 가슴을 붙잡고 이후 벌어질 일을 각오했지만...

...

...


아무일도 없었고 마차는 원래의 속도를 되찾았다.



"아뇨아뇨, 아마 누구 출산했거나 부부로 맺어졌을걸요? ... ... ...음~ 그러네 이거 부부겠다."

"?"

"저번에 쟤네들한테 공연했을때 분위기 심상치 않았던 것들 있었는데, 크~ 역시 술이 역사를 만든다니까요?"

"도대체 그런 것을 어떻게 아는거지? 말도 안통하는데?"

"에헤이, 같이 사는 이웃끼리 그런것도 모르면 섭섭하죠."



라이칸 슬로프들이 친절한 편은 맞다.

어느 마을에선 약간의 거래까지는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예 녹아들려고도 하지 않으며 살갑게 대하려고 해도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아예 무시해버리는 것들인데...


진짜 어떻게 한거지.



"그런데 저기서 음식 얻어먹은 적이 있는데..."

"음식을 얻어먹어?"

"술 잔뜩 취해서 자고 간 적이 있었거든요?"

"자고 갔다고??"

"솔직히 공연만 하고 술 얻어먹고 가려고 했는데 거기 촌장이라고 해야하나 이장님이 저 마음에 들었는지 술 계속 먹이더라고요. 이게 사람된 도리로서 어른이 술을 주는데 그걸 거절해? 마셔야지?"

"?????"



촌장한테 호감을 쌓았다고?

어떻게?


내가 모험가도 용병도 아니라서 모르는거지 흔한 일인가??



"공연 끝나면 제 밥은 따로 챙겨가는데, 아무래도 서로 식성이 다르잖아요. 걔네는 날고기 먹고 저는 굽거나 쪄먹고..."

"그... 렇겠지. 라이칸 슬로프들은 불 사용하는 것을 꺼려하고 아예 사용하지 않는 부족도 존재하고 있다고 배웠지, 음..."

"꽤 친한 암컷 친구 하나 있거든요, 걔가 제가 가져온 짐 보여주고 쬐끄만한 애들이 막 눈치 엄청 보길래, 대충 눈치채죠 이러면? 영주님은, 걔네가 뭘 했겠어요?"

"훔쳐먹었겠지."

"그렇죠! 걔네가 내 밥 홀랑 다 먹어버려서 에이 뭐 어쩌냐, 애들이 그런거고 밥이야 한 끼 굶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보상을 하려고 하는지 뭔가 주더라고요. 뭘 줬는지 아세요?"

"어... ... ... ...전리품?"

"음식물 쓰레기."

"?"

"정확히는 일단 종족이 다르니까 영주님이나 저나 날고기를 먹는 것 이전에 씹는 것 자체가 힘들잖아요, 솔직히."

"그렇... 지?"

"얘네 풍습이 이빨 덜 자란 애들 먹기 편하라고 고기 엄청 씹은 다음에 그릇에 밷어서 주는거 몇 번 봤는데 그걸 저한테 해주는거에요, 와... 나 진짜, 사실 이것만 했으면 안먹으려고 했는데... 고기 색을 보니까 약간 삶아졌어."

" "

"먹기 편하라고 배려해줘, 제가 먹는 음식이 늘 구워져 있으니까 잘 쓰지도 않던 불을 사용해서 나름 조리까지 해줬는데 영주님이라면 그걸 거절 할 수 있어요? 인간적으로?"

"거절 못하지..."

"저야 땅그지처럼 살아와서 이것저것 많이 주워먹었는데 와... 보자마자 토할 뻔한거 참은 내가 장한거지, 영주님 비위 좋아요?"

"나름 좋은 편이네."

"들어봐요. 일단 잔뜩 씹어서 고기가 죽이 된 것은 좋다고 치는데 그만큼 침이 흥건한 것부터 힘겨운데 고기가 왜 삶아졌겠어요. 구우려고 했는데 침이 한가득이라 삶아진거지."

"...어으~"

"내가 살다살다 침을 끓인 냄새를 맡아보겠다고 생각을 했겠어요? 다행히 건강은 좋은지 진짜 개빡치는 냄새는 안 나는 것 까지는 좋아. 일단 호의니까 받아드는데 그릇이 따끈따끈한게... 이 온도는 침이 끓은 온도구나~"

"어으으으~~ 그걸 먹었나?"

"저 진짜 엄청 갈등했어요. 이거 안 먹으면 사과를 받지 않는것으로 오해하는 것이 아닐까. 차라리 오해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내가 아무리 누렁이처럼 잘 먹는다고 해도 이런건 누렁이도 거를만한 비쥬얼인데, 아니 그래도 고기는 그냥 뜯어먹는 친구들이 불까지 사용해서 나를 배려한답시고 이렇게 준거니 먹어야한다, 인간적으로 한 입은 먹어야... 먹기 정~ 말, 정말 싫어서 진짜 딱, 딱! 한 입만 먹었어요."

"우욱."

"안 그래도 숙취 때문에 뒤질거 같은데 토하고~ 그릇 엎고~ 엎었는데 따끈한 고기 침 죽이 옷에 묻고 얼굴에 흐르고 어으으으으~~~ 나 아직도 따끈미지근한 그 더러운 감촉을 못 잊겠어~!!!!"

"레베카, 그만... 나 속이 좋지 않다."

"진짜 먹자마자 컨디션 개 박살나서 골골 앓아서 하루 더 자고 갔잖아. 물론 지금도 술 조절은 잘 못해서 헬렐레하긴 하는데 그럴때마다 우리 이쁜이가 집에 업어다주니 뭐... 좋은게 좋은거죠."



정말 알고싶지 않았다.

속이 너무 안좋다...


고기를 잘근잘근 씹어 나온 침과 함께 끓인 고기죽... ... ..



"우욱."

"아효, 나 진짜... 아, 그때 제 음식 훔쳐 먹었던 꼬맹이가 결혼 한 하울링일 거에요. 진짜 종족이 달라서 그런지 공연하러 갈때마다 훅훅 성장 하는 것 보고 깜짝 놀랐잖아요."

"고생했... 다."

"아, 고기죽 하니까 생각난건데 제가 예전에 고블린 굴에서..."

"그만, 그만 됐다. 궁금하지 않다."



나는 내 비위가 좋은 줄 알았지만 좋지 않았구나.

우리의 예언가 레베카가 뭘 하고 사는지, 뭘 먹고 어떤 곳을 좋아하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등등 모든 것을 알고 싶었지만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졌다.



"먹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아찔한 더러운 이야기가 있어요."

"하지마라!!!"

"넹~"



우리 레베카는...

연주만 하자.



"...영주님은 과음하지 마세요."



술을 멀리하라는 레베카의 예언일 수 있지만...

레베카의 이야기를 들으니 금주하고 싶어졌다.



"제가 전생에 과음했을때 이야기인데."

"레베카. 그냥... 연주만 부탁하지."

"넹. 노래 부르기 싫으니 그냥 기타만 칠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CTtUeNabfDk



...

진짜 연주 하나는 기가 막히단 말이야.

평온하고 좋네, 진짜.


...

어우 속 안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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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중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