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먹은...거..."


그녀는 오늘도 자신이 먹었던 것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헌터들이라고 맨날 싸움만 하는 인간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게이트에 출퇴근 하는 것은 한달에 몇번 안됐고, 보통은 번 돈으로 뒹굴거리거나 취미생활을 하거나 스스로를 단련하곤 했다.  


레인리스는 평범한 헌터들처럼 생활했다. 오늘 먹은 것을 올려서 자랑하고, 집에서 멍때리다가, 시간되면 운동하고, 가볍게 칼을 휘두르고... 


"으으읏...하아..."


운동을 마치고, 평소처럼 음식 먹은 것을 올리는 것으로 하루를 끝냈다. 집에 돌아가서는 답글이나 달면서 노닥거리고, 잠을 자는 또 다른 하루 말이다. 


[음식 사진] 맛있겠지?


- 뭐야 저기 어디임

  ㄴ 안알려주지

   ㄴㄴ [대충 화내는 콘]

   ㄴㄴㄴ 이거 사실 데이트 코스임?

   ㄴㄴㄴㄴ [대충 뻐큐하는 콘]


"연애? 하..."


그녀의 인생에서 연애라는 것은 마치 1등 복권 당첨과 같았다. 누군가는 하겠지만, 자신은 아닌 그런 것.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그렇지만. 


"야야, 니 남자친구 지나간다."


"아 지랄마!"


...같은 삶을 살았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그녀가 아직 남자였던 시절, 빈말로도 잘생겼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책만 좋아했던 그로써는, 학교에 하나씩 있는 욕받이의 역할에 가까웠다. 또는 샌드백.


못생겼으면 성격이라도 좋아야한다고, 성격은 괜찮았다. 누구에게나 말을 제대로 하면서 예의 바르고 성실하게. 딱 그정도이니, 딱 그정도의 삶을 살았다가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싸구려 소설이라고 말해도 좋겠지만, 지금은 클리셰적인 상황을 겪고만 것이었다. 용사로 소환되어서 마왕을 물리쳐달라. 한마디로 외주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예? 아..예...어 몸이...?"


아마 그 얼굴 그대로면 동료를 못끌었을거라 생각했으리라, 그래서 신은 그녀에게 참 귀여운 외모도 함께 줬다. 아, 당연히 검과 능력까지도.


그녀에게 베여있는 성격에 더해서 외모까지, 왕국에서부터 그녀와 함께할 동료도 생겨나고, 주민들과 병사들까지도 일행들의 앞길을 도왔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길을 안내해준다거나 그런식으로.


"감사합니다."


"아유, 용사님이신데 도와야죠."


"아뇨, 힘드실텐데..."


겉치레라고 말해도 좋으리라, 그녀는 동료와 주민들에게도 친절했다. 그리고 힘이 생겨서 그런건지, 성격을 조금 바꿨는지 몰라도 군대에서 총 잡아본 것 외에는 누군가를 실제로 죽여본적도 없었을 그녀가 전투에서도 맹활약을 했다. 사악한 괴물들을 물리치고서 동료들과 함께 캠프를 치는 그런 모험과 함께 말이다.


덕분에 그녀에게 다들 호감을 가지게 됐다. 비록 이세계에서 왔지만, 그녀와 함께라면 어디든 든든하겠다고 생각하면서.


"여신...네년이 또 방해를...!"


"마지막이다!!!"


용사의 최후의 일격. 그렇게 마왕은 쓰러졌고, 마왕성은 마나가 없어져 무너지고, 용사 일행은 무사히 성 밖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때, 그들 앞에 나타난 여신. 


"모두에게 소원을 하나씩 이뤄드리겠어요."


성녀는 힘든 이들을 도와줄 힘을, 마법사는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길, 엘프궁수는 고향을 수호할 방법을, 그리고 용사는...


"집으로...가고 싶어요."


""네?!""


물론 그들 또한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요, 용사님..."


"같이 가면 나와.."


"그 저희 고향도 가보시고.."


"아, 아뇨... 다들 고마웠어요."


왜 인지도 말하지 않은 채, 그녀는 곧장 지구로 돌아갔다. 세상이 좀 많이 바뀌었지만, 힘이 있고, 외모도 있고, 성격도 괜찮았기에 적응하기는 수월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속칭 말하는 건어물녀가 됐다.


헌터 커뮤니티가 친목으로 돌아가진 않아도, 이 판이 아주 넓은것도 아니라서 서로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레인리스는 '왜 쟤는 결혼 안하지?' 에서 쟤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신경쓰진 않았지만...


"어..?"


그리고 문을 열어줬을 때, 동료들이 보였다. 대체 왜 왔지? 라는 생각과 함께...


"레인..."


"우린 널 좋아하는데..."


멍해질 수 밖에 없는 그녀, 레인은 조용히 말했다.


"나는 그냥 조용히 살고싶은걸."


"그래도, 좋아해, 아니 사랑해!"


"사...랑? 어디 아파? 아니면 사교도의 영향이야?"


그녀는 그렇게 반박하며 슬금슬금 뒤로 멀어졌다. 







이런 느낌의 자존감 0에 가까운 튼녀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