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카나리아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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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해봤다.

개최사와 함께 첫 연주를 해달라고.



"개최사를 제가 하라고요?"

"부담스럽나?"

"그런 것은 아니다만 이런 것은 영주님이 축하 말씀이라던가, 그런거 하는 것이 맞지 않습니까?"

"다들 즐기자고 모인 것인데 괜히 높은 사람이 왔다고 눈치 보는 것도 거북하고, 내가 직접 초청하였으니 레베카, 당신이 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예 뭐... 하라면 하겠습니다만 저어기 무대에서 뭐라고 떠들던간에 영주님한테 이목 좀 집중 시켜 줄 건데 화답만 해주세요. 웃으면서! 영주님 표정보면 항상 무뚝뚝 해보여서 사람들이 무서워할 수 있다니까?"

"...이렇게?"

"훨씬 보기 좋네요. 어쨌든간에 어휴, 내가 사람들 어떻게 즐겁게 할지가 제일 걱정이라니까요?"

"개최는 했다만 이후부터는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것이라 걱정이네."



레베카는 웃으며 무대를 바라보았다.

나의 신께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

"..."

"참, 좋네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던가 그런 생각으로 기타 치려고 생각한 것은 아닌데, 그래도 어디선가 인정 좀 받으면 사람 기쁜 법 아니겠습니까?"

"..."

"영주님도 뭐, 지지율이라던가 사람들한테 인정 받으려고 축제 개최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즐거워 하면 기분 좋겠죠?"

"..."



고개를 끄덕였다.



"레베카는, 어쩌다 기타 연주를 시작하게 됐지? 무슨 사연이라도 있나?"

"사연이요? 당연히 있죠."

"..."

"남자들이란 생물이 기타를 시작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정말 흔해 빠진 이유죠."



아 맞다, 남자였다고 했지.

지금은 아니라고.


...

솔직히 벗어서 인증? 해줘야? 하지? 않을까?



"뭐지?"

"예술도 돈 벌려고 시작한 놈은 정신 나간 놈이고."



우리 레베카,

정신 나갔잖아...



"그냥 멋져보이고 싶어서, 취미 하나 있으면 좋겠어서 같은 것도 있는데 정말 평범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 ... ..."

"여자 꼬시려고요."



예상치도 못한 답변에 풉, 하고 웃어버렸다.

진짜 사람 사는 것이 거기서 거기구나.



"그러다가 나까지 꼬셔버린 건가?"

"으하하! 농담 참 재밌게 하시네. 제가 이래 보여도 영주님보다 나이는 한참 많습니다. 기타 친 세월보다도요."

"도대체 나이가 어떻게 되길래? 나랑 또래같아 보이는데."

"옛날 나이 말해봐야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현재가 중요한 겁니다. 그런데 나중가서 보니까 여자는 안중에도 없고 기타 자체가 너무 좋아버려서 저도 참~ 에휴, 미쳤지, 미쳤어."

"..."

"어쨌든, 영주님도 축제니까 너무 표정 어둡게 하지 마시고 웃으세요. 그럼 저도 뭘 해볼까 생각 좀 해볼테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저기 레베카."

"옙!"

"...개최사 잘 좀 부탁하네."

"옙!"


...

현재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몇 살이라는 걸까.

나중에 다시 물어봐야지.


... ..

시간이 지나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으며 관객들은 무대로 모이기 시작하였으며 레베카는 무대에 설치된 커튼 뒤에서 멍하니 앉아있다.


...

솔직히 말이 거창해서 축제지 무언가 엄청난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말이 축제지 사람들이 모이지 않으면 그것이 축제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말이다.


그냥 다들 즐기자는 명분으로 모인 것이다.

일반인들이 파티를 개최하면 하우스 파티, 나 같은 영주가 파티를 개최하면 축제?


레베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영주님."

"네, 집사장님."

"걱정 많아보이십니다. 사건도 사건인데 그래도 사람들 꽤 많이 모였습니다. 다들 기대하고 있겠죠."

"..."

'영주님 표정보면 엄청 무뚝뚝 해보여서 사람들이 무서워할 수 있다니까?'


...

레베카도 이런 말을 하였지.

내 표정이 그렇게 심각한가?


그냥 원래 표정이 그런건데.


집사장님은 어쨌든 긴장 풀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어디론가 떠나셨으며, 그 순간 무대로 올라갈 수 있는 문이 열렸다.


나의 신의 뜻을 따라 커튼 뒤로 올라왔으며, 잠시 기다리라 한 뒤 신호 주면 나오라고 한 후 무대 밖으로 나섰고 말이다.



"다들 안녕하십니까!!!"



엄청난 환호성!

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사건이 사건인지라 그렇게 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어휴 우리 관객 여러분은 무슨 근심 걱정을 안고 계시길래 인사 해도 인사를 못 받아주셔? 다시 한 번 더! 다들 안녕하십니까!!!"



아까보다 소리가 좀 더 커졌다.

안녕하세요! 하는 소리가 말이다.



"무대에선 대답을 와아아아! 하면서 소리 지르는 겁니다! 다시 한 번 더! 다들! 안녕하십니까!!!"



그제서야 내가 생각했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우와아아아!!! 하는 그런 소리가 말이다.



"축제는 일단 즐기고 뒷 일은 나중에 생각해야 하는 법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오다가다보니 예술가들도 많으시고 그림도 엄청 잘 그리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안 그렇습니까? 대답은 어떻게 하라고?"

[와아아아아!!!]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 영주님께선 우리 인정받지 못한 슬픈 이들을 위해 부자들이나 좀 초청해 주시지 여기 있는 사람들 몰골 보니까 응? 안 그래요? 영주님, 이리 나와보세요!"



쭈뼛거리며 나오자 레베카는 나의 손을 와락 잡고 번쩍 들었다.

...


이거 생각보다 부끄러운데?



"그래도 솔직히 우리네 사람들은 무게 잡고 노는 것보다는 정신없이 웃고 떠들고 웃으면서 시끌시끌하게 노는 것이 제일 좋은 법 아니겠습니까? 모두 영주님에게 존경심을 가득 담아 박수와 함께 환호성 부탁 드리겠습니다!!!"

[와아아아아!!!!]



나를 향해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하였고 나또한 박수로 화답하였지만,



"영주님! 대답은 뭐라고 했었죠?!"

" "

"대답은!!"

"와... 와아아아아아!!!!"



분명 내 얼굴은 엄청 붉어졌을 것이다.

어느 정도 짧은 시간이 흐르자 레베카는 내 손을 놓아줬고, 기타를 퉁퉁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적당한 간격으로 퉁퉁, 퉁퉁...

눈치껏 뒤로 빠지자 순식간에 레베카에게 집중하는 나와 관중들.


기타 현을 튕기는 것이 아닌 나무판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마치 심장 소리처럼.



퉁퉁


퉁퉁


"다들 즐길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퉁퉁


퉁퉁



"뭐. 자작곡은 아니지만, 제가 살던 세상에 있던, 노래들을 연주할 뿐이지만요?"



퉁퉁

퉁퉁

퉁퉁

퉁퉁


"즐기면 행복한 겁니다."


계속해서 기타를 두드릴 뿐인데 관객들은 모두 기대에 찬 듯한 웅성거림고 곳곳에서 환호가 시작되었지만 더욱더 빨라지는 두드림에 모두들 조용해졌다.


퉁퉁, 퉁퉁, 퉁퉁, 퉁퉁

퉁퉁,퉁퉁,퉁퉁,퉁퉁

퉁퉁퉁퉁퉁퉁퉁퉁


"음악과 밤이 함께하는 축제를 개최해주신 영주님에게 무한한 축복을 기원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fE8lQE9R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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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는 무대를 찢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