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러니까, 있지도 않은 상품을 거래하다 쫄딱 망해버렸다는 건가요? "


" 네, 정확히는 '권리'를 거래했다고 해야겠지만요. 하하.. "


여행의 이튿날, 겨우 정신을 차린 비운의 상인 데로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부끄럽다는듯 자세한 내막을 설명했다.


왕국의 남쪽. 자그마한 숲에서는 '라피스' 라는 특이한 식물이 피어나는데, 문제는 이 라피스를 채집하기 위해서는 백와의 점액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백와의 점액질은 올해 라피스가 얼마냐 피어낫냐에 따라 가격이 결정 되는데, 정작 백와의 점액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면 라피스를 제대로 채집할 수가 없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바로 이 선물 거래. 백와의 가격이 확정되기 전에 먼저 대금을 치르고, 있지도 않은 백와의 권리를 구매하는 것이다.


참 이상한 구조긴 하지만, 데로스의 말에 따르면 이 구조 덕분에 올해 피어난 라피스의 양이 대흉으로 밝혀져도 백와의 점액을 채집하는 사람들은 먼저 대금을 받을 수 있으니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한다.


반대로 백와의 가격이 폭등한다면 쓴맛을 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돌아올 이득 보다는 잃게 될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말이다.


다만, 데로스는 그 '대부분'에 속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어느 세상이든 리스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런 사람들은 실제 백와의 수요를 알 수 없는 시기에 가진 돈을 남김없이 투자한다.


그중 대부분이 가격 변동에 목숨을 걸지만, 실제로 백와의 점액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높은 가격에 팔아버릴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 .. 빠져나올 시기를 놓쳤다는 이야기군 "

" 예, 부끄럽게도 말입니다. 하하하.. "


쉽게 말해서, 상인 데로스는 백와 코인에 몰빵을 하다 쫄딱 망해버렸다는 이야기다.



지금 쓰는 TS물에 들어갈 내용인데, 저에 짧은 지식끈으로 설명할려니 넘모 힘든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