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오겠습니다."


사고로 왼쪽 손을 잃고 우울증에 빠진 아버지, 이따금 삯바느질을 하는 어머니, 이제 17살인 여동생, 그리고 이런 가정의 장남이자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프리클은 옥수수 스프를 마신 뒤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평소와 같은 회색의 집에 인사를 하고 일을 나선다.


퇴근 시간, 회사에서 식사를 마친다.

옆 집의 음식물 쓰레기를 뒤적이던 고양이, 여동생이 예전에 자신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한 번쯤 애완 동물을 키워보고 싶다.]


물론 그녀도 형편 상 그럴 수가 없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말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옛 추억에 잠겨 고양이를 바라보자 그런 시선을 느꼈는지 주위를 둘러보다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 도망갔다.


"다녀왔습니다."


무료한 눈빛으로 텔레비젼을 보던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자 그는 말 없이 담배 한 개비를 꺼내 까딱까딱 흔들었다.

발코니로 나가는 프리클과 아버지, 프리클은 성냥을 태워 아버지의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고  자신도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내일은 월급날, 내일은 돌아오는 길에 새로 나온 담배 두 곽과 어머니를 위한 골무, 음악에 취미를 가진 여동생을 위해 교본을 하나 사가지고 돌아와야겠다.


그날 새벽 깊은 밤.

프리클은 눈을 뜨지도 않았는데 호흡의 불편함에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감기는 아니다, 자신의 가슴에 무거운 무언가가 얹혀있어서 호흡에 방해가 되는 그런 불편함.

묘하게 자신의 옷이 끼이는 그런 느낌도 있고 말이다.


프리클이 눈을 떴다.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니 무언가 잘못되었다.

자신의 가슴에는 있어서는 안될 것이 달려있다.

프리클은 부리나케 일어나 거울을 바라보았다.


한 손에 잡히지도 않을 만한 빵과 같은 크기의 가슴이 그의 가슴에 달려 있었으며 그 가슴보다 거대한 자신의 골반에 눈을 의심한다.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본다, 굳은 살과 약간의 상처가 있던 누리끼리한 자신의 손은 물 한 방울 묻혀보지 않은 듯한 새하얗고 얇은 손으로 변화해 있었다.

누군가의 장난일까, 프리클은 끼이는 옷을 벗어던지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이 보아온 어떤 여성보다도 여성스러웠으며 사장님의 따님인 올리비아보다 더욱 거대한 가슴이 출렁이는 그야 말로 광경이었다.


양 손으로 잡아도 감당하지 못할 만한 가슴.

그런 가슴을 아래에서 받쳐주는 것이 학대가 아닌가 싶은 얇은 허리

모든 남정네들이 보면 아찔함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뜰 만한 골반과 엉덩이.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검은 더벅 머리는 수많은 빗질을 한 듯 한, 마치 고급 소재로 만든 양탄자와 같은 머릿결이 폭포쳐럼 쏟아져 내렸으며 머리를 잠시 흔들자 머리카락을 평생을 관리한 장인이 있다면 여기 있다는 듯이 찰랑였다는 단어 자체의 의미를 가진듯하게 찰랑였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 위에는, 정말 말이 되지 않는다만 누군가가 장난감을 머리위에 달았겠거니 라고 정신 승리를 하였으나.


"고양이 귀... 어?! 내 목소리!"


자신의 목소리에 놀라 양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 막았다.

그리고 아까부터 신경 쓰였던 감각.

그는 뒤를 돌아보았고 남자이건 여자이건 모든 사람의 눈길을 가져갈 만한 엉덩이의 위에는 꼬리가 빳빳하게 서있는 것을 확인하고 약간 큰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아아아아아악!!"


옆 방 문이 열리고 자신의 방 문이 열렸다.


"오빠, 시끄러."

"아아아아아악!!"

"어? 아아악!!"


자신의 여동생이 지금 자신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의 눈빛을 따라간다.

얼굴, 가슴, 골반, 허리, 가슴, 골반, 가슴, 자신의 가슴.


무언가 서글퍼 보이는 표정이 잠시 지나갔지만 자신의 오빠의 방에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여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고뇌를 하다 가장 현실적이고 납득이 갈만한 질문을 꺼내었다.


"혹시... 우리 오빠가 부르신... 창녀?"

"아니."

"그러면... 저도 모르게 새로 오신 가정부?"

"아니..."

"어... 어 그러면 저희 오빠의 직장 동료...?"

"아니......"

"어... 이건 정말 말도 안되고 실례되는 질문인거 잘 아는데요... 그, 사적인 영역이고 가족에게 안 알려줬을 수도 있지만, 그런데 정말 그럴 일은 없을테지만... 저희 오빠의... 아무리 봐도 전혀 어울리지 않으실 만한 미모하고 몸매신데... 여자친구?"

" "


프리클은 상처받았다.

자신도 이런 여자친구가 있다면, 이런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동생이라고 생각을 하면 자신도 저런 말을 할 것 같았지만 대놓고 저런 말을 들으니 묘하게 상처 받는다.


"진짜 정말?!"

"정말 말도 안되지만, 내가 프리클이다."

"네?"

"니 오빠라고."

" "


프리클의 여동생의 표정은 서술이 불가능해졌다.


"프리클... 이라고...? 요?"

"편하게 말해."

"그러니까, 프리클 이라고...?"

"응."

"그러니까, 프리클의 여자친구 라는 뜻?"

"프리클."

"아니, 상식적으로 일단 성별부터가 다른데 자네가... 계속 같은 질문을 하고 있어서 미안한데, 너가 프리클이라고?"

"응."

"프리클과 정말 가까운 사이거나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를 뜻하거나 비유하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그 음란한 몸을 가진 당신이 프리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나도 동감해. 프리클 맞아."

"왜?"


왜.

근본적이고 많은 질문이 함축되어 있는 한 단어.

나도 궁금하다.

난 왜 프리클인가.


"몰라."

"어제까지만 해도 꾸미지도 않는 더벅머리에 흐리멍텅한 눈에 담배때문에 누리끼리해진 이빨에 홀애비 냄새도 심심하면 나오는 배 나온 오빠가 그러니까 지금... 언니라고? 그, 혹시 얼굴은 멀쩡해 보이시는데 예전에 머리에 총 맞으셨던 적이 있었나요?"

"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런데 그 귀는 진짜야요? 꼬리도?"

"응."

"만져봐도 돼?"

"어... 만지게 하면 믿을거야?"

"일단은."

"헤헤, 고양이..."


프리클은 자신의 여동생이 만지기 편하게 자세를 낮추었고 여동생은 자신의 귀를 만지작 거렸다.


"손가락 넣으면 배빵친다."

"..."


한참을 자신의 귀를 조물딱 거리는 여동생, 프리클의 꼬리가 살랑거리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의 꼬리를 잡아 흔들듯이 쓰다듬었다.


"이거 뭔가 느낌이 이상해..."

"고양이..."


몇 십 분 째 자신을 만지작 거리는 여동생을 제지하자 그녀도 정신을 차렸다.


"미안..."

"괜찮아."

"근데, 오빠."

"응."


여동생은 자신의 가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함몰이네."

"..."


프리클은 옷을 주섬주섬 입었고 여동생은 잠시만 기다리라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프리클은 혼자 남아 생각했다, 나는 어떻게 되는 건가, 내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일 월급날인데 가족 선물을 살 수 있는 것인가 같은 생각을 하며 말이다.


"오빠!"

"응."


여동생이 돌아왔다.

자신의 베개와 이불을 가지고 말이다.


"오늘 같이 자자!"

"응?"

"나, 고양이랑 자보는게 소원이었어."

"나 인간인데."

"시끄럽고, 오랜만에 같이 자자, 소원이야."

"싫은데, 내가 왜 이 나이 먹고 동생이랑 같이 자냐?"

"고양이랑 자 보는 게 소원이라니까?"

"아니, 그러니까 외견상 난 인간에 가깝잖아."

"소리 질러서 다 깨워봐? 얌전히 나랑 잘래? 아니면 어떻게 할래."

"잘게."

"그렇게 나와야지."


여동생이 자신의 침대에 눕자 프리클은 복잡한 심경으로 침대에 누웠다.


"오랜만에 같이 자네."

"헤헤, 고양이."

"잘자."

"오빠."

"왜."

"가슴 만져도 돼?"

"...?"


아마 여동생도 내 모습에 충격을 받아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안돼."

"응."

"안된다니까 왜 만지냐?"

"응."

"야."



~~


소재 - 프렌츠 카프카[변신]

TS챈도 있었구나.

TS수인인권박탈근친보빔조교 생각하면서 씀. 2화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