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명 : 후지 키세키

성우 : 마츠이 에리코

일러스트 : 사이토 나오키



디자인 포인트는 아버지 선데이사일런스를 빼다 박은 칠흑의 털빛, 그리고 마주 복색의 녹-황 세로줄무늬와 이마의 유성에서 따온 흰 블리치가 유독 반짝거리는데, 이건 이름의 키세키(휘석)에서 따온 것으로 보임.


후지 키세키의 이름은 마주인 사이토 요모지가 광물학에 조예가 깊었던 친구의 조언을 얻어 후지산의 후지에 휘석(輝石)을 뜻하는 키세키를 더해 지은 이름. 덤으로 기적, 궤적과도 발음이 같은데, '빛나는, 기적을 일으켜 주는, 영광의 궤적을 달리는'걸 기대하는 중의적인 의미로 넣은 다쟈레(말장난)이라고. 와타나베 조교사는 '말 이름에 돌이 들어가다니, 무겁지 않습니까?'라고 했던 모양이다.


일본 경마의 역사를 바꾼 종마 선데이사일런스는 첫해산 자마부터 그 포텐셜이 폭발해 사츠키 상 우승마 제뉴인, 더비 우승마 타야스 츠요시 등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하지만, 그 첫해산 자마중에서도 독보적으로 강함을 과시했던 말은 제뉴인도 타야스 츠요시도 아닌 이 후지키세키였다고.


털색깔부터 훌륭한 마체까지 애비인 선데이사일런스를 고대로 빼다박았지만, 선데이사일런스산 자마의 특성인 난폭함은 물려받지 않고 달리는 걸 좋아해서 조교에서도 날아다닌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빠르게 달렸다고. 다만 굉장히 장난꾸러기였다는데, 그 영향인지 데뷔 전에 필수인 게이트 출발 시험에서 무려 다섯번이나 미역국을 먹었다고 한다. 게이트가 열려도 뛰어나가질 않고 '이거 왜 열린거야?'하는 듯한 태연한 표정으로 쳐다봤다던가.


어찌저찌 데뷔한 신마전에서 역시나 가장 늦은 스타트를 보였지만 직선에서 느닷없이 뛰쳐나가더니 8마신차의 압승. 이어진 모미지 스테이크스에선 똑같은 선데이사일런스산의 타야스츠요시(95년 더비 우승마)를 만나지만 1마신차의 승리. 타야스츠요시는 채찍을 연달아 대며 죽을 힘을 다해 추격하는 반면, 후지 키세키를 몰던 츠노다 기수는 뒤를 흘낏 쳐다보면서 채찍한번 안대고 딱 1마신 차이만큼만 유지하며 달린 승리.


3세(현2세) 챔피언을 가리는 3전째의 아사히배 3세 스테이크스에선 직선에서 외곽의 스키 캡틴이 무섭게 추격해 오는데도 불구하고, 츠노다 기수는 여전히 뒤를 보면서 채찍 한번 한번 안대고 앞으로 밀기만 하더니 승리. 거리차는 목 하나 차이였지만 정작 기수는 말의 힘이 남아있다는걸 실감했는지 '낙승이었어요'라고 인터뷰. 이렇게 3세 시즌을 3전 3승을 거두면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한 선데이사일런스산 말들중에서도 단연 최강임을 입증하고, 다음 해의 클래식은 틀림없이 이 말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평가를 얻게 된다.


4세 시즌, 사츠키 상의 전초전으로 택한 야요이 상에서는 또다시 어이없는 승리를 보여주는데, 직선에서 홋카이 루소가 턱밑까지 추격해오자 돌연 거기서 '지금까지는 진심이 아니었다'는 듯한 모습으로 재차 가속을 하더니 2마신 차이를 벌리며 완승. 조교사조차도 '반 장난으로 뛰고 있다'며 쓴웃음. 그때까지의 4경기 모두 진심을 낸 것 같은 경주가 없으면서도 여유작작 승리를 거두는 모습에 팬들도 관계자들도 뭐 저런 터무니없는 말이 있나 싶은 심정이 되었고, 만약의 문제만 없으면 트리플 크라운이 확실하다!는게 중론이 된다.


...근데 그 만약의 문제인 굴건염이 발견, 사츠키 상을 앞두고 어이없이 은퇴한다. 나가기만 하면 우승일 거라던 클래식 경주에는 단 한경기도 뛰지 못한채.


그때까지의 후지 키세키의 전체 레이스 모음.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이 단 한차례도 보이지 않는다.


은퇴 후 씨수말로 들어와 이미 교배료가 하늘을 향해 치솟던 선데이사일런스의 대타 역할로 꽤 많은 암말을 상대했지만, 중상을 이기는 말은 나오지만 생각보다 거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와 함께 4년간 호주에서 셔틀 종마 생활을 하는 등 묘하게 찬밥 대우를 받는다. 이건 선데이사일런스와 비슷한 이미지로 조교를 한 업계의 실수 탓이었는데, 선데이사일런스의 자식들보다 몸이 더 크고 파워 스타일이었던 후지키세키의 자식들을 클래식을 목적으로 빠르게 조교 완성시키다보니 쉽게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2005년에 이어서야 자식인 카네히키리가 재팬 더트 더비 우승을 하며 자식들 중 첫 GI 타이틀을 가져오고, 그 이후 호주에 갔을때 얻은 자식인 선 클래식이 2008 두바이 시마 클래식을 제패, 타카마츠노미야 기념을 연패한 킨샤샤노키세키 등 우수한 자식이 나오면서 재평가가 시작되고, 2014년에 이슬라 보니타가 사츠키 상에서 우승하면서 후지 키세키가 따지 못한 클래식의 한을 푼다.


딥 임팩트가 기록을 깨기 전까지 일본산 종마 중 자식들의 중상 우승 기록으로는 최다 횟수를 기록했고, 재평가 후 매년 200두 이상의 왕성한 교배를 이어갔지만 2011년 이후 컨디션 불량으로 교배 활동을 중지하고, 2015년 12월 28일 경추 손상으로 2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어른의 사정으로 넷이 짤리면서 대타로 들어온 넷 중에 가장 커리어가 딸리는 말이다. 통산 4전 4승. 환상의 삼관마라는 칭호를 얻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IF의 이야기니까. SS(선데이사일런스)일족 중 가장 맏이 포지션이라는 이미지로 데려온것 같은데 그렇다고 쳐도 4전 4승으로 무패 운운하는건 좀 그렇지 않나..? 하긴 경마 팬의 입장과 캐릭터 팬의 입장은 같진 않겠지만


출처 : 우마무스메 캐릭터 소개 21 - 후지 키세키(フジキセキ) - 우마무스메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