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천황상·秋.

'회색 말은 달리지 않는다' 이 두마리가 나타날때까지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다.

회색과 회색의 맞대결. 숙적이 강함을 선사한다.

바람인가, 빛인가. 그 말의 이름은...


타마모 크로스 초안 

현재 인게임에는 다른 승부복으로 나온다.








청홍 구성으로 배색된 승부복과 치렁치렁한 리본. 회색털. 가면의 색 배치를 반영한 귀 가리개와 이마에 질끈 묶은 머리띠.

별명인 하얀 번개에서 따온 옷깃의 번개 무늬.

샘플 보이스 중에 물어버린다!고 위협하는건 피아 안가리고 근처에 있으면 물어버리는 특유의 버릇.

관서 사투리는 관서인 릿토 소속 마방에 있어서고,

꼬맹이인건 데뷔전 때인 커리어 내내 440~450대의 체중에서 놀던 여리여리한 체형에서 가져온 듯.

아재의 빚을 갚겠다고 외치는 돈밝힘증이 된건...그다지 아름답진 않은 사정이 있다.


아버지는 초대 '하얀 번개'로 불리던 시비 크로스. GI을 우승하는 일류 말은 아니었지만 후방에서 순발력을 무기로 단숨에 강습하는 특유의 전법 덕에 하얀 번개란 별칭을 얻으며 실력 이상으로 사랑을 받던 개성파였다. 그 순발력에 반했던 니캇푸의 목장주 니시키노 마사아키가 씨수말 전환을 강력 추천, 일이 성사되자 목장에 있던 그린 샤토와 교배시켜 태어난 기대의 망아지가 타마모 크로스였다.


샤다이나 심볼리, 메지로 같은 대형 목장처럼 일류의 씨수말을 활용할 수 없었던 목장주 니시키노는 순발력만큼은 S급인 시비 크로스가 그 능력을 물려줄 거라고 굳게 믿었고, 타마모 크로스가 태어난 순간 '이 녀석은 달린다'는 직감에 환호, 애지중지 키우며 데뷔를 기다렸지만, 현실의 문제. 그러니까 1억엔이 넘는 부채가 이 의욕에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타마모 크로스가 좋은 값에 팔리면, 잘 뛰어서 상금의 5%가 생산자 상금으로 들어오면...이라는 데 희망을 걸고 있었지만, 외국산에 밀리는 평가의 국산 씨수말, 그중에서도 2류의 현역 성적이던 시비 크로스의 아들을 비싸게 살 마주는 없었고, 실망스럽게도 겨우 400만엔에 팔렸다.


이제 남은건 데뷔 후의 활약. 몰려드는 채권자들을 상대로 니시키노는 '저 녀석은 반드시 뛴다. 상금을 가져와 줄 거다'라고 확신을 담아 설득해 시간을 벌었지만


정작 몸은 젓가락처럼 가느다랗지, 말 수송차는 끔찍하게 싫어하지, 체질도 약하지, 데뷔도 한참 늦은 4세(현 기준 3세)인 87년 3월에나 성사됐고

데뷔전 7착, 더트로 옮겨서 겨우 3전만에 미승리전을 승리했지만 그 이후도 변변찮은 경주를 계속했다. 그 결과 채권자들의 실망은 분노로 바뀌었고, 목장은 파산, 남아있던 번식 암말들은 여기저기로 팔려나갔다. 그 와중에 환경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은 타마모 크로스의 어머니 그린 샤토는 장염전으로 사망. 자신이 그린 샤토를 죽였다고 통곡하던 니시키노는 니캇푸에서 자취를 감추고 실종, 가족도 빚쟁이를 피해 뿔뿔이 흩어졌다. 이후 타마모 크로스가 활약할 때도 시상대에서 생산자의 자리는 항상 비어 있게 된다.


데뷔 1전만 빼고 계속 더트에서 달리면서도 8전 1승, 400만 이하 등급에서도 기껏해야 2착이나 3착을 반복하던 타마모 크로스에게 전환점이 온 것은 주전 미나이 카츠미의 한 마디.


"다시 터프에서 써 보죠?"


마방 쪽에서도 어차피 손해볼것 없는 그저 그런 말이라 응낙하고 2200m의 터프 경주에 내보냈는데, 여기서 갑자기 무서운 추입으로 7마신차의 대승. 이어진 후지모리 특별 경주에서도 한술 더 떠 8마신차 대승. 운명의 장난인지 이 날은 니시키노 목장의 청산 절차가 끝나 완전히 사라진 날이기도 했다.


그 다음은 첫 중상 출전인 12월 초의 나루오 기념(GII, 2500m). 핸디캡전이라 53kg의 가벼운 중량으로 부담이 덜하다는 이점을 얻고 나섰으나 최악의 스타트로 최후방에서 시작. 그러나 3코너에서 시작된 맹렬한 스퍼트로 2분 33초라는 레코드 갱신과 함께 6마신차 완승. 경악한 관중들, 그리고 관계자들은 타마모 크로스의 모습에서 아버지 시비 크로스를 연상했고, 드디어 그를 2대 '하얀 번개'로 부르기 시작했다. 두 마리의 GI마를 격퇴한 완승이라 연말의 아리마 기념에도 충분히 나갈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체질이 약하니 무리시키면 안된다고 오하라 조교사가 마주를 적극 설득, 아리마를 건너뛰는 대신 '이기면 재수가 좋다'는 이유로 88년 새해 첫 대회인 교토의 금배(GIII, 2000m)로 향했다.




스타트에서 반응이 나빠 줄곧 후방, 4코너를 돌때만 해도 최후방이라 미나이 기수조차도 포기하고 있었지만 직선에서 단숨에 뻗어나오며 승리.


반년전만 해도 400만 이하 조건말이었던 타마모 크로스는 어느새 왕도 노선의 최유력 주자로 발돋움했고, 상반기 최고의 대회인 천황상·春(3200m)의 장거리 적응을 위해, 그 전초전인 한신대상전(GII, 3000m)에 나서는데, 여기서 본격화 이후 처음 맞는 고전을 겪는다. 슬로우로 전개된 경주에 페이스 조절에 어려움을 겪더니 직선에선 다이나 카펜터, 마루붓츠 패스트에 진로를 막혀 뜻대로 뻗어나가지 못하다 


3마리가 거의 동시에 골인, 사진 판정 끝에 타마모 크로스와 다이나 카펜터의 공동 우승으로 판정된다. 


의외의 고전에 일말의 불안을 안고 나선 본 무대인 천황상·春. 5연승중인 타마모 크로스가 단승 인기 1위에 올랐으나 4.4배 그 뒤에 큰 배당차 없이 87년 아리마 우승의 메지로 듀렌, 골드 시티, 아사히 엠페러 등이 뒤를 이으며 절대적인 강자가 없다는 이미지의 베팅 오즈가 형성됐다. 경주는 약간 하이페이스로 진행, 4코너에서 메지로 듀렌과 런닝 프리가 접전을 벌이는 사이...


직선에 들어서자마자 타마모 크로스가 최내측에서 강습, 두 마리를 멀찍히 떨궈버리며 승리한다. 2대 하얀 번개가 1대가 이루지 못한 GI 제패를 달성하는 순간. 기수인 미나이에게도 비원의 첫 GI승리였다.


일본 최강의 장거리마로 등극한 타마모 크로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6월의 다카라즈카 기념(GI, 2200m)로 진격, 새로운 강적을 만난다. 그 이름은 닛포 테이오. 87년 천황상·秋, 마일 챔피언십을 승리하고 88년 야스다 기념까지 제패하며 1600~2000m의 중거리에서 GI 3승을 쓸어담은 마일의 제왕. 장거리의 왕자와 마일의 제왕이 2200m의 다카라즈카 기념에서 정상 결전을 벌이는 흥행 구도가 되었고, 당일 단승은 닛포 테이오 2.1배, 타마모 크로스 3배의 인기였다.


경주는 예상 밖으로 메지로 풀머가 먼저 도주를 감행, 늘 도주를 택하던 닛포 테이오가 선두에 나서지 못하고 2번째로 경주를 진행하는 구도가 됐다. 타마모 크로스는 닛포 테이오만 철저히 마크하며 쫓아갔다. 미나이 기수는 닛포 테이오만 잡으면 그 외에 상대는 없다는 확신을 하고 있었고,


그 작전은 완전히 적중, 닛포 테이오를 2마신 반 차로 떨쳐 버리며 완승, 7연승 행진과 함께 현역 최강의 자리에 등극했다.

오하라 조교사는 현역 최강의 프라이드를 걸고 하반기의 고마 GI 3연전 천황상·秋, 재팬 컵, 아리마 기념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 3연전은 타마모 크로스의 상대로 또다른 회색 말, 가사마츠 지방 경마에서 이적해온 경이적인 괴물이 참전하면서 88년 최고의 열전이 되어버린다...


출처 : 우마무스메 캐릭터 소개 27 - 타마모 크로스(タマモクロス) - 우마무스메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