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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따라 인생이 너무 재미 없다. 나름 한국인으로서 명문대도 나오고 노력하는 삶이었는데, 매일매일이 쳇바퀴 같은 반복되는 삶뿐이다.

 

“그 친구는 잘 지내려나.”

 

 

옛날에 우연히 만난 일본인 친구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일본에서 우마무스메 트레이너가 되었다고 나에게 얼마 전에 연락을 줬다.

 

[있잖아. 나 이번에 드디어 담당 우마무스메가 생겼어!]

 

[부럽네. 요즘은 잘 지내?]

 

[담당인 아이가 좀 제멋대로이긴 하지만 매일매일이 즐겁지]”

 

나랑은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구나.

 

[나는 매일매일이 똑같이 지루한데.]

 

[그럼 너도 트레이너가 되는 건 어때? 너 머리도 꽤 좋은 편이잖아.]

 

하지만 한국은 일본만큼 우마무스메 관련 문화가 발달되지 못했다. 그래서 일본의 트레센 같은 학교는 있어도 그렇게 시설이 크지 않다.

 

[한국은 일본의 트레센 같은 게 없거든?]

 

[그럼 너도 일본으로 오면 되는 거 아니야?]

 

맞는 말이다.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그럼 바로 다음달에 갈게.]

 

 

 

 

 

 

그렇게 일본에 오자마자 트레이너 시험을 봤고, 당연하게도 나는 바로 합격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한국 수능보다 살짝 쉬운 편이었다. 일본어에도 꽤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것은 없었다.

 

“이제 담당 우마무스메만 찾으면 되는데.... 담당은 어디서 찾는 거지?”

 

그럼 일단 친구의 담당 우마무스메라도 보러 갈까. 대단한 아이라고 했으니 주변에도 재능 있는 아이들이 많겠지.

 

 

 

 

친구가 분명 “머리에 하얀 다이아몬드가 그려져 있어.” 라고 했었지. 

 

친구의 담당 우마무스메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앞머리에 진짜 하얀 다이아몬드가 엄청 크게 있을 줄이야.

 

“혹시 네가 ‘사토노 다이아몬드’니?”

 

“네, 트레이너님의 친구분이시죠?”

 

“이미 얘기 들었구나.”

 

“마침 곧 키타쨩의 모의 레이스가 시작돼요.”

 

 

 

모의 레이스를 지켜보다가 어떤 우마무스메가 눈에 뛰었다. 도주각질로 강력하게 달리기 시작했지만 곧바로 페이스가 무너진 것인지 순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저 검은 머리 우마무스메,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여.”

 

 

 

“키타쨩, 트레센은 평범한 모의 레이스랑은 다르다구.”

 

잠시만 아까 그 검은 머리의 우마무스메가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친구였구나.

 

“혹시 그 키타…”

 

“앗, 저는 키타산 블랙이에요!”

 

검은 머리의 우마무스메는 자신을 ‘키타산 블랙’이라고 소개했다.

 

“키타산, 아까 달릴 때 보니까 초반에는 강력하게 파고 나가다가 중간부턴 스테미나가 부족했는지 금방 힘이 빠지더라고. 혹시 트레이너가 없다면 내가 그걸 보완하도록 도와줄게.”

 

키타산 블랙은 뭔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나 거절 당하나?

 

“거절을 해도 좋아. 하지만 네가 아니라면 좀 곤란해지긴 하지만…”


일본에는 그냥 '트레이너'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온것이었기에 친구덕에 얻게 된 이번 기회가 아니라면 일이 좀 어려워 지는데...

 

“그렇다면 제가 담당 우마무스메가 되어드릴게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트레이너씨.”

 

키타산 블랙은 ‘곤란’이라는 단어에 반응한 듯 갑자기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키타산 블랙과 계약을 맺고 수많은 레이스와 트레이닝을 하며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트레이너씨, 그 동안 도와주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늘 감사드려요.”

 

“아니야, 오히려 내가 고맙지. 타지사람인 나를 아무런 거부감 없이 따라줬잖아.”

 

“트레이너씨, 다른 지역에서 오셨나요?”

 

키타는 내가 다른 곳에서 온걸 지금까지 몰랐었나?

 

“나 사실은 한국인이야.”

 

키타는 엄청나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일본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르시겠네요? 

 

“음, 확실하게 평소엔 일만 하다 보니 문화나 그런 건 알아보거나 즐겨본 적은 딱히 없었지.”

 

“그럼 제가 알려드리면 되겠네요!”

 

키타의 눈이 엄청나게 반짝거렸다.

 

“하지만 트레이닝이 우선인걸?”

 

“어차피 다음 레이스까지 시간도 꽤 많이 남았으니 이곳저곳 돌아다녀보죠!”

 

일본에 온지 몇 년 되가는데 한번의 여유 정도는 괜찮겠지.

 

 

 

“그럼 일단…”

 

키타는 나를 대리고 문화를 가르쳐주겠다며 놀이동산에 간다든가, 디저트 카페에 간다든가 했다. 그냥 본인이 놀고 싶은 곳 가는 거잖아…

 

“자, 그럼 트레이너씨. 마지막으로 친구 집에 갈 때의 문화를 가르쳐드릴게요!”

 

“이번에는 어디로 가는데?”

 

“저희 집으로 갈 거예요!”

 

보통 이성끼리는 집에 안 가지 않나?

 

“아, 혹시나 해서 말씀 드리는데 일본에선 친구를 부모님께 소개시켜주는 문화가 있거든요!”

 

역시 일본은 한국이랑은 좀 다른가? 

 

“그럼 키타의 부모님을 뵙는 건가? 어떤 분들인지 궁금하네.”

 

“저희 아버지는 유명 엔카가수셔요.”

 

왜 어머니는 빼고 말하지? 혹시 좀 안 좋은 일이라도 있나?

 

 

 

“여기가 저희 집이에요.”

 

키타가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키타산이라고 적힌 고급나무로 된 문패가 걸린 대저택 같은 것이 있었다.

 

“키타, 엄청 집 잘 사는구나…”

 

키타는 쑥스럽다는 듯이 살짝 웃었다.

 

“그럼 들어가죠.”

 

키타를 따라서 키타네 집 안으로 들어가자 엄청나게 험상 궂게 생긴 사람들이 양 옆으로 줄은 슨 체 서있었다. 팔에 문신도 있고 혹시 야쿠…

 

“이분들은 저희 경호원분들이세요.”

 

내가 오해했었네. 괜히 미안해지네.

 

“일본은 이런 문화도 있구나. 신기하네.”

 

 

나는 키타를 따라 키타의 방으로 갔다.

 

“중등부인 여자아이의 방에 들어가는 건 왠지 죄책감이 드네…”

 

“괜찮아요, 제 트레이너시잖아요. 일단 가서 녹차라도 가져올게요. 이것도 일본의 문화랍니다.”

 

키타가 나가자마자 키타가 두고간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훔쳐보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화면에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서 온 라인 메시지가 보였고 그곳에는 이상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키타쨩, 덕분에 트레이너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됐어.]

[덕분이야. 키타쨩도 꼭 성공하길 바래.]

 

“뭘 성공한다는 거야?”

 

의아해하기도 잠시 라인메세지로 어떤 사진이 보내졌다. 그 사진에는 내 친구, 사토노 다이아몬의 트레이너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어딘가에 앉아있었다.

요즘에 연락이 안되던데 혹시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짓이었나?

 

“트레이너씨~ 녹차랑 곁들일 과자도 같이 가져왔어요.”

 

재빨리 키타의 핸드폰을 내려두지 않았으며 들킬 뻔했다. 담당 우마무스메의 폰을 훔쳐보는 변태로 낙인 찍힐 뻔했어. 

 

“키타, 미안해. 지금 친구가 잠시 트레이너들 긴급소집이 있다고 연락을 줘서 잠시 가봐야 할거 같아.”

 

“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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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나서 써봤다. 이번은 저번 사토노 괴문서 처럼 좀 길어질 것 같다. 질문이나 설정오류지적은 댓글로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