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팬 수 '1명'. 

이는 물론 트레이너를 말한다.

굳이 트레이너를 최초의 팬으로 설정한 점은 사실 조금 의아할 수도 있다.

우마무스메가 트레센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거쳐간 부모님이나 친구들 또한 해당 우마무스메를 응원하고 있을텐데, 이들은 팬 수에 집계되지 않는걸까?

게임적 허용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이 부분을 해석해보고자 한다.



fan의 어원은 fanatic(광신적인). 즉 어떠한 대상에 대하여 무조건적인 신뢰를 주는 자를 말한다.

당신이 부모님에게 진로나 이직에 관련하여 상담한다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당신은 공무원 준비를 접고 게임 디렉터가 되려 하고, 부모님을 납득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베이스가 있다고 가정한다.



부모님이 특별히 바라는 점이 없는 한, 부모님은 당신의 의사를 존중하고 스스로 선택하도록 둘 것이다.

이는 부모님이 당신을 아끼고 신뢰한다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당신이라는 개체 자체를 공무원으로서의 당신보다 아끼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당신이 무슨 선택을 하던 결과적으로 잘 살아가기만 한다면 부모님은 만족할 것이다.

이는 당신이 유튜버나 아이돌, 김용하나 금강선에게 보내는 성원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번에는 당신이 구독하던 어느 유튜버가 컨텐츠나 스타일을 미묘하게 바꿔 개떡상한 경우를 상상해보자.

음식점이나 스포츠선수의 은퇴를 생각해도 좋다. 잘되었다는 기쁨과 함께 의문의 찝찝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당신이 그 객체를 인간성과 상품성이 결합된 무언가로 다루기 때문이다.

인간적으로는 잘 되었다고 느끼지만, 당신이 기대하는 상품성은 훼손되었다.

로스트아크를 해본 사람이라면 금강선이 은퇴를 발표했을때 느낀 좆같은 감정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물론 당신이 그들을 순수히 상품으로 대할 수는 없다! 연예인이 사생활 이슈로 타격을 입는 것을 상상해보자)



인간은 직업을 가지거나 진로를 정한 순간 상품성이 부여된다. 그러나 부모나 친구는 개체의 상품성을 배제하고 인간성만을 취급한다.

이는 우마무스메 세계관에서도 적용될 것이다.

트레센의 말딸들은 기본적으로 상품이다. 이들은 리그에 나가 싸움으로써 그 상품성을 강화한다.

따라서 데뷔 전의 말딸은 상품으로의 가능성만 존재할 뿐이다. 일단 리그에 나가면 우라라처럼 이기지 못하더라도 상품성을 입증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실제로 모의 레이스를 계속해도 트레이너에게 발탁되지 않는 경우, 

상품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어 퇴학처분 되는 것을 타키온과 스페의 육성 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은 제각각의 이유로 그녀들을 발탁함으로써, 그녀들에게 리그에 나갈 자격, 즉 상품성을 부여하였다.

따라서 당신은 최초로 그녀들의 상품성을 신뢰한 셈이 되는 것이다.



우마무스메는 달리기 위하여 살아간다고 프롤로그에서 말한다.

당신은 그녀들에게 살아가는 목적을 부여한 첫번째 사람이



















???
















다음 레이스는 0으로 써놓고 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