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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생과 혈통


메지로 아르당은 1985년에 출생해 1991년까지 일본에서 활약했다. 

노던 댄서레이디
빅토리아
네버 벤드나일 릴리네버 세이 다이브라이드
이펙트
칼리드워 벳시
노던 테이스트릴리 오브 더 나일 네버 비트아마존 워리어
부 아스완모 메지로 히류


부계를 거슬러 올라가면 전 세계의 경마계를 주름잡은 전설적인 종마 노던 댄서가 있고, 아르당보다 2년 먼저 태어난 반형제(어미가 같음) 메지로 라모누가 일본 경마 최초 암말 3관 달성에 성공한 명마였기 때문에 메지로 아르당의 혈통은 매우 좋은 편이었다. 경마가 혈통의 스포츠라고 불릴 정도로 좋은 혈통은 당연히 많은 중상 승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특히 메지로 아르당의 조부인 노던 테이스트는 선데이 사일런스의 등장 이전까지 일본 경마계의 리딩 사이어(자마 성적이 가장 좋은 씨수말)로서 군림했으며, 현재의 샤다이 그룹을 만든 씨수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노던 테이스트 본인의 성적은 G1 1승으로 명마의 반열에 오르기는 부족했지만 자마들의 일본 경마 G1 승수를 합쳐보면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을 정도.


메지로 아르당은 쌍둥이로 태어났다. 일반적으로 말의 자궁 크기는 매우 한정적이고, 따라서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에는 새끼의 체구가 작아 경주마로 활약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암말이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에는 낙태를 하는데, 애니메이션 RTTT에 나온 어드마이어 베가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어드마이어 베가는 수정란때 쌍둥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경우로, 한 쪽 수정란을 없애고 하나만 남긴 것이 어드마이어 베가였다. 때문에 RTTT 애니메이션에서는 태어나지 못한 쌍둥이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이른 시기에 쌍둥이임을 발견한 어드마이어 베가의 경우와는 다르게, 메지로 아르당은 태어나서야 쌍둥이임을 알았다. 하지만 메지로 아르당의 경우에는 쌍둥이 형제가 사산되었는데, 덕분에(?) 메지로 아르당은 현역 시절 '중전차'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몸집이 좋았다.




2. 경주마 시절 : 아쉬운 클래식(3세) 시즌, 부상에 시달린 고마(4세 이상) 시즌


메지로 아르당은 500kg이 넘는 거구로 성장했지만, 경주마로서 가장 중요한 다리가 완전히 성장하지 않아서 데뷔가 늦은 편이었다. 일반적으로 경주마들이 2세 시절에 첫 데뷔전을 치루며 클래식(3세) 시즌을 준비하는 것과는 다르게, 아르당은 클래식 시즌 3월이 되어서야 첫 데뷔전을 치루게 된다. 결과는 1착. 이후 치뤄진 400만 상금 클래스 경주에서도 1착으로 승리하며 중상에 도전한다.


메지로 아르당이 처음으로 출전한 중상은 NHK배. 당시에는 G2 등급의 경주였으나, 현재 우마무스메에는 NHK 마일컵(G1)으로 되어 있는 경주다. (폐지 후 대체) '88 NHK배는 10번 인기였던 마이네르 글라우벤이 뜬금없이 승리를 챙기며 역배가 터진 경주였지만, 이 경기에서 메지로 아르당은 2착을 했다. 다만 당시 아르당이 기록한 2착은 마루젠스키의 아들인 사쿠라 치요노 오, 딕터스의 아들인 샤커 보이를 누르고 차지한 결과물이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었다. 


사쿠라 치요노 오는 이미 2세 최강자를 가리는 경주 중 하나인 아사히배 FS(G1)를 우승한 주니어 최강자 중 하나였고, 샤커 보이 또한 한신 JF(G1)를 우승한 주니어 최강자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한신 JF가 암말 한정 경주이지만, 1988년 당시에는 성별에 따른 출주제한이 없어 숫말인 샤커 보이도 출주가 가능했다.)


메지로 아르당이 선택한 첫 G1 레이스는 당해 3세마의 최강자를 가리는 일본 더비. '88 일본 더비에 출주한 메지로 아르당은 사쿠라 치요노 오와 명승부를 펼치나, 아쉽게도 2착에 머물고 만다.



https://youtu.be/gw0UbhfNfiA



당시 더비는 출주 가능한 경주마 숫자의 제한이 마땅히 없었기 때문에 총 24마리의 경주마들이 클래식 최강에 도전하며 일제히 게이트를 빠져나오는 장관이 펼쳐졌다. 선행책을 펼치며 앞으로 나가는 사쿠라 치요노 오를 마크하듯이 뒤에서 따라간 메지로 아르당은 최종 직선에서 가장 앞서 달리던 사쿠라 치요노 오를 추월하며 선두에 서는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쿠라 치요노 오가 뒷심을 발휘하며 아르당을 재추월. 아쉽게도 결과는 2착이었다.


격렬한 최종직선에서의 승부 때문이었을까, 더비 우승마인 사쿠라 치요노 오와 2착마인 메지로 아르당은 나란히 부상으로 휴양에 들어가게 된다. 유력한 우승 후보이자 사츠키상 우승마였던 야에노 무테키는 4착, 샤커 보이는 마군에 휩쓸리며 15착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무려 1년간의 길고 긴 장기휴양을 마치고 복귀한 메지로 아르당. 오픈 등급의 레이스에서 1착을 기록하며 다음 레이스를 준비한다. 그렇게 맞이한 1년 1개월만의 중상. 주쿄에서 열리는 2000m G2, 타카마츠노미야배. (현재는 단거리 G1이지만, 당시에는 중거리 G2 등급의 레이스였다.) 타카마츠노미야배에서 마주친 경쟁자는 뱀부 메모리. 이전까지 더트에서 별볼일 없는 모습이었지만, 89년 5월 잔디로 노선을 변경해 출주한 야스다 기념에서 1착을 하며 첫 G1을 따낸 무시할 수 없는 상대였다.


아쉽게도 당시의 영상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메지로 아르당은 뱀부 메모리를 따돌리며 타카마츠노미야배를 우승한다. 당시 우승 기록은 1분 58초 9. 타카마츠노미야배 신기록을 써내며 메지로 아르당은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그렇게 앞으로 승승장구할 일만 남아보였던 메지로 아르당은 거대한 산맥과도 같은 경쟁자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헤이세이 3강
오구리 캡
G1 4승, G2 4승, G3 4승
슈퍼 크릭
G1 3승, G2 3승
이나리 원
G1 3승


타카마츠노미야배를 우승하고 호기롭게 출주한 다음 중상인 G2 마이니치 왕관. 마이니치 왕관은 1착마에게 천황상 秋 우선 출주권이 주어지는 만큼, 천황상에 앞선 평가전 내지 전초전에 해당하는 중상경주다. 그리고 메지로 아르당은 이 경주에서 지방에서 올라온 괴물 오구리 캡, 그런 오구리 캡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이나리 원과 맞붙게 된다. 결과는 오구리 캡 - 이나리 원에 이은 3착. 우승까지 모자랐던 시간은 단 0.2초였다.




https://youtu.be/vl_TUYTL_YA



전초전을 3착으로 마치고 마주한 마생 두 번째 G1, 천황상 秋. '89 천황상 秋는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던 헤이세이 3강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역대급 경주였다. 1년 전 '88 일본 더비에서 맞붙었던 야에노 무테키 또한 이 경주에 출주했다. 그렇게 유력마 5마리가 한 자리에 모인 G1. 메지로 아르당은 3번 인기를 받고 출주했다.


1년 전의 더비와 비슷하게, 메지로 아르당은 선행 포지션으로 달리는 슈퍼 크릭의 뒤를 이어 달리며 마크하는 전략을 취했다. 최내각 코스를 잡은 메지로 아르당. 최종 직선에서 최내각 위치의 이점을 살려 잠시 슈퍼 크릭을 추월하는 듯 했다. 하지만 슈퍼 크릭은 중장거리 레이스에 특화된 스테이어 답게 최종 직선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후방에서 미친듯한 속도로 가속해 올라오는 오구리 캡. 최 내각에서 벌이는 슈퍼 크릭과 메지로 아르당의 격렬한 순위 경쟁. 결과는 슈퍼 크릭의 승리였다. 이번에도 메지로 아르당에게 필요했던 시간은 단 0.1초였다.


또 다시 격한 승부처에서의 싸움이 독이 되었던 것일까, 메지로 아르당은 굴건염이 발견되어 또 다시 긴 장기휴양에 들어가게 된다. 1년간의 휴양을 마치고 선택한 복귀전은 '90년 9월에 열린 G3 올 커머. 1번 인기를 받았지만 4착이라는 아리송한 결과를 받은 메지로 아르당은 또 다시 천황상 秋에 도전한다.




https://youtu.be/XvN9ssIjm6Q



그렇게 1년만에 다시 마주한 천황상 秋.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던 클래식 시즌의 동료인 야에노 무테키, 이미 일본 경마 그 자체가 되어버린 오구리 캡, 타카마츠노미야배에서 마주쳤던 뱀부 메모리, 그리고 당해 타카라즈카 기념을 이겼던 오사이치 조지까지. 경쟁자들의 라인업은 화려했다.


클래식 동기인 야에노 무테키와 나란히 7-8번 게이트를 배정받은 메지로 아르당. 매 번 그래왔듯 선행책을 펼치며 중단에서 나아가다가 최종직선에서 스퍼트하는 작전이었다. 최종 직선에서의 상대는 야에노 무테키. 저력을 보여주며 최종 직선에서 쭉쭉 뻗어나왔지만, 야에노 무테키를 추월하지는 못하고 결과는 2착. 이번에는 머리 차이였다. 1위인 야에노 무테키와는 단 0.1초도 차이나지 않았던 치열한 경주였다. 하지만 메지로 아르당은 결국 G1에 닿지 못했다.


천황상 秋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모은 메지로 아르당은 2번 인기로 한 해의 마지막 G1인 아리마 기념에 출주하지만, 오구리 캡의 라스트 런의 희생자가 되며 10착을 기록. 다음 해에 출주한 G2 경주에서 4착을 하고 난 뒤 또 다시 굴건염이 발생하며 세 번째 장기 휴양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복귀를 선언했지만 이미 전성기가 지난 상황. 동기들은 모두 은퇴하고 난 이후였고, 오픈 클래스의 경주에서도 1착을 따내지 못하며 '91 재팬컵을 마지막으로 경주마에서 은퇴하게 된다.


3. 현역 시절 총평


메지로 아르당은 G1과 인연이 없었다. 좋게 말하면 경쟁자들이 너무 강력했고, 나쁘게 말하면 그만큼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이길만한 능력이 없었다. 하지만 메지로 아르당은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경주마였다. 메지로 아르당이 속한 '88 클래식 시즌은 역대급 "끼인 세대". 89년 혜성처럼 등장한 막강한 실력의 헤이세이 3강에 밀려 실력을 과시하지 못했던 세대다.


비록 부상에 시달렸지만, 메지로 아르당은 세 번의 부상을 이겨내고 동기들 중 가장 마지막까지 레이스에 참가했다. 막강한 경쟁자들을 상대로 G1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저력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꾸준히 3착 이내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쌍둥이로 태어난 탓일까, 연약했던 다리 때문에 1년 넘게 휴양을 하며 자신의 전성기를 모두 소모해버렸기에 아쉬움이 남는 경주마다.


4. 은퇴 이후의 삶


메지로 아르당은 은퇴 이후 씨수말로 활동했지만, 일본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러던 2001년 중국이 자국 경마산업의 발전을 위해 일본에서 종마들을 수입하게 되는데, 이 때 메지로 아르당도 중국으로 향했다. 메지로 아르당은 2002년 6월 교배 중 심장마비로 사망하며 생을 마감했지만, 그 중 우디라는 자마가 중국 경마계에서 우승을 쓸어담으며 활약을 하였다. 한때 우디의 교배료가 5만 위안에 달할 정도였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중국의 경마 산업 규모를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5. 우마무스메에서의 모습


메지로 아르당을 상징하는 물건은 유리 구두. 잘 깨지는 속성을 가진 유리는 빈약한 다리의 내구성을 상징한다. 인게임 내 스토리에서 메지로 아르당은 다리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고, 자칫 잘못하면 우마무스메로서 활동할 수 없을 수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자매인 메지로 라모누의 위대한 업적에 짓눌려 부담감을 갖기도 하고, "재능은 있지만..."이라는 수식어가 아르당을 따라다니며 상처로 남는다.


하지만 메지로 아르당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붙잡고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우마무스메로 그려진다. 출주를 위해서라면 적성에 맞지 않는 단거리 더트 코스마저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기회로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자신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는 트레이너에게 어깨를 빌려달라며 기대어 밤바다를 바라보는 스토리의 마지막 부분은 메지로가의 영애다운 엔딩 장면. 만약 기회가 된다면, 이 비운의 명마와 함께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