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러다 이혼당할지도 모르겠어. 열심히 살았는데...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트레이너, 벌써 10번 째 같은 말이다.]


[아아... 그래~? 딸꾹! 오구리, 내가 가장 신뢰하는 첫 담당! 나는 술에 취하면 사람도 구분 못하고.. 으윽, 술버릇이 고약하거든! 그러니까...]


['취했다면 택시에 태워 집에 보내라'. 맞지, 트레이너?]


[맞아! 역시 너는 언제나 대단하구나.. 이제 19살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영특함이야. 네가 최고야, 오구리 캡...]


[응, 트레이너. 우리 집으로 가자.]


오구리 캡은 트레이너와 함께 택시에 몸을 실었다.


트레이너가 아닌, 그녀의 집을 향해서.








끼이이...




낡은 문의 경첩 소리가, 쥐가 새어들어온 것처럼 미세하게 빛을 내며 열린다.


그 안으로, 잔뜩 취한 트레이너가 침대에 널부러져있다.




꿀꺽.




자연스레 오는 긴장감에 몸서리치며 침을 삼켰다.


제 방인 것도 잊은 것처럼 조용히,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방 안으로 들어온 오구리는 얕은 빛을 내던 문을 조용히 닫았다.




"...트레이너. 자는건가."




그리고 특유의 무뚝뚝한 어조로 트레이너에게 말을 건다.


하지만 들려오는건 침묵 뿐.


그 조용한 침묵 속에서, 오구리의 가슴이 더욱 더 쿵쿵 뛰어오기 시작했다.


다시금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익숙하리만큼 많이 보아왔던, 하지만 무척이나 새롭고 설레여오는 제 방을 거닐었다.


그리고 마침내 가로지른 발걸음이 침대에 도달했을 때, 1착을 따낸 것처럼 벅차오르는 가슴을 가볍게 심호흡하며 애써 내려낸다.




"트레이너. 깨어 있다면... 대답해."




자고 있다는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번에는 조금 더 큰 목소리로 트레이너를 불렀으나 역시나 돌아오는건 침묵 뿐이었다.




긴장하지말자.


그냥... 만취한 트레이너가 잘 자는지 확인하러 온 것 뿐이니까.




그렇게 스스로 자기암시를 하면서, 오구리는 조용히 트레이너의 얼굴을 내려봤다.




"...아."




잠든 얼굴을 마주보자 무심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그곳에는 그토록 바라고 염원했었던, 끝내 얻지 못한 트레이너가 숨소리조차 내지 않은 채 조용히 잠들어있었다.


그 얼굴에서 도저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전에 없던 감정들이 마구마구 솟아오른다.




정신차려야 해.




도리도리, 고개를 젓고서 다시 트레이너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봤다.




"트레이너, 자고 있냐고 물었어."




이번에는 확실히 의사전달이 될만큼 평소의 목소리로.


그렇지만 역시나 대답은 없었다.


이정도면 확실했다.


평소 담당들에게 철저한 모습만 보여주던 트레이너가, 이정도까지 인기척을 냈는데도 깨어나지 않는다니.


확신에 가득찬 오구리가 더욱 기대감에 부풀어올랐다.




"...정말, 자는건가."




그리고 이만큼 확인했다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스르륵- 




입고 있던 사복을 한꺼풀, 한꺼풀, 조용히 벗어낸다.  


그리고, 방 한구석에 단정하게 개어진 또 다른 사복을 천천히 입었다.




'역시 오구리네~ 내 아내가 자주 입는 옷인데, 훨씬 잘 어울리는걸!'




진실을 알고난 이후 단 한번도 입어본 적 없던, 트레이너의 아내가 즐겨입는 옷. 


옷을 차려입고 방 한 켠에 놓인 거울에 제 모습을 비추어본다.


마치 트레이너의 아내가 된 것 같은 기분.


단정함을 추구하는듯 정확히 맞추어진 사이즈에 가슴 쪽이 답답했지만, 차오르는 흥분감에 비해서는 신경 쓸 일도 아니었다.


곧바로 이 흥분감이 가시기 전에, 침대에 걸처앉고서 천천히 트레이너를 향해 상체를 기대었다.


침대 위에서 내려다보는 트레이너의 모습은... 매 순간 새롭고 설레여오는 감정을 주었다.


두 팔로 조심스럽게 트레이너가 입은 옷을 한꺼풀 벗겨낸다.


그리고선 엉덩이를 들어올린 고양이 자세로 트레이너의 복부에 멈춰섰다.




"하아, 하아..."




가까이서 맡아지는 트레이너의 체취에 점점 숨이 가빠지고, 온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울려퍼지는 흥분의 고동을 참지못하고 스스로의 커다란 가슴을 움켜잡았다.




"흐읏....!!"




저도 모르게 새어나온 신음소리에 본능처럼 트레이너의 얼굴을 확인했지만, 바뀌지 않은 표정에 안도하며 다시금 바지로 시선을 옮겼다.


저 안에- 그토록 바라던 트레이너의 인자봉이 있다.


온 몸을 지배하는 흥분감이, 그의 유전자를 갖고 싶다며 비명을 지른다. 


저도 모르게 목울대가 꿀꺽, 움직인다.




"쓰읍, 하아... 하으, 아..."




두 손으로 양 다리를 잡은 채 상체를 숙여 트레이너의 인자봉이 숨은 곳에 머리를 숙였다.


겨우 체취를 맡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추잡한 욕망으로 가득버린다.


그렇다면, 직접 보게 된다면...


직접, 맛보게 된다면...


달아오른 우마무스메의 육체는 트레이너의 체취를 맡는 것만으로도 이미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있었다.


기분좋게 저릿거리는 아랫배가, 푹신했던 팬티가 서서히 젖어간다. 




아직 밤은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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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에 갤에 썼던 글에서 오타 수정하고 올림




https://youtu.be/cnOWmz7csNw

이거 들으면서 썼음

트럼프 노래 잘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