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아아아아아악!!! -



민수의 비명이 입만의 고막을 울려댔다.



" 하아... 안죽었나.. "



상식적으로 벌어질 수 없는 던전브레이크 , 분명 안정성을 확인하고 들어왔건만 좆같은 탱커새끼가 구라라도 깐건지 기다렸다는 듯 브레이크가 벌어졌다.



" 후우... "



숨을 내쉬며 천천히 눈을 떴다. 당장 울리는 비명을 보니 상황종료까지는 아직인 것 같았으니까.



" 흡. "



입만은 눈을 뜨자마자 그대로 감을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자신이 그토록 망상속에서 겁간 , 촉수간 , 강간 , 납치를 벌였던 수진이 한낯 고깃조각이 되어져 있었으니까 말이다.




두 눈알은 산채로 뽑힌건지 얼굴이 고통으로 얼룩지어져 있었고 입은 찢어지다못해 턱이 너덜너덜해 있었다. 사지는 누군가 잡고 뜯은듯 갖고 논듯한 흔적을 가지고 있었고 그나마 멀쩡한것은 볼록한 가슴이 있는 상체였다.




' 시발... 안먹을거면 나주지. '



아쉬움이 스쳐지나가며 천천히 다시 가늘게 눈을 뜨며 제 몸상태를 확인했다.



' 팔.. 다리... 배... 전부 오케이. 건강하네. 각재고 튀어야겠다. 가기전에 가슴한번 만져보고. '



동료의 죽음에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사실 브레이크가 흔치않은거지 이런 하위던전에서 좆밥끼리 돌아다니다 보면 뒤지는걸 보는 것은 발에 채일정도로 많았다.



' 딱히 동료도 아니었고. 뭐... 이러다 럭키가이 호칭같은거 달리겠네. '



그리고 그중 최고존엄 좆밥인 입만은 이런 상황과 베스트 프렌드라 봐도 좋았다. 하나라고 있는 능력이 좆박은 탓에 항상 밑바닥을 기었으니 말이다.



수입이 높은만큼 치사율 역시 괘를 달리하기 마련이니까. 가슴을 만지며 저 눈도 감겨주리라는 보답을 생각하며 비명의 근원지로 눈을 돌렸다.



' ...... 시발? '



알몸의 여성이었다. 당장 가슴을 만지자 생각했던 수진을 까맣게 잊어버릴정도의 그런 미녀. 거대하면서도 물방울을 유지하는 거유에 끝에 매달린 핑두는 말할 것도 없고 쥐는것만으로 쌀것같은 엉덩이는 말하면 실례 발기하면 사정을 부탁하고 싶었다.



근데 그런 미녀는 지금.



" 그만해에.. 이 미친녀나아아아아아악!!!!!! "



지이익! -



" 잘못...잘못해쓰니까아...! "



뚜두둑!! -



현재 진행형으로 민수의 팔다리를 가지고 인형놀이 중이셨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흑발은 더 이상 본연의 윤기가 아닌 피로 붉게 물든 적발에 가까웠다.



더 자세히 관찰해보니 더했다. 온몸에 덕지덕지 묻은 피는 마치 피의 갑옷을 입은 여장군 과도 같았지만 인형을 조립할때마다 신기하다는 듯 반짝이는 눈은 신개념 싸이코패스를 보는듯 했다.



' 방법이... 있을리가 있나. '



앞으로 가나 뒤로 가나 뒤지는게 뻔했다. 능력이 스치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그 능력은 수면상태에서만 가능하니 지금 당장 저 사이코패스의 턱주가리를 소닉붐을 만들어내며 날리지 않는이상 불가능.



결국 사망엔딩이었나.



물컹 -



" 음. 말랑하네. 역시 가슴은 최고야. "



그렇다면 남은것은 즐길 뿐이었다.



" 한입만..!!! 도...도와...히이이익!!! "

" 뭘 한입만이야. 나만 만질건데. 변태새끼. "



단단히 변태새끼가 따로없었다. 아무리 절박해도 그렇지 시간은 아니지 않은가?



' 아닌가...? '



천천히 자지를 내려다보다 반응을 안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 아무래도 시간은 아니지. 반성해라. 민수야. "

" 한입마아아안!!! "

" 그렇게 절박해도 안된다니까...참. "



이래서 이상성욕들이랑은 이야기가 힘들었다.



부드럽고 말캉한 감촉을 즐기며 차례를 기다렸다. 어차피 뒤질거 가까이오면 가슴이라도 만질 셈이었다. 



삶에 미련이라고는 쓰잘데기 없었던 능력뿐이었으니 그로인해 잃은것들을 생각하면 자살해도 무방했다. 그러니 이왕 죽을거 정체모를 미녀의 가슴한번 만지는건 용서해주지 않을까.



" 한입만!!!! "

" 싫다고 병신아. "



뚜둑! -



뼈가 부러졌다. 정확히 목뼈였다. 끝까지 시간을 주장하며 두눈을 부릅뜬 성욕에 미친 짐승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 나도 똑같나... 아니지. 난 시간은 안해. '



이상하게 정신이 멀쩡했다. 곧 죽어서 그런걸까 점점 차가워지는 가슴의 감촉에 슬슬질려 대충 시체를 던졌다. 묻어주거나 할 필요없이 몬스터가 먹을테니 신경쓸 필요따위는 없었다.



' 눈은 감겨주지 뭐. 내 눈은 누가 감겨주냐. '



수진의 눈을 감겨주며 시시콜콜한 감상을 내뱉었다. 그렇게 등을 돌렸을때 어느새 여인은 내 앞에 선 채였다.



" 안녕. "



본인이 생각해도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상식을 뛰어넘어 발생한 던전브레이크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때 모두를 학살하고 있었던 살인마. 그런 여자한테 인사가 통할리가 없지않은가.



" 안...녕? 아녀. 아녕? "

" 받아주네 , 시발? "

" 안녕. "



살갑게 손마저 흔들어주는 모습에 눈물이 차오를뻔했다. 



' 말이 통한다고? '



입만은 천천히 여인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커다란 눈과 강아지같은 눈꼬리 높은 코와 큰입은 어디선가 봤던 댕청미를 일으키는 미녀의 속성을 내포한 채였다. 물론 피로 얼룩진 케로베로스 였지만.



키는 170cm 정도 될까. 무언가 말하려는듯 열려다 닫히는 입 속으로 보이는 자그마한 혀는 그대로 더럽히고 싶다는 욕망을 일으켰다.



" 말할 줄 알아? "



탁 -



누군가 봤다면 그렇게 이마를 쳤겠지. 



본인이 말하고도 얼척없는 질문에 뒤졌다는 경고가 머릿속에 도배됐다. 죽을 각오를 했지만 죽고 싶은것은 아니었으니까. 



무엇보다.



' 능력은 쓰고 죽고싶다고 시발..! '



외길 존버인생 그 끝을 봐야하지 않겠나?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눈에 힘을 주고 최대한 여인의 표정을 살폈다. 말이 통한다는 전제하에 어쩌면 잘 구슬릴 수 있을지도 몰랐으니까.



" 너. "

" 응. 왜.. 아니 무슨일로 부르시는지...? "

" 죽어. "

" 네? "



검지를 들어 미간을 가르킨다.



" 너. 죽어. 저렇게. 내가 죽여. "



그리말한 여인은 성큼성큼 손을 들어 다가왔다. 다급하게 손을 뻗어 뒷걸음질 치자 있던자리에 멈춘 여인은 아리송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 왜 도망쳐? 너 죽어야돼. "

" 아니아니아니아니요. 저 안죽어요. 안죽게 해주세요 제발..!!! "

" .....? "



' 물음표 좀 띄우지 마세요 제발..!!! '



" 너 , 안죽어? "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이 이제는 입술을 검지로 누르며 귀엽게 갸웃하는 통에 절로 고개를 끄덕일뻔했지만 필사적으로 손을 저었다.



" 안죽어. 나 . 안죽어. 너한테. 산다. 나. 나간다. "



입만은 최대한 여인에 어투에 맞게 씨부렸다. 물론 개소리였지만 이상하게 이것이 통할 것 같았기에.



" 왜? "

" 그...그게.. "



' 시이이이이발...!!! '



머릿속이 터질것 같이 복잡하다.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것 같으면서도 부정적인 생각이 머리를 덮는다. 아니 대체 저 순수악은 뭐란 말인가?



' 왜 귀엽게 물어보는건데?!! '



저도모르게 허락해버릴것만 같았지만 고개를 저어 정신을 차렸다. 



" 쟤도 쟤도. 다 죽었어. "



검지로 민수와 수진을 가리킨다. 수진 쪽 역시 여인이 죽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사체절단...? '



부르르 -



떨리는 몸을 가누고선 여인을 설득했다.



" 왜...왜 죽었는데? "

" 아파서. "

" 아파서 죽은거야? "

" 응. 내가 죽여줬어. "

" 왜 죽였는데? "

" 응? "



뭘 이상한것을 묻냐는 듯 갸웃한다. 약간의 짜증이 든것인지 찌푸려지는 인상에 입만은 넙쭉 엎드렸다.



" 그냥 궁금해서 그랬어! 궁금해서! 왜 죽였는지 알면 왜 내가 안죽어야되는지 알려줄게? 응? "

" 응우....... "



톡 톡 -



가느다란 검지가 제 입술을 두들긴다. 한눈을 파는 낌새로 보아 도망의 가능성도 점칠 수 있지만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도망으로 살 수 있었다면 민수는 진작에 살았다는 것을.



' 애초에 탱커도 못도망친 상대를 어떻게 떨궈. 말밖에는 없어. '



순수로 얼루진 악마에게 난 최대한 이빨을 까야했다. 입술에 침을 바르며 악마를 기다렸다.



" 아파해서. 아파해서 죽여줬어. 아픈거 나빠. 싫어. "

" 맞아. 아픈거 나쁘지. 잘 죽였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

" 응! 그러니까 너도 죽어. "

" 아니아니아니?! 그건 아니야. "

" .....왜? 넌 안아파? "



' 이거다. '



난 드디어 트리거를 찾았음에 불끈 주먹을 쥐었다. 어쩌면 타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샘솟았다. 



" 응. 난 안아파. 그러니까 안 죽여줘도 돼. "

" 거짓말. "

" 네? "

" 너 지금 떨고 있어. 떨면 아픈거야. 내가 도와줄게. "

" 배고파서 그래 배고파서! 밥을 안먹어서 떠는거야 응? "

" .... 배고파? "



꼬르륵 -



때마침 타이밍 좋게 울린 배꼽시계 , 속으로 나이스를 외치며 여인을 바라봤다. 납득했다는 표정 , 난 차오르는 희열에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 살았다 시바아아알!!! 병신같은 탱커새끼! 던전에서 꽁냥대니까 뒤진거다 병신아! '



이미 뒤져버린 패배자에게 난 안녕의 뻐큐를 날려줬다. 더러운 한입충의 최후란 원래 그리 비루한것이었다. 죽은것을 노리다니 갱생의 여지조차 없는 씹새였다.



" 응! 배가고픈거지 아프거나 어디 안좋은건 아니야. 그러니 걱정안해줘도 돼. "

" 그렇구나.... 응. 알았어. "

" 그럼 이제...? "

" 이제 죽어. "

" ............. "



순간 잘못들었나 싶은 생각에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날 따라 갸웃하는 고개를 보며 난 그게 현실이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입에서 수만가지 말이 머물며 서로 다퉜다. 누가더 씹새인지를 겨루며 최대한 독기를 뽑아냈다. 그렇게 나온 말은 결국.



" 네? 잘못들었습니다? "

" 죽어. 너 죽어야돼. "

" 왜요? "



결국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버렸다. 그 짧은시간의 똥꼬쇼를 회귀라도 한듯 돌아와서 입만은 벙찐 표정으로 여인을 바라봤다. 제발 거짓말이라고 말하라는 듯이.



하지만 돌아온 여인의 말은 하나의 선고가 되어 묵직하게 입만에게 낙인처럼 박혔다.



" 박사가 목격자는 남기지 말랬어. 목격자가 남으면 자유 없다고. "



' 박사? 목격자? 시발 뭔 개소리야? '



수만가지 말이 입안에 맴돌았지만 입만은 다 참고 하나를 걸러냈다.



" 그 박사는 지금... "

" 죽였어. 박사도 목격자였어. "

" 그렇....구나. "



털썩 -



무릎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버렸다. 바닥을 뒹구는 수진의 가슴을 다시한번 만지려다 멈췄다. 어느새 차갑게 식은 몸은 더이상 처음만큼 황홀한 감촉이 아니었으니까.



더 이상 남은것도 털 아가리도 없었다.



덥썩 -



" 큭...크윽... "



가느다란 손이 입만의 멱살을 잡으며 천천히 목으로 향한다. 마치 뱀이 조이는 것처럼 스무스하면서도 아무런 악의없는 움직임은 온몸에 소름이 돋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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