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는 7살짜리 아이가 산다.
또래보다 키가 조금 큰, 여자아이같은 목소리를 가진 하늘색 내복차림의 남자아이가, 침대에 누워 두려움에 떨고있다.
생에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고찰해본 아이는 자기 삶에 공허라는 마침표가 존재함을 깨닫자 어린 짐승이 되어 소리없이 울부짖었다. 째깍, 째깍, 하고, 새벽 세시를 가리키는 시곗바늘이 아이 대신 울음소리를 내어준다.
아이는 항상 잠들어 있다가, 내가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면 어김없이 깨어나 숨막히는 공포에 질린다. 십자가도 염불도 아무 소용없는 허무에 대한 공포에. 그러면 시곗바늘 소리가, 거실에 놓인 낡은 괘종시계의 소리가 함께 나타나, 나를 부모님이 없던 그 집으로 다시 되돌려 놓는다.
째깍 째깍
그런데 방금 그 아이가 죽은 것 같다.
이제 죽음에 대해 생각해도 아무렇지 않은 것을 보니 분명 그렇다.
누가 죽였을까. 서른이 다 되도록 남에게 댈만한 직업 하나, 아니면 인생계획 하나 없는 아들일까, 그런 아들이 한심한 어머니일까. 꿈을 비웃고는 꿈을 찾으라하는 어머니일까, 아니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부끄러워 말조차 못하는 아들일까.
사실, 그런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다 변명거리일 뿐이니까.
마침 거실 시계가 고장나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
오늘은 용기가 좀 날 것 같다. 아이가 죽은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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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꿈을 펼쳐라 그것이 바로 문학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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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아이가 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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