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설을 쓰고 싶지만 생각나는 주제가 없어서 생각나는 주제가 없는 것에 대한 소설을 쓸려고 한다. 
나는 나무라이브를 켜 세 줄을 쓰고 지웠다 쓰고 지웠다를 반복한다.
그리하여 나는 소설을 쓰고 싶지만 생각나는 주제가 없어서 생각나는 주제가 없는 것에 대한 소설을 쓸려고 한다로 45행시를 써보겠다.



그날 밤, 너는 그곳에 쓰러져 있었다. 
리본을 머리에 묶고 누군가로부터 버려져 있는 듯한 너는 나로
하여금 너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였다.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구분이 안 갈 만큼 심하게 다친 너는
나체 상태로 그곳에 쓰러져 있었다. 너
는 아주 작은
소리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지.
설마 그런 너가, 커서 이렇게 될 줄이야. 
을지로에서의 그날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쓰레기마냥 버려져 있던 너를 나는 그냥 지나치
싶지 않았던 것이다.
지원이. 그게 내가 너에게 준 이름이다. 
만원 짜리 옷을 너에게 입혀 주던 그 때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각진 성격을 가졌던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너
는 그런 성격의 나를 잘 받아들이고, 서로 담화를
주고받으며, 그렇게 친해져갔던 것 같다.
제천으로 돌아가던 그 날, 
가지 말라며 넌 나를 부추겼다.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다며 너를 설득하려 들었다.
어머니를 만나러 가야 한다 하며 나도 너의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나는 그때 너를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
각각 떨어져 살고 있는 지금
나는 너를 떠난 것을 후회하고 있다. 너
는 날 기억하고 있니? 만약 신이 나에게 인생을 한 번만 다시 살아볼 기회를 
주면, 나는 분명히 그때
제천으로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가면 너는 날 그리워할 거잖아. 하지만, 그런 기회는
없다. 나
는 너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내고 살아볼려고 한다. 그
것은 너에게나, 나
에게나 꼭 필요한 것이니.
대신 너를 떠나갔던 것에 대한 
한은 죽을 때까지 지니고 살아야겠지. 너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였다.
설령 내가 널 잊고 살아간다 해도, 너는 나에 대한 기억
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오늘도
쓸쓸한 인생을 산다. 너를 버
려버린 이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고독하다.
한이 맺혀 이제 더 이상은 살 수가 없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