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다
부지런하다가 아니라 빠르다
나의 생각 나의 행동
빠르다
저 멀리서 떨어지는 별처럼
내 주변을 호버링하는 모기처럼
돌아가는 선풍기처럼
야자때 주어진 쉬는 시간처럼
빠르다
부지런한 건 아니고 빠르다
이 괴상망측함을 어떻게 표현할까
이 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이미지? 음악?
아니다 글로 표현하자
이 모든 감정을,
내 호흡 내 피부
이 모든 걸 표현하자
일단 한번 해보자
적어보자 이 흥분을
이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을 표현하자
허공을 솟구쳐가는 로켓처럼
화가 나서 집어던진 휴대폰처럼
주체할 수 없는 이 감정을
이 흥분을 표현하자
이 순간 하나하나를 살려서
다소 글머리가 없더라도 표현하자
가는거다 저 끝에 있는 나의 감정에
이 흥분에 진원지에 그리고 그 조종실에 가는거다
저 끝을 향해가보자
나의 마음을 향해가보자
이 흥분을 이 소란을
가보자
나의 마음을 향해가보자
이 차분함을 이 적막함으로
가보자
나의 마음을 향해가보자
침착하게 흥분을 향해
적막하게 소란을 향해
가보자 두드려보자
이 쿵쾅대는 마음 속에서
차분이 망치를 들고
들어가자
조용히 핀을 뽑고
(펑)
들어가보자
저 마음의 너머로
문을 두드린다
부기장이 열어준다
기장이 흘낏 돌아본다
기관사가 고개를 내민다
그렇게 그곳에 그 순간에는 4명의 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