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바람이 많~이 분다했더니, 역시."
"너랑은 딱히 상관 없는 일이잖아."
"상관 없기는? 너 때문에 내 일감들이 날라다니는데."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네 체질은 네가 간수하시죠? 켄.씨?"
켄은 언짢은듯한 표정을 짓는다. 아주 미묘한 변화였기에 헤이즈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때 저 멀리서 쿠로가 말한다.
"우와아, 돈이 날라온다!"
헤이즈는 조건 반사 수준으로 급하게 반응한다.
"뭐? 어디?"
"돈에 약한 네 성격은 잘 알고 있어. 네 성격이나 잘 간수하시죠? 헤.이.즈.씨?"
헤이즈는 분노가 치밀어오르지만 이내 그만둔다. 멀리에서 저격 임무를 끝내고 돌아가던 류와 린이 다가온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싸우면 되나요."
"조만간 만나게 되겠지."
다섯은 각자 조금씩 다른 표정을 짓는다. 8초 정도 정적 끝에 류와 린은 "나중에 또 뵙죠." 라며 떠났다. 그리고 헤이즈의 전화가 울렸다. 랩터였다.
"대체 언제 오는 거야?"
"금방 가."
"랩터, 전화 바꿔봐. 내 이 놈을 그냥..."
헤이즈는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부자연스럽게 웃고 뒤로 돌아 뛰어간다. 벙쪄있던 쿠로가 말했다.
"켄, 우리도 가자."
"응."
"근데 너 되게 짜증나는 표정 짓더라."
"그런 표정 안 했어."
"그 표정 했어."
"안 했어."
"했다니까."
"안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