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어느 마을에 늙은 홀어머니를 홀로 모시고 사는 한 나무꾼이 살았습니다. 그 나무꾼은 심성이 곱고 이웃들한테도 친절하였고, 좋은 고기가 있으면 먼저 어머니께 드릴 정도로 효성이 깊었습니다. 단 하나 그 나무꾼한테 아쉬운 게 있었다면 장가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먹고 살기 위해 나무를 베어야만 했고 어머니까지 모셔야했기에 장가를 못 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자신 때문에 장가를 못 가는 아들을 위해 항상 신령님을 향해 기도를 올렸습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아이고, 우리 아들... 저리 심성이 착한데. 왜 우리 아들한테 시집오는 며느리가 없는게고... 신령님이시여. 부디 저희 아들이 장가를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은 오늘도 어김없이 산에서 나무를 베면서 마을에서 팔 땔감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도끼를 휘둘렀습니다. 아주 많은 땀을 흘리면서요. 그런데 계속 나무를 하던 중에 숲 속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오면서 나무꾼은 놀랐습니다.
"히익!! 사슴이잖아. 간 떨어지게시리."
"나무꾼님! 나무꾼님!! 부디 저 좀 감춰주세요! 사냥꾼이 절 쫓아와요! 목숨을 살려주시면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아이고, 그렇구나. 불쌍한 것, 저기 저 떌감 뒤에 빨리 숨거라!"
갑작스러게 등장한 사슴의 등장으로 나무꾼은 놀란 것도 잠시 사슴이 숨을 고르면서 숨겨달라는 절박한 말에 나무꾼은 사슴을 불쌍히 여겼습니다. 사실은 말을 하는 사슴이 신기해서 숨겨준 것도 있었지만요. 그래서 나무꾼은 사슴을 떌감 뒤에 숨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사슴이 땔감 뒤에 숨었을 때, 오른쪽 뺨에 큰 흉터를 가진 사냥꾼이 숲 속에서 튀쳐나왔습니다.
"이보시오, 나무꾼 양반. 혹시 여기에 사슴이 지나간 거 못 보셨소?"
"아뇨, 못 봤습니다. 근처에 사슴은 커녕 토끼 한마리도 못 봤소."
"그렇소? 아아 실례했소."
그 험상궂은 인상의 사냥꾼은 실례하다는 인사를 남기고는 그대로 다른 숲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사냥꾼이 멀리갔다는 걸 인지했는지 나무꾼은 사슴한테 말을 했습니다.
"이제 사냥꾼은 갔단다. 사슴아. 이제 나와도 된단다."
"감사합니다. 나무꾼님.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드려야할지."
"은혜는 무슨. 그저 장가를 가고 싶을 뿐이지. 홀로 계시는 어머니도 걱정되기도 하니까."
나무꾼은 사슴이 은혜를 갚고 싶다는 말을 듣자 그냥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그저 장가를 빨리 가고 싶다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자 사슴은 나무꾼의 말을 듣자 무언가가 떠오르듯이 나무꾼한테 무언가를 말하려고 다가갑니다.
"나무꾼님. 제가 마누라를 얻는 방법을 말해드릴께요."
"방법? 그게 뭔데?"
"네, 저기 저 숲 속 너머에 가시면 거대한 샘이 있는데, 1년에 한번씩 폭포에서 목욕을 하는 선녀들이 내려와요. 그 선녀들 중에 날개옷을 골라서 아이 넷을 낳을때까지 날개 옷을 돌려드리지 않겠다고 하세요. 그러면 그 선녀는 나무꾼님의 승낙을 받아들일겁니다. 마침 내일은 선녀들이 내려오는 날이에요. 나무꾼님께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서... 선녀라고?! 아, 고맙구나. 사슴아."
나무꾼은 단순히 푸념으로 한 말에 사슴이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샘의 장소를 듣자 사슴한테 감사한다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마음속으로는 선녀의 옷을 훔쳐서 결혼을 한다는 것에 마음이 걸렸지만 그래도 어머니를 계속 집에 홀로 지내게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뒤에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것만 빼면요.
그리고 다음 날, 나무꾼은 사슴이 말한대로 일찍 나무 베는 것을 멈추고 깊은 숲 속 너머로 들어가면서 샘을 찾아다녔습니다. 계속 샘을 찾다가 시간이 오래 걸린 탓에 저녁이 되어버렸지만 나무꾼은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사슴이 말한대로 거대한 샘이 있었습니다. 그 샘에는 아름다운 선녀처럼 생긴 여자가 뒤로만 있는 채 목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선녀들은 먼저 갔는지 한 선녀만 남아있었습니다. 나무꾼은 근처에 날개 옷이 없는지 주변을 둘러보다가 피처럼 붉은 날개 옷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나무꾼은 사슴의 당부대로 그 날개 옷을 감췄는데, 감촉이 무엇인가 이상했습니다. 마치 새빨간 피가 옷에 많이 묻은 것처럼요.
"선녀님! 제가 날개옷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 넷을 낳을때까지는 절대 날개옷을 못 드립니다!"
그리고 나무꾼은 사슴이 말한 방법대로 선녀한테 외쳤습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선녀는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몸을 씻는 것을 멈춘채로요.
"뭐... 뭐지?! 잠깐? 왜 이렇게 옷이 축축한거야?!"
나무꾼은 아무런 대꾸도 안하는 선녀를 바라본 순간, 피가 많이 묻은 옷을 보고 깜짝놀랐습니다. 그 때 나무꾼은 문특 무엇가를 떠올랐습니다. 마을의 어르신이 하셨던 말씀을.
"선녀가 목욕한다는 샘이 있는 숲에 들어가지마라. 그곳은 아예 샘 자체가 없다. 방랑자들을 끌어들이는 함정이다. 얼마전에도 어떤 사냥꾼이 행방불명되었단다."
나무꾼은 그제야 기억이 났습니다. 사실 이 숲은 샘이 없었습니다. 그 대신 거대한 늪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무꾼은 선녀가 뒤를 돌아보자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 선녀의 얼굴에는 눈과 코 대신 거대한 입만이 크게 벌어져있었을 뿐입니다.
"예 나무꾼님. 같이 살게요... 우리들의 뱃속에서 영원히"
"으아아악!! 저... 저리가!"
나무꾼은 그 선녀의 모습을 보고는 뒤로 자빠져서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계속 다가오는 선녀한테서 도망치려는 순간, 뒤에 사냥꾼이 서 있었습니다.
"사! 사냥꾼님! 저 좀 살려주십쇼! 부디 저 괴물한테서 도망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나무꾼님. 여기까지 오셨으면 끝을 보셔야죠."
나무꾼은 어제 만났던 사냥꾼을 만나서 살았다고 생각한 순간 또 놀라게 됩니다. 이번에는 사냥꾼의 얼굴이 모두 뒤집혀진 겁니다. 그때 나무꾼은 그 흉터를 보고 떠올랐습니다. 며칠전에 행방불명된 사냥꾼의 소식을. 그 사냥꾼은 다름이 아닌 며칠전에 자신의 땔감을 구입했었던 사냥꾼이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나무꾼의 앞에 사슴이 나타났습니다.
"네 이놈! 사슴!! 목숨을 구해줬더니 은혜를 이런 식으로 갚는 게냐!"
"무슨 소리에요. 나무꾼님. 이건 나무꾼님이 선택하셨을 뿐... 전 조언만 했었습니다. 선녀님과 꼭 결혼하란 강요도 않았고요."
"뭐... 뭐라고!! 이놈이!! 날 속였던 거냐!!"
나무꾼은 자신을 구해줬는데 이런 흉흉한 샘의 위치를 알린 사슴을 원망하면서 도끼로 내리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무꾼의 도끼는 무색하게도 흉측하게 생긴 가위로 변한 사슴의 뿔에 잘라졌습니다. 그리고 사슴은 점점 더 모습이 바뀌어가면서 반 인간 형태로 변했습니다. 그것도 보통 사람보다 더 거대한 수인의 모습으로...
"어리석은 나무꾼같으니. 애당초 말하는 사슴같은 건 없었다. 있다면 그건 요괴겠지. 내 말을 들은 놈들은 모두 그렇게 내 먹이가 되어갔지. 걱정마라. 곧 친구가 생길테니."
"으아아아아악!!"
사슴은 나무꾼을 내려다보면서 조소가 담긴 말 한마디를 내놓고는 선녀와 사냥꾼과 함께 나무꾼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나무꾼은 그 괴물의 모습을 보면서 공포감이 담긴 비명을 지르고는 그 날 이후 나무꾼을 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후에 나무꾼의 어머니는 나무꾼이 돌아오지 않자 흐느끼면서 울다가 곧 숨을 거두고 마을사람들에 의해 장사를 치루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깊은 산속을 지나가던 선비는 산 길을 걸어가던 중에 사슴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헉헉! 선비님!! 살려주세요! 나무꾼이 절 죽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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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동심 파괴의 동화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 선녀와 나무꾼의 내용이 상당히 딥다크하다는 지적들이 많이 나와서 어린이들이 보기 안 좋은 동화가 되었습니다. 전 반대로 발상을 다르게 했습니다. 사실 이건 나무꾼의 앞에 등장한 사슴은 원래 말을 못해야 하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것에서 나온 겁니다. 즉, 이는 함정이다라는 발상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재해석을 올리려고 했는데, 잔혹한 묘사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엄청 신중을 가했습니다.
테라진이 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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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꿈을 펼쳐라 그것이 바로 문학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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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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