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작품 잘 읽었습니다. 여러 번 낙방했다 하더라도 노력이 어디 가겠습니까, 실패를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잖아요? 해리포터로 일약 스타가 된 조앤 롤링씨의 원고지도 수십번을 낙방했다 하잖아요, 손을 놓아버리지 마시고 님을 늘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항상 노력하시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광채가 님을 비출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님도 건강하시고, 나중에 책 내시면 저에게 한 권 주세요. 이만 말 줄이겠습니다.
지나가다가 작품을 접하고 한참 정독하고 댓글을 씁니다. 주변에 작가 지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작품만드는 분들의 고충을 간접적으로 접하곤 합니다만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도 아무 보상이나 평가 없이 계속 지속해나가기란 보통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님의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를 응원드립니다.
그리고 약간 첨언드리면, 수상받는 작품들의 흐름을 살펴보면 주인공의 주변 상황 또는 그렇게 주인공이 흑화할 수밖에 없던 사정에 대한 상세한 서사 보다, 그 주인공이 어떠한 사건을 접한 뒤에 그 캐릭터만이 할수있는 방법으로 해결을 하거나, 기존의 가치관이 극명하게 변화하는 내용의 작품들이 수상작에 많이 있는것을 봅니다.
시간이 나시면 기존 작가들에게 글 몇편을 감수받고 첨삭 지도받는것도 한 방법이 될것입니다. (덧붙여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 소재만은 절대로 뺏기고 싶지 않다고 하시면 반드시 해당 문맥은 제외하고 평가를 받는 것이 서로간에 좋습니다)
이정도 글이라면 언젠간 빛을 볼날이 있을꺼 같다 아직 청소년 아닌가 앞으로 기회는 생각도 못할만큼 많을테니 계속 꿈을 키워나가면 좋겠다. 잘될수도, 혹은 안될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렇게 글로 얼굴한번 본적없는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삶일꺼 같다
소싯적 대학 백일장에서 장원도 타고 그랬다ㅡ지금은 백일장 류의 글을 안쓴지는 오래됐고 주로 논픽션으로 인터넷에 싸지르는 편이다.
글은 흡입력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흡입력이 없으면 = 지루하면 안된다. 문학이 꼭 지루하고 우울 멜랑꼴리한 얘기만 한다고 문학이 아니다. 학생이 40대를 가장한다고 감탄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빛을 볼테니 건필하길
학생이신데 표현력이 무척이나 뛰어나네요. 한 문장 한 문장을 보면 참 잘 썼지만 글 전체를 놓고 보면,
의지하던 선생이 있었다. 아버지는 주정꾼이었고 어느날 보험금을 남기고 죽었다. 새끼고양이를 만났다. 선생이 전근갔다. 머리를 잘랐다. 다음날 새끼고양이가 동사해 있었다. 그게 다네요. 따로따로 일어난 일들이고 그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나 갈등도 없고 극적 요소도 없습니다.
소설이란게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져야 되는데 제일 중요한 이야기가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서사가 빠져 버리면 소설 자체가 성립이 안되잖아요. 흔해빠진 옛날이야기도 '악당이 있었다. 악당이 부모를 죽였다. 주인공이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산에 들어가 무술을 연마했다. 동료들이 생겼다. 힘겹게 복수를 했다. 알고보니 그 악당이 친아빠인 건 반전.' 같은 기본적인 서사는 있잖아요. 그 서사를 통해서 복수가 복수를 낳는 허무함을 이야기 하든,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든, '너, 동료가 되라'든, 작가가 전달하고 싶고 강조하고 싶은 걸 보여주는거죠. 이야기를 통해서 캐릭터의 가치관을 드러내고 그 가치관을 통해서 주제의식을 얘기하고...뭐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치 제가 중고등학생 때 이 우수한 글은 왜 상을 받지 못하는가? 하고 고민하게 만들던 형태의 글이네요.
도입하는 첫 문장과 그 다음 문단... 비유만을 사용한 과한 표현의 남용들이 그때의 제 문제점이었습니다.
아마 평가하시던 선생님들 눈결에 좋게 보이지 않았을 수 있겠음이 예상됩니다.
문체 자체와 스토리로 흡입력을 끌어내는 연습을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과한 장식 없이 수수하게 빛나는
흰 천 옷같은 느낌으로요.
필자가 청소년이라면 잘 쓴 글. 겨울 - 애정을 갈구하지만 사랑받지 못한 주인공의 내면,단순한 도식이지만, 선생님과 주인공의 관계= 주인공과 고양이의 관계. 주인공= 고양이. 고양이의 죽음= 주인공의 상처
다만 주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글 속 선생님과 주인공의 관계는 주인공과 고양이의 관계와 사뭇 다르다. 막연히 관계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만 있지 충분한 묘사가 없어서 독자들은 공감하기 힘들다. 선생님의 모습. 주인공이 자신을 향한 애정이라고 착각했던 선생님의 모습도 잘 드러나 있지 않다. 선생님의 애정이 직업적 사명감의 발로였는지 아니면 사회적 자아에 의해 연출된 가짜 애정이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심혈을 기울여 써야 할 부분을 독자의 추측에 맡겨버리는 것은... 또 선생님과 주인공의 행위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선생님이 주인공에게 신경을 썼는지는 모르겠다. 아예 통으로 생략이 되어 있어서. 다만 주인공은 고양이에게 신경을 썼다.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피상적인 것에 불과했다 하더라도 주인공은 고양이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나름의 고민을 했다. 선생님도 그와 같았다면 그 부분을 잘 묘사했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피상적인 사랑으로 상처입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다 잘 그려냈을 텐데. 이 글만으로는 선생님에 대한 주인공의 애정도 이해가 되지 않고, 선생님이 정말 주인공에게 애정을 베풀기는 했는지도 의심이 된다. 주인공이 정신적 문제로 선생님을 사랑했는지 심지어는 성적인 욕망의 대상으로 여겼는지 그 누가 알겠나? 모든 것을 독자의 추측에 맡겨 버렸으니. 사랑받는다고 착각했던 주인공이 선생님의 사랑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고 작가는 이야기하고 싶었겠지만 독자는 공감하기 힘들다. 제대로 된 묘사가 없었으니까. 당연히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필자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도 찾기 힘들다. 무엇인가 중요한 부분이 통째로 편집된 느낌의 글이다. 구성에 신경을 쓰고 세부 묘사에 치중하다가 가장 중요한 떼제를 생략한 채 글을 진행해 나갔다. 그래서 주인공의 상처입은 마음을 뜻하는 고양이의 죽음을 접한 독자들은 주인공의 아픔이나 상처에 쉽게 공감할 수 없다. "그래서 뭐?" 가 정상적인 반응이다. 주인공의 가정 환경이 불우하거나 주인공에게 마땅히 사랑을 줘야할 부모가 없다는 것은 독자에게 주인공의 상처를 공감할 충분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선생님과 주인공 간의 관계를 보다 치밀하게 묘사했다면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냈을 텐데. 앙꼬없는 찐빵같다. 전체적인 글의 구성은 나쁘지 않다. 문체나 어휘 수준도 괜찮다. 하지만 치열한 고민의 흔적은 없다. 떼제가 없다. 글솜씨는 좋은데 내용이 없다. 그래도 필자가 청소년이라면 잘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