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해왕성. 여남 성비가 10000:1이었으나 모종의 전염병으로 인해 남자가 5명밖에 남지 않은 곳.
이곳에서 한 여자가 울부짖었다.

"아 섹X하고싶다!"
"그 소원 내가 들어주겠다!"

마검이 해왕성의 여자 앞에 나타났다. 나타나고 보니 이곳은 어떤 1인 사무실이었다.

여자는 어리둥절했다. X스하고 싶다는 정신나간 소원에 응답해 갑자기 허공에서 이상한 게 튀어나왔다. 여자가 어리벙벙하자 마검이 설명해줬다.
"나는 마검이다. 1주일동안 너랑 있을거고 소원을 딱 1개만 들어주겠다."

여자가 잠깐 상황파악을 하고는 눈이 반짝였다.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것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소원 빌게요!"
"오케이, 뭐든지."

그런데 그 전에 뭔가 물어봐야했다. 소원이 딱 한 가지니 신중해야했다.
"혹시 소원 지속시간이 1주일이라거나 이러진 않죠?"
"안 그래. 너한테 준 건 1주일 지나도 있을 거야. 동사무소처럼."
"그 동사무소가 뭔진 모르겠지만 그러면..."

그리고 여자가 소원을 말했다.
"외형, 성별, 정력, 생식기 크기 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TS 능력을 주세요!"

이런 소원은 처음이었다. TS 초능력이라니. 세계정복도 아니고 복수도 아니고 그저 TS라니.

"변태같지만 일단 들어주겠다."
"야호!"
여자가 신이 나서 소리질렀다. 드디어 그 오랜 시간의 염원을 풀 수 있었다.


여자의 이름은 메니즈. 성비의 처참한 불균형 속에서 어떻게든 남자와 만나보려고 연예인을 지망했다. 연예인은 그래도 세계에서 제일가는 얼굴만 모아논 곳이기 때문에 남자의 선택을 받기에 더 유리했다. 얼굴이 나름 예쁘다고 자자했던 그녀였지만 천상계급으로 얼굴이 예쁜 사람들에 밀려 연예인이 되지 못하고, 결국 아이돌 백댄서를 거쳐 매니저를 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남자를 향한 갈망은 이상한 곳으로 뻗어갔다. 사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남자를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세계에서 연예인의 수는 수만명을 넘어가는데 남자의 수는 그 몇 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연예인들도 남자를 많이 만났다고 자부하는 게 2회일 정도였다.

그러던 도중 메니즈는 숨은 보석을 발견했다. 아이돌 가수 제이얀. 아이돌 중 가장 남성스러운 외모를 가진 자. 잘생긴 여자라 예쁜 여자보다 선택받을 확률이 훨씬 적었지만, 적어도 메니즈같은 낙오된 사람에게는 삶의 낙이었다.
그리고 그 낙은 얼마 안 가 사랑으로 바뀌었고, 메니즈는 그녀를 사랑해 처음봤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던 것이었다.

*

"자, 그럼 어디 한 번 테스트해볼까."
메니즈가 원하는 외형을 상상해 변신했다. 흉부의 묵직한 감각이 사라지고 대신 사타구니에 묵직한 감각이 생겨났다. 뭔가 이물감이 느껴져 불편했다.
메니즈가 아랫도리를 한 번 흘깃 봤다. 그러자 살구색 코끼리가 그곳에 있었다. 대성공이었다. 남자가 된 것이었다.

메니즈가 거울을 한 번 보았다. 얼굴형이 달라지고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전형적인 미남의 외형이었다. 

메니즈가 드디어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뻐했다. 마검은 그런 그녀를 보며 한심하게 쳐다봤다.

메니즈가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바로 망설임 없이 제이얀의 연습실로 갔다. 열심히 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던 제이얀은 메니즈가 오는 것을 보자 깜짝 놀랐다.
"아, 메니즈! 무슨 일이야?"
탑급 아이돌 가수 제이얀이 메니즈를 보고 처음엔 당황했으나 이내 별 큰 일이 일어나진 않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다시 친근하게 대했다. 결실이었다. 수년동안 그녀와 유대감을 쌓은 것이 이렇게 돌아온 것이다.
"그게, 사실 나 너 오랫동안 좋아해왔어!"
메니즈가 바로 다이렉트로 고백을 꽂아넣었다. 그러자 제이얀이 얼떨떨해하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 그, 그, 진짜? 아니, 그..."
"진짜야. 이성으로서. 고백하는 거야."
제이얀이 얼굴을 붉혔다.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어, 설마 이거 성공인가?
"... 사실 나도."
고백 성공이었다. 머릿속에서 축포가 터졌다. 드디어 사랑의 결실을 이룬 것이었다.

이제 감춰둔 무기를 꺼내 바로 사용할 차례였다.
"그래서 바로 잠자리를 가져볼까 하는데."
"아, 그건 좀 부담되는데. 이렇게 사귀자마자라니. 그리고 너 여자잖아?"
제이얀이 부끄러워하며 손사래쳤다. 이제 드디어 하는 것이었다.
"괜찮아. 사실 내가 고백할 게 하나 더 있는데."
"뭔데?"
"사실 나 남자로 변할 수 있어."
제이얀이 순간 엄청 놀랐다. 손과 동공이 갈 곳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겨우 진정했다.
"ㅁ, ㅁ, 뭐... 그게 사실이야?"
"응! 그래서 지금 해보자."
"그래! 그러자!"
제이얀이 남자를 밝히는 건 이미 알고 있다. 생명체의 본능인 이성을 만나는 한 번도 하지 않았으니 굶주려있던 것이었다.

바로 초능력을 써서 TS했다. 이미 예전에 제이얀의 이상형을 조사했을 때 알아낸 외모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미남의 외모였다. 제이얀은 환장하면서 좋아했다.
제이얀이 바로 연습하느라 땀에 젖은 옷을 벗어던졌다. 몸매가 아이돌답게 육덕졌다.
나도 참을 수 없었다. 바로 옷을 벗었다. 그리고 서로를 어루만졌다.

그러던 그 때였다.
"제이얀님! 파파라치 찾았습니다!"
전담경호원 케이고였다. 젠장, 이럴 때 방해꾼이 나타나다니.
"제이얀님, 설마 그 사람은 남자...?"
"아, 아니, 그게...!"
제이얀이 어떻게든 해명하려 했다.
"아, 이건, 그, 아, 메니즈가 TS한거야!"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케이고는 더욱 더 분노했다.
"이럴수가! 메니즈는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그렇게 둘의 사랑싸움이 시작되었다. 머리채잡기. 인신공격. 주먹. 물어뜯기. 발차기. 동원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동원되었다. 그렇게 연습실은 개판이 났다.
그렇게 연습실은 두 동강이 났다.


그리고 그 시각. 제이얀을 찍고 있던 파파라치는 그 광경을 보고 방송국에 동영상을 넘겨 일확천금을 벌었고, 방송국은 그 장면을 송출하게 된다.

"속보입니다. 제이얀 연습실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자가 출몰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뉴스를 본 왕실 직원이 상관에게 보고했고, 상관은 다시 여왕에게 보고했다.

"지금 당장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라!"

그렇게 비상대책 위원회가 소집되었다.

"지금 제이얀 연습실에서 남자가 발견되었다. 심지어 미남이다. 어찌하면 좋겠는가."
여왕이 말했다.

"전하, 남자가 발견되었으니 당연히 성노예로 써야하지 않겠습니까?"
여자의당 여성의 대표가 건의했다.
"전하, 저 남자를 당장 황실로 데려와 아이를 생산하게 해야 하옵니다.
인민의당 국민의 대표가 건의했다.
"전하, 저 남자를 당장 데려와 여자를 알려줘야 합니다."
더듬어만진당 더민주 대표가 건의했다.
"전하, 저 남자를 당장 데려와 남자를 낳게 해 이 나라를 다시 강하게 해야 합니다."
애국보수당 대한애 대표가 건의했다.

여왕이 이 모든 의견을 종합해 결론을 내렸다.

"지금 당장 저 남자를 데려와 해왕성인의 계보를 보전하도록 하라!"

*

'[속보] 제이얀 사무실에 특수부대 출동... 경호원 케 모 씨 실신한 채 발견'

여자가 뉴스를 읽었다. 피신을 위해 여자의 몸으로 다시 변한 후였다.
지금 여자는 제이얀이랑 같이 사랑의 도피를 하고 있었는데, 틈만 나면 ㅅㅅ하고싶어 안달이 나 서로가 육체의 정을 꽃피우고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에서 얼마 남지 않았던 때였다.


"코드 제로 발견. 코드 제로 발견. 코드제로를 포획한다. 제이얀은 사살해도 좋다."
주위에서 총성이 울러퍼졌다. 사방이 경찰로 포위되었고 사이렌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그때 마검이 씩 웃더니 말했다.
"내가 도와줄까?"
"어떻게?"
"네가 날 휘두르면 무적이 될 수 있어."
"소원 이미 썼잖아."
"그거랑 상관 없음."
"올ㅋ"

메니즈가 바로 마검을 휘둘러 제이얀을 호위하면서 주위의 경찰관을 싹 다 쓸어버렸다. 그 후 특수경찰, 그리고 군인, 그리고 특수부대. 해군과 공군은 왜 왔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쓸어버렸고, 조직폭력배도 남자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온 것 같았지만 일단 쓸어버렸다.

그렇게 수없이 쓸어버린 끝에 결국 메니즈는 다시 제이얀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다시 남자로 변해 제이얀과 신체적 교감을 나누었다.
"제이얀, 넣을게!"

"야, 이제 시간 다 됐다. 잘가."
"아 잠만!"
마검이 시간이 다 되버렸다고 가버렸다. 허탈했다.

그리고 그 직후 황실 친위대가 현장에 들이닥쳤다. 이미 예전에 소속사 사장이 변태짓을 하기 위해 설치해뒀던 몰카로 메니즈에게 마검이 있고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까지 다 조사해둔 후였다.

황실 친위대가 변신한 메니즈의 입을 막아 다시 여자로 돌아가는 걸 막았다. 그리고 힘껏 포박해 황실로 끌고갔다. 제이얀은 임신했을 지 모르니까 일단 살려두고 끌고갔다.

그렇게 메니즈가 황실에 다다랐다. 그리고 메니즈에게 형량이 떨어졌다. 즉결처형이었다.

"죄인 메니즈는 경찰, 군인 등 수없는 사람들을 살해해 1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죽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가로 1만명이 군인이나 경찰로 성장할 때까지 죄인 메니즈를 성노예로 삼는다!"

그렇게 메니즈가 감옥에 투옥되었다.

그곳에는 이미 오래 전에 잡혀 기력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빨린 안테아가 갇혀있었다.
"너도 마검 사용자라매. 구하러 왔구나!"
"아니, 나도 잡혔어."
입이 테이프로 막혀 있어 말이 잘 들리지 않았으나  그렇게 그 둘은 ㅈ됐음을 느꼈다.

그 때 메니즈에게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메니즈가 테이프를 떼달라는 시늉을 하자 안테아가 테이프를 떼어줬다. 그러자 메니즈가 주문을 외워 다시 여자로 변하더니 안테아를 범했다.
"아 잠만 왜 이래?"
"내가 임신을 하면 임신하는 동안엔 그딴 걸 안 할 수 있어!"
"아 잠깐만!"

메니즈는 그렇게 아이를 가졌다.

그런데 하필이면 처음부터 남자아이를 낳아버려서 남자 낳는데 특화된 유전자로 판단되어 여자가 되어도 남자가 되어도 안테아보다 더 미친듯이 굴러야 했다는 슬픈 이야기다.

아, 그리고 제이얀이 낳은 아이도 사내아이여서 제이얀의 아들도 안테아의 아들도 모두 사이좋게 국회의 만장일치 하에 히토미 라이프를 살았다는 슬픈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