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요!"
"이봐!"
"잠시 화장실에 가야겠으니 나 대신 이 기계좀 보고 있어요."
"근데 이 패널들은.."
"상관 마세요, 곧 돌아올테니까."
"그리고.. 절대.. 아무것도.. 만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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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계에는 소련의 한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 모니터와 빨간색 버튼 하나, 그리고
아랫쪽에 RESTART란 문구가 적힌 레버만이 달려있었다.
"사람은 남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이거든."
나는 아무도 못들을 정도로 나지막이 말했다.
딸깍.
그때 단추 하나가 빨간버튼 바로 밑에 나타났다.
딸깍.
나는 결코 그 스위치를 누르지 말았어야 했다.
3초 뒤에 모니터속의 한 도시에서, 핵폭발로 모든게 쑥밭이 되어버린것을 보았다.
라디오로 긴급속보가 들려왔고, 책상 위의 서너개 되는 전화기는 때르릉 때르릉 시끄럽게 울려댔다.
이건 꿈이야, 현실이 아니야, 뭔가 되돌릴수 있는 방법이 있을거야..
그때, 내 눈에 RESTART라 적힌 레버가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레버를 당겼다.
머리가 띵- 해지며, 다리에 힘이 없어지고, 그대로 쓰러져 눈이 감겼다.
눈을 떠보니, 나는 그 기계앞의 의자에 앉아있었고, 도시는 원상복귀 되었고, 처음으로 돌아왔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지고 있던 펜으로 조그맣게 적었다.
"아무것도 만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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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으로 그 글을 쓰고 난 뒤, 나는 머릿속이 하얘짐을 느꼈다.
'내가 지금까지 뭘하고 있었더라..?"
나는 기계 앞에 펜을 들고 서있었고, 내 손이 위치한 곳에는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는 문구가 써져 있었다.
난 그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빨간 버튼을 (왜 굳이 2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번 눌렀다.
키패드가 나타났고, 나는 그게 뭔지 궁금해 하지도 않고, 평소 좋아하던 암호인 132231을 눌렀고,
마치 이 기계를 많이 만져보기라도 한듯 레버를 왼쪽으로 당기며 단추 옆의 0-9키패드에서 내 생년월일인 8232를 눌렀다.
마치 신들린듯 자연스럽게 기계를 만지자, 나는 나 자신에게 감탄하며 옆의 08:12:2014와 아래쪽 화살표에서 나는 왼쪽을 눌렀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모니터가 꺼지고 전등도 꺼졌으며 드드드득 하는 진동이 느껴졌다.
진동이 멈추자, 키이잉 하며 기계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전등도 켜졌고 모니터도 켜졌다.
내 앞에 보인건 매머드와 네안데르탈인, 진짜 매머드와 원시인이었다.
나는 식겁하며 기계 맨 밑의 RESTART 레버를 다시 당겼다.
왜 아무것도 만지지 말라고 하였는지 이해가 갔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왔다.
나는 이제 이걸 만지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그렇지만 내 두뇌속은 다시한번 새하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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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설은 Please, Don't touch anything의 2차창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