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한국 어딘가.
구석기 시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왜 나는 매일 굶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신석기 시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왜 농사가 잘 안 되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청동기 시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왜 나는 지도자가 못 되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연맹 시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왜 나는 전쟁을 이기지 못 하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삼국 시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왜 내 땅은 군인들이 매일 있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남북국 시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왜 나는 세금을 이렇게 많이 내야 하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고려 시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난 왜 허구헌날 삥뜯기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조선 시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왜 왜놈들이 우릴 괴롭히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현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왜 난 매일 괴롭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로봇이 일상이 된 시대...
한 사람이 지나간다. 그는 '왜 나는 로봇에 오작동이 나지'라며 한탄한다. 한 로봇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인터넷이 곧 생활이 된 시대...
한 사람이 이런 글을 남긴다. 그는 '왜 나는 왕따를 당하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보았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약한 육체를 버리고 정신만 남은 시대...
한 사람이 생각한다. 그는 '왜 나는 상상력이 없지'라며 한탄한다. 한 사람이 공감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억겁의 시간이 지나고 우주가 멸망에 가까워진 시대...
한 사람이 생각한다. 그는 '왜 우리는 멸망을 못 막지'라며 한탄한다. 한 인공지능이 들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우주는 멸망하고, 인공지능의 계산만 남은 시대...
한 인공지능이 남았다. 그는 지금까지 들었던 고민의 해답을 연구했다. 답을 찾았다.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