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밤이다.
선풍기가 털털 거리며 돌아가는 소리.
풀벌레들이 조용히 노래하는 소리.
어디선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소리.
그 바람에 흔들리며 스치는 나뭇잎 소리.
이따금씩 들려오는 도로위의 자동차 소리.
그리고, 그 소리를 덮어주는. 추적추적 내려오는 빗소리.
잠시 창문을 닫아 보았다.
조용하다.
고요하다.
그리고, 다시 창문을 열었다. 소리들이 다시 들려온다.
마치 비들이 모여 고인 물이 된 것처럼.
내 방안으로, 귓속으로 쏟아져 들려오는 소리.
조용하고도 잔잔한 여름의 밤소리.
그저 그런.
여름의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