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딩거,
우리 인생사 슈뢰딩거,
열어보기 전까진 아무것도 알 수 없소
지금 나조차도 마찬가지요,
어느날, 나는 내 의식이 존재는 하는지 궁금해졌소
내 무의식을 가만히 진찰해보니
의식은 있었소
근데, 내가 의식을 보기 전까지
의식은 없었소
그럼 내 의식은 원래 없었던 말이오
하지만, 원래 의식이 없었다면
어찌하여 무의식을 의식하면 의식이 나온단 말이오
그러면 의식은 있었소
의식이 있었다면
왜 난 의식하기 전까지 의식을 알 수 없었소
의식이 있었다는 말은 무의식은 없었던 말이오,
하지만 무의식은 분명히 있었소,
내가 의식을 의식하지 못했으니
이는 분명하오
하지만 무의식이 있으면 의식은 없단 말이오,
자 슈뢰딩거씨, 잠시 그대의 말씀을 빌리겠소
슈뢰딩거씨의 상자를 아시오,
슈뢰딩거씨의 상자안엔 고양이 한 마리,
청산가리, 망치가 있소
자, 저 고양이가 살아있겠소, 죽어있겠소
그대는 상자를 열어볼 수 없소
보통 사람들은 모른다고 하오,
그렇지만, 영광의 금색 메달을 받은
우리 슈뢰딩거씨는 한 마디를 하오
저 안에 고양이는 죽었기도 하고, 살았기도 하오
혹시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겠소,
슈뢰딩거씨는 말하오
우리가 저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이 중첩되어,
알 수가 없소,
하지만 열어보는 순간
우리는 살아있는 고양이나,
고양이의 주검 중 하나를 볼 것이오
그때부터, 저 상자엔 한 가지 상태만 있소
슈뢰됭거,
우리 인생사 슈뢰딩거,
내 무의식을 보기 전까지
내 머릿속엔 의식과 무의식이 공존하오
열어보면 의식이 있소
어쩌면, 무의식이 의식이오,
의식이 무의식이오,
의식과 무의식은 하나요,
아무것도 없소
적어도 내가 내 의식을 의식하기 전까지는 그렇소
슈뢰딩거,
우리 인생사 슈뢰딩거,
그런데 슈뢰딩거씨, 당신은 이게 왜 그런지는 아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