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너를 사랑하지 못해줘서


너를 사랑해주고 싶었는데

한때 추워하던 너의 그 손을

따뜻하게 만드는 게

나의 손이기를 바랐는데


너의 그 호수 같은 눈망울에

나 혼자만 뛰어들어 헤엄치고 싶었는데

그래서 네 그 예쁜 눈을

전부 나로 채우고 싶었는데


네가 배고플 때 네 입에 들어가는 숟가락을

내가 들고 있고 싶었는데

네가 먹는 모습을

바라봐주고 싶었는데


네가 힘들 때 항상 옆에 있어주고 싶었는데

그래서 같이 힘들고 싶었는데

네가 힘들 때 혼자 편하고 싶지 않았는데


분명 사랑은 따뜻한 감정이랬는데

기분 좋은 거랬는데


왜 나는 지금 아플까,

왜 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데

기분이 좋지도 않고

가슴속은 얼음장이 박힌 듯 차갑게 미어지고


고통스러운지 생각해봤는데


사랑을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사랑해주지 못하고 있어서였다


그래서 아프다, 너를 사랑하지 못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