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부탁드립니다 각하."

"이제 더이상 로널드 의원이라 부르면 안되겠군요."


새로 임명항 외무부 장관과의 만남은 어색했다.

분명 당에서 원하는 사람을 뽑았으나, 하필이면 총리직을 두고 나와 다투던 레이놀즈였다.


"각하, 안색이 나쁘신데..."


"아, 별거 아니에요. 그냥 외교를 저런 놈이 한다는게 싫은거지."


"...무슨 일 있었어요?"


"이것저것..."


예니칼은 계속해서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나는 그런 예니칼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여자 하나 가지고 싸웠어요. 학창시절때."

"나랑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레이놀즈의 여친이여서."


"총리님이 사랑때문에 싸웠다니... 평범한 너드같은데."


"셰르뎨라히 양, 잡담은 그만하고 업무 봅시다."


"옙..."


금세 시무룩한 표정을 짓곤 사무실로 돌아가는 예니칼을 보며

나는 서류를 집어 들고는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간단하게 확인하고, 서명하는 잡무

외교를 단단히 손본다곤 했지만, 마땅한 기회조차 없는 실정이다.


"각하, 손님이 왔습니다."


"셰르뎨라히 양, 오늘 약속 없지 않았나?"


"레이놀즈 장관이..."


"하... 들어오라 하세요."


마치 일국의 총리처럼 최대한 자세를 잡곤

케이스에 넣어둔 안경을 쓰곤 목을 가다듬었다.

그러자 그놈이 튀어나왔다.


"오랜만입니다, 각하야?"


"공식적인 자리이니 격식을 차리시죠, 장관"


"그렇게 딱딱하게 나오면 상처받습니다 각하."


"...받으십쇼 씹새끼님."


기자나 내각 관계자가 지켜보는 대화도 아니고,

우린 그냥 평소 하던거 그대로 격식을 풀고 대화를 시작했다.


"너 안경 쓰는거 못봤는데, 새로 산거야?"


"너같은놈 기선제압하려고."


"진짜 찐따같았다. 쓰지 마라 걍"


"아 씹, 은근 돈 들여서 예쁜걸로 샀는데..."


"별건 아니고 오랜만에 만나러 왔어."

"그와중에 넌 뭔 배짱으로 나를 장관직에 앉힌거냐?"


"솔직히 말하면 항모에 실어서 바다에 던지고 싶었는데, 당에서 너를 추천하더라. 너가 실력 있긴 하니까 뭐..."


"그래, 싸움도 그렇고 뭐든 너보단 낫지."


"아 씨발, 몇년전 일을 우려먹고 앉았냐?"


"새끼 급발진 보소. 아무튼 고맙고, 빨리 자리좀 비워봐라. 권한대행으로 총리직좀 잠깐 해보자."


간단한 잡소리만 늘여놓으며 즐겁게 대화하던 도중 예니칼이 문을 두드렸다.


"각하, 잠시 이것만 두고 갈게요."


문이 닫히자 마자 레이놀즈가 예니칼을 언급하며 물었다.


"우리 고자새끼가 서긴 서나봐?"


"이새끼는 일국의 총리가 밥으로 보이나!"

"다른건 몰라도 아랫도리는 내가 우세여!"


"미친놈아, 쓸 일도 없잖아."


쓰지만, 팩트다.

하지만 어떤가! 스캔들로부터 완전히 면역인 것을...

전혀 기쁘지는 않지만.


"야, 전화왔다."


관저 핫라인으로 걸려온 전화


"총리각하, 조금 특별한 난민이 왔습니다."

"저기 그... 바쁘십니까?"


"아뇨, 말씀하세요."


"그게... 마계의 민주파 세력 있잖아요. 그 치츨막 같은 사람"


"네."


"그 유명한 치츨막의 아내분이 밀항으로 지금막 해변에 도착해 망명하겠다 하시는데..."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마계에서 대숙청이 일어나고 1달 뒤

그동안 바다를 떠돌아 기적적으로 입성한것도 신기하지만,

마계와의 관계를 검토하던 도중에 마왕의 심기를 건드릴 예민한 일이 일어났다.


"하... 이따가 다시 전화 할게요."


나는 전화를 끊고는 레이놀즈에게 물었다.


"치츨막의 아내가 공화국에 망명왔답니다."

"외무부 장관의 입장으로 알려주시죠."


"...어렵군요. 각하께서 마계와의 친선을 검토 중인걸 알지만, 헌법상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을 나라에서 쫓아내는건 불가능 합니다."


"뭘 하든 외통수다..."


나는 머리를 부여잡고 생각했다.

빨리... 결정을 내려야...


임기 0년차 4월 12일


좌파 영향력, 불만도  68  2

우파 영향력, 불만도  35  19

정치적 입지  80

지지도  54.2%

군부 영향도, 불만도  12  0

가얀 만족도 15 (+3.7)


인플레이션 1.3%

부채 149억 스핀서

GDP 764억 8000만 스핀서

예상성장률 1.2%

인구 1억 3470만

유동준비금 23억 스핀서


-정부 재정-

수입 : 152억 9000만 스핀서

적자 : 83억 9900만 스핀서(10.98%)

군비 : 135억 5000만 스핀서

민간 복지 : 74억 6700만 스핀서

기타 : 26억 7800만 스핀서


다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