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라의 눈을 의심케 한 쪽지.

그 쪽지에는 아래와 같이 쓰여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미래세계협회입니다.

더 나은 인생을 상상하는 당신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김남라, 당신을 이상한 나라로 초대합니다.

이상한 나라에서 12일 동안 미션을 수행하고 돌아오시면

지금과는 정반대의, 꿈과 희망이 가득찬 인생이 펼쳐질 것입니다.

2019년 6월 2일 오전 11시,

이 쪽지를 발견하신 곳으로 다시 오시면

이상한 나라로 가는 통로가 나옵니다.

그럼 6월 2일에 만나요!"


처음에는 무슨 장난이거나 사기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답이 없는 인생이라면, 희망찬 미래가 펼쳐진다는데 장난이라고 해도 믿고 싶었다.

그래서 결국 김남라는 반신반의하면서 6월 2일 그날을 기다렸다.


드디어 6월 2일 그날이 왔다. 정확히는 자정.

김남라는 지금과는 180도 다른 미래가 펼쳐진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

평소에 새벽 5시에 자서 오후 2시에 일어나는 그였지만, 이번에는 알람을 맞춰 놓고 자정이 되자마자 잠자리에 누웠다.


잠은 쉽게 올 것 같지 않았지만, 여름이라 그런지 새벽 5시만 해도 이미 하늘은 밝아서 그 동안의 잠의 질이 노답이었는지 의외로 쉽게 잠이 들었다.


드디어 아침이 밝았다. 그가 일어난 시각은 아침 8시.

12일간의 미션만 수행하면 희망찬 미래가 그를 찾아올 것이라는 부푼 희망을 안고 3시간을 기다렸다.


10시 55분, 그는 기대감에 부푼 채로 집을 나섰다.

12일간의 이상한 나라 여행인 만큼 필요한 짐을 챙기고, 문단속을 철저히 했다.


드디어 11시가 되었다.

그의 눈앞에 사람이 들어갈 정도 크기의 검은 구멍이 나타났다.

그는 그 구멍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그는 드디어 이상한 나라에 도착했다.

그의 눈앞에 수많은 배들과 사람들이 보였다.

이상한 나라의 주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말했다.

"자, 100명 모두 오셨네요. 한 배에 한 사람이 타면 됩니다."


그를 포함한 총 100명의 인원이 12일간의 미션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찾는 것이었던 것이다.

그를 포함하여 100명 모두가 배에 타자, 그녀는 또 한번 말했다.

"배들아, 저 섬을 향해 가즈아ㅏㅏㅏ"


그 말이 나옴과 동시에 배들이 저기 보이는 섬을 향해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도착한 곳에는 다음과 같은 미션 일정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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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를 위한 12일간의 미션>

각 미션은 매일 정오부터 다음 날 정오까지 24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모든 미션을 성공해야 통과합니다.

1일차: 06.02(일) 12:00 ~ 06.03(월) 12:00

(중략)

12일차: 06.13(목) 12:00 ~ 06.14(금) 12:00

미션을 수행하는 12일 동안, 공통적으로 다음 행위를 하면 자동 탈락입니다. 탈락 여부는 잠시 후 주어질 '이름표 뱃지'가 판단하여 네트워크를 통해 미션 관리 센터로 전송됩니다.

1. 해가 진 상태에서 눈으로 달을 보는 행위

2. 해가 뜨기 전, 새벽의 푸르스름한 여명을 보는 행위

3. 주황색 하늘을 보는 행위

4. 섬 곳곳에 수시로 나타나는 분홍색 빛을 하루(정오 기준)에 5번 이상 보는 행위.

5. 숙소 밖으로 외출하는 시간이 하루(정오 기준) 8시간 미만인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