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읍.... 

 이빨에 뭐가 꼈나보네. 



 나는 화장실로 달려갔다.

우리 집 화장실에는 아주, 아주 커다란 거울이 달려있다. 그 거울을 마주한 채로, 나는 이빨에 낀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곤 나는 어디선가 날라온 그 무언가에 맞고 기절하고야 말았다. 그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서도, 다시금 생각해보면 그런 운명이 당연하고 참으로 고소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나는 물을 한 컵 마시고 있었었다. 어제 밤에 졸면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다가 주전자에 데이면서 밤새 끓인 보리차였다. 보리차이므로 물은 옳은 말이고, 나는 그것에 대해 그 어떠한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를 보고 헛웃음이나, 콧방귀를 선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마침, 내 옆에는 골프라고 하는 것이 하나 놓여 있었는데, 그 아이도 운명이 참으로 기구하였다. 기구한 것이지만서도, 저 골프 위에 내가 보리차를 쏟아버린다면 그 자는 어떻게 될 것인지 나는 속으로 상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만들어졌을 것이 분명한 저 골프들을 보라지. 우습다. 골프들 또한 생각할 것이다. 나에게 보리차를 쏟으려고 하는 저 자를 보라지. 우습다. 전혀 우습지 않다. 나는 정색하였다. 골프들도 정색하였다. 


잠시만. 잠시만. 조금 제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는데요, 이게 말이 되는 겁니까?  이 말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닥치라고 하는 말과 다름이 없기에 나는 무시하도록 하겠다. 그것이 올바르고 옳은 길이므로. 괜히 그런 생각을 했다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하루 종일의 기분을 망칠 것이 틀림없었고, 나는 그러기 싫었다. 그러니까 골프들이 정색하였다. 정색한 골프들은 어딘가 무서웠다. 그러니까 무서웠다. 나의 감정이나 기분을 고작 무서웠다로 표현하는 것이 당신들은 우습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골프들은 우습게 여기지 않았다. 그들은 정색했다.  그들이 정색함에 따라서 나는 정색하기로 하였다. 나는 이미 정색하고 있었지만, 나의 입술이나 나의 눈썹은 정색하지 않고 있었다. 

                                                                                

                                                                     이봐, 정색해봐. 그러면 누나가 선물을 줄게. 

 

 그들은 곧바로 정색했다. 입술은 굳어졌고, 눈썹은 동상에 걸린 것처럼 얼어붙었다. 서서히 감겨오고, 잠시만. 잠시만. 동상에 걸린 눈썹이라뇨? 그것은...

 당신은 지금쯤이면 생각할 것이다. 토토충은 언제 나오죠?      

토토충은 죽었다.

 이제 마음이 편해졌으리라 믿고, 나는 토토충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우리의 토토충은 그의 집 바로 아래층의 피시방에서 살곤 하는 하나의 벌레였다. 토토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벌레였던 것이다. 그것이 우리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불충하게 함이 분명했지만, 그는 여전히 하나의 벌레였다. 고개를 한 번, 두 번 내저었던 그들을 생각해보면, 나는 마음이 여전히 불편하였다. 토토충은 피시방 19번자리에서 12시간을 충전하고 게임 플레이 시간을 늘리기 위하여 일단 게임을 켜놓고 다른 업무를 보고 있었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으면서도 게임 플레이 시간을 늘리는 행위는 무척 단조롭고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는 일이겠지만, 그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그는 게임 플레이 시간이 늘으면 자신의 게임 실력도 는다고 생각하는 하나의 토토충이었다. 이러니 토토충이 죽을 수 밖에 없지 않는가. 그러나 토토충이 죽은 것 자체가 이미 이 소설의 스포일러다. 젠장.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저도 뭐 어벤져스나 기생충 같은 명작들의 스포일러를 당한 입장으로서 그런 일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토토충이 얼마를 날려먹은 이야기>는 명작 반열에도 오르지 못하고 쓰레기 목록에나 오를 작품이므로 스포일러따위야... 생각하지 맙시다. B급 영화 스포일러를 당해도 별로 화가 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그 고질라에서 킹기도라가..... 맛있네요. 나는 저녁으로 고르곤졸라 피자를 먹었다. 그리고 포테이토를 올린 피자랑, 핫치킨을 올린 피자도 먹었다. 모두 2000원을 추가하고 치즈 토핑을 얻은 상태였다. 그래서 내 이빨에 무언가가 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치즈는 애초에 이빨에 낄 수가 없으며 피자의 주 성분인 밀가루는 금세 녹아 없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나는 가끔씩 핫치킨이 이빨에 낀 것으로 착각하곤 했다. 물론 진실은 그렇지 않았지만. 

 

 토토충은 오늘 한국과 이란이 축구 경기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란이라는 국가가 축구를 굉장히 잘한다는 것을 이미 깨우쳐 알고 있었다. 특히 한국을 상대로한 경기일 때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은 홈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있었다. 수많은 한국인들이 이란인들을 향해 야유를 보내고, 이승우에게 환호성을 보냈다. 이용은 자신을 봐줄 이란인이 없어 조금 슬퍼했다. 그러나 토토충은 알고 있었다. 오늘 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것임을. 그러나 그는, 토토충은, 무승부를 걸지 않았다. 그는 한국이 이길 것이라고 점쳤다. 상당히 멍청한 결정이었지만, 어찌하겠는가, 주사위는 던져졌고, 기차는 떠났고, 저 유람선은 오늘 떠나는 마지막 배이며, 토토충은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토토충은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대성당.com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대성당.com은 없었다. 그렇다. 먹튀라는 것이다. 이 먹튀라는 것이 귀로 살짝 흘려 듣게 된다면 먹고서 튄다라고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본질은 먹고서 튄다에 있다. 말 그대로 먹고서 튄다는 것이다. 이런 것조차 일일히(이) 잠시만. 잠시만. 설마 일일이(히)를 모르는 건 아니겠죠? 물론. 

 

 모두 닥쳐봐. 내 스마트폰 진동 소리좀 찾게. 위--------잉. 부-------------웅. 오토바이가 흔들거렸다. 아 졸린데? 저 잘래요. 우선 제 이상성욕부터 채우고요. 잠시만. 잠시만. 이 채널은 창작소설 채널이지, 당신의 이상성욕을 채우는 채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케이크는 거짓이고 감자는 맛있다고 한다면, 그대들은 이 소리가 이해될 것이다. 마치 토토충이 얼마를 날려먹었듯이 말이다. 그렇다. 토토충은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얼마를 날려먹은 것이 아니다. 그는 애초에 대성당.com에 저장해놓은 얼마를 전부다 날려먹은 것이었다. 그 날려먹은 얼마는 말그대로 날아가버렸다. 토토충의 손을 떠나 하늘로 날아, 우주로 날아, 태양의 끝자락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었다. 마치 넷플릭스에 나오는 SF영화나 드라마처럼 말이지요. 이 기구한 운명의 얼마는 대성당 관리자의 지갑 속에 갇혀 이 나라를 떠나버렸다. 토토충은 열받았다. 무척 열이 받은 상태인 것은 당연했다. 지금 날씨가 몇 도인데 열이 안 받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살짝 짜증이 나려고 합니다. 당신이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갇혀있다. 나는 조그만 방에 갇힌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커다란 교실에 갇히고 만 것이다. 살고 싶다. 아니, 살고 싶지 않다. 나ㅡ를 죽여주시오. 너의 손으로 직접, 나를 죽여달란 것이올시다! 트렌치 참호라는 것을 나는 가끔씩 잊어먹는 상황이 발생한다. 나는 머리를 평생 숙이며 살고 싶지는 않았고, 그도 나의 머리를 평생 숙이게 학며 살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어찌되었든, 토토충은 죽었다. 통쾌하게 죽은 것이었다. 그는 분명히 토토충과 두바이 빌딩에서 떨어지는 계층으로 내기를 했을 것이다. 닥치라지. 이제 부터 내가 이곳을 통제한다. 그는 책상 위에 있는 얼마들을 몽땅다 던져버렸다.


 그것이 날고, 날아서, 우리 그를 죽였고, 그의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나는 살짝 당황했다. 보드카 몇병만 빨면 이런 식을 글을 쓰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를 실패작으로 이끌었고, 이것은 슬프다. 

 던져져버린 그 수많은 얼마들. 그들중 하나는 9.11 테러에 가담했고, 세계무역센터를 무너트린 것이다. 와. 나는 행복했다. 그게 행복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행복한거지. 알겠니? 실패작들아? 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