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이름>


산 아래를 내려가자 하였다.


"책에서 밧눈데여, 시장이란 게 잇대여."

"안 돼. 위험하니까."

"... 시장이란 게 잇대여."

"두번 말하지 마. 안 돼."


천마는 뺨을 부풀리다가 바닥에 드러누웠다.

이윽고 천마의 생떼가 시작되었다.


"시장이란 게! 잇때여!!"

"안 된다고 했...."

"시장시장시장! 마싯눈거 마니마니 파는 시자아앙!!"


확 꿀밤이라도 한대 먹일까 싶었다.

별 수 없었다.

가는 수 밖에.


"그럼 얌전하게 굴어라."

"내내!"


꼬마 후드를 하나 걸쳐주고 산의 깎아내린 듯한 절벽을 향했다.

내 경공술이면 불가능은 아닐 성 싶지만 애도 한명 있겠다, 쉽게는 안 될 테지.


"기다려봐. 뭐라도 주워가야겠다."


다짜고짜 나무를 때리는 날 보고 꼬마 천마가 물었다.


"언니 모해여?"

"나뭇잎. 이걸 뜯어둬야 안정적으로 내려갈 수 있거든."

"여기서 내려가려구여?"


절벽 아래는 까마득한 높이긴 했다.

천마가 절벽을 보고 시퍼런 얼굴이 되었다.


"무서워?"

"조금여... 아니 마니."

"그럼 괜히 소란이나 떨지 마."


천마를 등에 업고 허공에 나뭇잎을 한장 뿌렸다.

잎은 천천히 내려오더니 내 발치보다 조금 아래 높이까지 떨어졌다.


"꽉 잡아."

"내? 언니 설마 여기서.... 아아악!!"


절벽에서 힘차게 점프.

살려달라며 빽빽 비명을 지르는 천마가 시끄러웠다.


"얘."

"사람 살려 언니가 나 죽여여!!"

"너무 그렇게 귀에 대고 소리 지르지 마. 귀 따가우니까."

"시러! 나 안 주글 거야아!!"


튀어오른 발은 허공에 떨궈놓은 나뭇잎을 밟았다.

다음 발판을 만들기 위해 나뭇잎 한장을 더 뿌렸다.


"잘 봐. 하나도 안 위험하니까."

"사람...! 내?"

"아래 보라고."


등에 업힌 천마가 이리저리 몸을 비틀었다.

아마 어린 천마의 눈에는 퍽 신기하게 보였을 터다.

분명히 허공에서 뛰어내렸는데 떨어지지 않고 허공을 걸어가는 듯한 모습이.


"모, 모에요 이거...?"

"경공술."

"헉! 이게 그럼 허공답보에여?"

"등평도수의 응용. 사람 하나 업고는 허공답보 쓰기 힘들어."

"어떻게 하는 거에요?"

"잘 보고 밟으면 쉬워."


등평도수.

물 위 개구리밥을 밟고 물 위를 건너는 술법이다.

물의 부력과 개구리밥의 탄력을 무공으로 순간 강화시켜 어쩌고... 라던데 솔직히 나는 잘 알아듣지 못했다.

중요한 건, 어쨌든 나는 성공했단 거지.

그것도 어릴 적에 진작.


한번 성공한 시점에서 어설픈 현대인의 지식을 품고 있던 나는 생각했다.

액체나 기체나 성질은 비슷하지 않나?

액체에 개구리밥을 띄워서 쓸 수 있는 기술이라면 기체에도 개구리밥을 띄우면 쓸 수 있지 않나?

공중에 개구리밥을 띄워놓고 그 사이를 밟아올라가는 것.

될 것도 같았다.


'허공답보의 수련법과 닮아있구나.'

내 새로운 경신법을 본 아버지의 소감이었다.

지금이야 돌아가셨지만.


"역시 개구리밥 따위 보단 나뭇잎이 훨씬 편하네."

"내? 모가여?"

"발 디딜 공간이 많아서 편하다고."


후후.

고향이 불타던 그날, 누구도 못 따라올 만큼 빨리 달리던 몸이다.

산 하나 내려가는 건 일도 아니었다.


"여기가 시장이야."

"우와 여기가...."


시장이래도 멀진 않았다.

바로 산 아래니.


시장에 다다른 천마는 어린 아이답게 사방을 뛰어다녔다.


"언니 저거 바여! 저 사람들은 왜 가면 쓰고 잇눈 거에여?"

"저건 창이라는 건데...."

"언니 이건 머에여? 엄청엄청 마싯어여!"

"그건 엿이란 건데. 먹어본 적 없...."

"언니 저 사람들도 무이니에여? 막 줄 위에 서 잇서여!"

"무인 아니야. 무공 없이도 연습하면 저건 돼."


지쳤다.

조금... 여러 의미로 지쳤다.


천마는 돌아오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미루어 짐작컨대, 녀석도 어지간히 지친 모양이었다.

그러게 적당히 뛰어다니라니까.


여하간 시장에서 그리 이것저것을 구경하던 차였다.


"실례하겠소. 지나갑니다."

"앗 죄송합니다."

"괜찮... 아니 낭자, 잠깐만."


번잡한 골목을 지나던 와중 웬 삿갓을 쓴 여인 하나에게 붙잡혔다.


"낭자, 이름이 어찌 되시오?"

"낭자? 저요?"

"여기 낭자 말고 다른 낭자가 또 어디 있다 그러시오."


전생이란 게 이렇게 무섭다.

여자로 산 지가 스무해인데 아직도 가끔씩 잊곤 하니.


"에이, 여기서 말하기도 힘들겠구만. 일단 주막이라도 적당히 하나 들어갑시다."

"하지만 여비가...."

"돈이라면 내가 낼 터이니 따라나 오시오."


삿갓 여인은 막무가내로 날 잡아끌었다.

천마가 영문도 모른 채 날 따라 아장아장 쫓아왔다.


"허어! 눈매도 그렇고, 풍기는 기운도 그렇고...."

"대체 뭔데 그러세요. 말씀을 하셔야 알죠."

"신통하네, 아주 신통해. 이래서 바깥세상 구경을 하라고 그리 이르셨던 게로구만."

"우리 언니가 왜여...?"


삿갓 여인은 내 얼굴을 이리저리 뜯어보다가 물었다.


"낭자는 이름과 생년월일이 어찌 되시오?"

"저요? 이름은 설아고, 계해년에...."

"현생 말고 말이오. 현생이야 얼추 감이 잡히니."


삿갓의 말에 나는 화들짝 놀랐다.

내가 전생을 기억한다는 걸 알아챈 건가?

"그걸 어찌 아시는 겁니까?"

"일이 그런 일이니 그렇지. 어서 전생 사주나 읊어보시오."


삿갓 여인이 태연히 말했다.

전생의 사주를 대충 말해주니 삿갓이 품에서 종이를 꺼내더니 뭐라 끼적였다.

이내 그녀는 스스로 끼적인 낙서를 유심히 살피며 뭐라 중얼거렸다.

천마가 그 틈에 내 옷을 잡아당겼다.


"언니, 설아 언니."

"왜."

"사주가 모에여?"

"태어난 시간의 천간지지. 연월일시로 네개."

"전생운 모에여?"

"지금 인생 이전에 살았던 삶. 지금 사는 삶은 현생이야."

"그런 것두 잇서여?"

"본래야 현생하곤 관계가 없으니 몰라도 그만이오, 꼬마 낭자!"


삿갓이 낙서를 보며 대신 대답을 했다.

"이 아가씨가 특이한 거지."

"구래여?"

"신기하구려. 전생 기억이 남아있는 분은 처음 봤소."

"하하, 예...."

"전생엔 뭘 했소?"

"별 대단한 일은 안 했어요.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게 바빴지."

"아!"


삿갓이 낙서를 한번, 내 얼굴을 한번, 다시 낙서를 한번 보더니 말했다.


"혹시 전생엔 여인이 아니었소?"

"예?"

"아니 셈이 이리 나오니 하는 말이오. 여인의 팔자라기엔 꼬였는 걸."

"... 전생에는 그랬죠."


살짝 천마의 눈치를 봤다.

천마는 날 토끼눈이 되어 바라보았다.


"언니 남자였어여?"

"그건...."

"그건 중요치 않다오. 전생과 현생이야 다시금 말하지만 아무 연관도 없는 것을. 뭣보다...."


삿갓 여인이 내 흉부를 가리켰다.


"어딜 봐도 여자 아니오?"


천마가 고개를 갸웃갸웃 흔들었다.

가슴과 여자의 상관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길 가던 사람 붙잡고 주막까지 끌고 오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 아이도 댁과 비슷한 신세요 혹시?"

"... 예. 일단은."

"하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겠구려. 피를 볼 것이오."

"피요? 제 피 말입니까?"

"낭자의 피일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의 피일 수도 있소. 저 아이, 이름은 어찌 되시오?"


이름은 없었다.

이때까지 천마에게 이름을 붙여준 적은 없었다.

그저 '야' 라거나 '얘' 라거나 했을 뿐이다.

그래도 사실을 말하면 의심하겠지.

어린 아이 이름이라.

내가 아는 이름이 뭐가 있었지 싶었다..


"설화... 에요."


잠깐만 동생의 이름을 빌리기로 했다.

지금도 동생이 죽어가던 절규가 들리는 것 같지만 잠깐만, 잠깐만 빌리기로 했다.

원체 마음이 넓던 동생이다.

이 정도로 화를 내진 않을 거다.

무척 양심에 찔리지만.


"설화?"


못 미덥다는 듯 삿갓이 날 두어번 더 쳐다보고 이번엔 천마에게로 눈을 돌렸다.


"설화라, 관상이랑 엮어서 따지면.... 음."

"뭔가 좀 알겠나요?"


본래 점을 믿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 여자는 어딘가 다르단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생을 기억한단 것도 꿰뚫어보지 않았던가.


삿갓은 허허 하며 쓴 웃음을 짓곤 말했다.


"어느 정도는 알 것도 같은데. 둘이 혹시 자매요?"

순간 삿갓 여인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지만 내색하진 않았다.
한번쯤은 틀릴 수도 있지. 그외에는 전부 맞췄는데.
내 입장에서야 그리 오인해주는 게 편하기도 하고.

"그런 비슷한 거에요."

"내! 언니가 제 언니에여!"

"둘이 엄청나게 싸웠을 판이구만."

"웅? 언니는 저한테 화낸 적 업눈데여?"

"언니쪽이 동생한테 쌓인 감정이 있다고 나왔소만."

"싸우진 않았지만 비슷한 뭐가 있긴 합니다."


역시, 보통내기는 아니었다.

삿갓이 말을 이었다.


"동생 아끼시오."

"네?"

"주먹 다루는 일 하지 않소? 낭자들."

"아시겠어요?"

"기의 흐름이 다르오."


무인도 주먹 다루는 일이라면 다루는 일이지.


"주먹 다루는 일이면 특히나 그럴 텐데, 목숨이 위험한 일이 있을 게요."

"근시일에 말입니까?"

"저 아이 위주일 테고."


피식.

그만 콧방귀가 나와버렸다.

그거야 늘 있던 일이 아닌가.


"너무 추상적이지 않습니까?"

"물을 유념하시오."


아님 북쪽이거나.

삿갓이 그리 말하며 몸을 일으켰다.


"물이라니 무슨 말씀입니까? 자세히 좀...."

"이 이상은 나도 모르오. 사람이 어찌 천기를 전부 알겠소."


삿갓이 터벅터벅 멀어져갔다.

어느샌가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암만 도사래도 사람은 사람이라오."


삿갓의 마지막 말이었다.


삿갓이 했던 말은 어떤 뜻이었을까.

물을 주의하라니.



*


6월 25일


<호수>


시원하게 몸을 씻고 싶다 하여 천마를 데리고 산 아래 계곡을 찾았다.

불안은 했지만 목욕을 한 지도 오래 되었던 참이었다.

금방 하고 나오면 괜찮겠지 싶었다.

새로 뽑은 호위들도 실력자들뿐이었고.


무엇보다 여자 몸으로 전생하고 나선 목욕을 안 하면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을 느끼곤 했다.

무슨 영향인지는 모르겠다.

좋은 영향 같진 않은데.


계곡물은 차가웠다.

설화는 좋다며 물장구를 치고 놀았다.

입꼬리가 귀에 걸려있었다.


멀리서 시선이 느껴져서 술법으로 알아보니 호위였다.

호위 하나가 내 알몸을 숨어서 유심히 보고 있었다.

발정난 놈.


"전 그저 임무에 열심히였던 건데!"

"그런 놈이 바짓가랑이는 왜 붙잡고 있는 건데?"


내공은 저 놈이 더 높지만 서열은 내가 더 높았다.

옷을 갖춰입자마자 흠씬 패줬다.


설화가 헤엄을 치다가 발에 쥐가 났다.

물을 많이 먹었다.

전생의 지식을 기반으로 흉부 압박을 하였다.

인공호흡도 몇번 해주니 금새 물을 토해냈다.

... 생각해보니 첫키스였는데.
하기는 누가 이런 어린애하고 하는 것도 키스라 부르겠냐만은.

설화가 무서웠다며 내게 앵겼다.


"물을 조심하란 건 이런 뜻이었을까요?"


호위 중 하나가 물었다.
나는 어깨만 으쓱해보였다.

오늘은 기운이 없다.

계곡물을 과하게 즐겼다.



*



7월 13일


<바야흐로>


바야흐로 여름이란 장마의 계절.

이 첩첩산중에도 시원하게 비가 쏟아졌다.

물론 장마란 건 끼워맞춘 거고 실상은 대륙을 건너며 무거워진 비구름이

높은 산에 막혀 몸을 덜어내는 것 뿐이지만.


"와 비다!"


이 철부지 꼬맹이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물웅덩이에 뛰어들었다.

찰팍찰팍-.

꼬맹이의 아담한 발놀림에 맞춰 물웅덩이가 맞장구를 쳤다.


"언니도 와바여! 재밋서요!"

"난 됐어."


누가 미쳤다고 흙탕물에 그렇게 뒹굴고 싶겠니.

한사코 거절하였다.

설화... 아니 천마는 꺄르륵 웃어재낄 뿐이었다.

뭐가 그리 재밌을까.


당연히 내 입장에선 비가 내리기에 경계한 측면도 있다.

물을 조심하라고 하였다.

말을 들은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비가 내리면 불안할 따름이다.


불안은 적중했다.

설화의 뒷편에 있던 나무가 갑자기 두터워지는가 싶더니 사람이 나타났다.

잠복이라도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이 놈 천마!"


설화를 향해 비수를 들고 달려들었다.

급히 내공을 끌어올려 뛰어들어갔다.


단검이 등에 스쳤다.

살짝 베인 것임에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큭... 마취독이냐?"

"그렇다."


천마, 설화의 만독불침이라도 독의 완전무효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독으로 사망에 이르지만 않을 뿐.

마취독으로 잠재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였다.


"천마를 끌고 가는 게 목적이냐?"

"그렇다."

"천마가 누군지 알고 있나?"

"저 꼬맹이겠지."

"나다. 천마는 나다."

"거짓말을."


비수를 든 이가 비웃었다.

허풍으로 한 말에 속지 않는 걸 보니 이미 다 알고 온 모양인가 싶었다.

복면으로 얼굴을 꽁꽁 싸맨 그는, 전신을 닌자 같은 옷으로 맞춰입어 신원 파악이 어려웠다.

이 상황의 묘한 점을 알아채고 내가 그에게 물었다.


"천마에겐 나 외의 경호도 많다. 다른 호위는 왜 안 오는 거지?"

"모르나? 호위는 포졸의 친척 같은 것이다, 항상 늦고 마는 게 호위지."

"그렇다 해도 호위가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호위는 포졸의 친척 비스무리한 놈들이란 거다. 정작 중요한 땐 안 나타나지."

"호위!"

"그러니까 놈들은 포졸의 친척 같은... 얘기가 안 끝나는군."


후에 장로의 말을 듣기론, 다른 호위들은 놈의 동료들을 상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고 한다.


"이름을 대라. 천마의 측근."

"언니...."

"이름은 밝힐 수 없다."

"그으래?"


별 건 아니지만 녀석의 요구대로 하고 싶진 않았다.

오기였던 걸까.

녀석은 땅을 박차고 뛰어들었다.


녀석이 암기술을 펼쳤기에 나도 대항하여 독을 묻힌 바늘로 맞섰다.

하나 역부족이었다.

강했다.

어찌어찌 공격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내 수준으론 막기에만 급급했다.



그 이후로 20분 정도 긴긴 전투를 했다.

소상히 적어두어 녀석의 무공이 어느 세력의 물건인지 후일에 알게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다만 일기장의 여백이 모자라다.

겉보기에는 혈막쪽 세력과 닮은 점이 있었다.

그리만 일러두겠다.


다행히 대치가 길어지자 경호 중 한 녀석이 달려왔다.

다른 자객을 쓰러뜨리고 오느라 늦었다하였다.

놈이 날 부르는 소린 멀리서부터 들렸다.


"설아님 천마님 괜찮으십니까!"

"원군인가. 빨리도 오는군."


그 말에 일순간 뒤를 돌아봤을 뿐인데

정신을 차리니 내 앞의 자객은 이미 사라져있었다.


"너를 제외한 호위 다섯 중 넷이 당했다."


장로가 그리 말했다.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아으아아앙 언니...."


설화가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다.

무서웠던 걸까.

나는 토닥였다.

이리 하면 안정을 되찾곤 했다.

어린 천마는 한참을 울다가 지쳐 잠에 들었다.


"물을 조심하라고 했지."


그 점쟁이, 분명히 그렇게 얘기했었다.

오늘은 비가 왔다.

물조심이 이런 의미였을까?

이런 의미가 맞았을까?

*

틋챈 출품작인데 일단 백업.
틋챈 버전도 다른 건 없음.
안 봐도 별 상관은 없는데 일단 전편 여기
https://arca.live/b/tsfiction/66265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