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크고 험상궂은 얼굴을 한 노란 머리의 사내가 또 다른 남자들에게 얼차려를 시키고 있다. 그의 머리에는 늑대의 귀가 달려 있었다. 그는 동물과 인종을 섞은 듯한 모습을 한 수인종이다.
“빌어 처먹을 새끼들아! 네놈들이 너무 심하게 날뛴 탓에 현상금이 나한테 걸렸잖아! 이제 나도 헌터에게 쫓기는 몸이 되어 버렸다고!”
그는 텔레스의 빈민가에서 꽤 유명한 범죄자인 듯했다. 엎드려 뻗쳐있는 사내들을 발로 걷어차며 그들에게 성질을 내고 있었다.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그에게는 930 아크의 현상금이 걸려있었다. 현상범으로서 큰돈은 아니었으나 목숨이 위협받기에는 충분한 금액이었다. 능력을 가진 해방자라면 최소 1000 아크 정도의 현상금이 걸린다. 하지만 그는 930 아크… 즉 매우 약한 능력을 가진 해방자거나 격투기를 배운 비해방자일까… 나는 그가 말했던 대로, 그에 대한 소식을 중개소에서 얻어 그를 잡으러 온 헌터이다.
“휴엔… 휴엔!! 집중해!”
푸른 색의 생머리를 한 소녀가 나의 뒤통수를 때렸다. 그녀는 나의 여동생인 아오이다. 그녀가 나와 함께 행동하고 싶어 해서 어쩔 수 없이 함께 왔다. 당연히 나는 반대했지만, 그녀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집중하고 있어. 그냥 저 녀석들 상황을 보고 있는 거라고.”
“거짓말하지 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잖아.”
내가 그녀의 오빠라지만 어떻게 나를 이렇게 잘 아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그들 몰래 숨어서 그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노란 머리의 수인종은 엄청나게 분노하며 자신의 부하인 듯한 사내들을 계속해서 구타하고 있었다. 저런 녀석들의 말로는 뻔하다. 헌터들이나 기사단에 잡혀 감옥에 가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목숨을 잃는 것이지. 그렇게 생각을 하면 저 녀석은 운이 좋은 것이겠지. 아오가 개입하는 탓에 내가 저 녀석을 죽이지는 못할 테니.
“개자식들아! 어쩔 거야! 어!? 어쩔 거냐고!”
그가 호통치는 소리가 매우 크게 들려왔다. 그리고 그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그는 우리가 숨어있던 곳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것에 나는 당황하여 권총을 떨어뜨렸고 그것을 본 그 녀석 또한 매우 놀라며 소리쳤다.
“어!? 너네는 뭐냐!?”
“아차, 들켜버렸네.”
내가 들고 있던 대검으로 그를 찌르며 권총을 주웠다. 그는 그것을 맨손으로 막으며 뒤로 크게 밀려났다. 그것을 본 녀석의 부하들은 순식간에 일어서며 어디에 있었는지도 모를 무기를 들었다. 그들은 모두 엉거주춤하며 자세를 잡고 있었다. 달려들기 좋은 타이밍이었으나 노란 머리가 이미 자세를 잡으며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아오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했다. 그녀는 나의 앞에서 여유롭게 몸을 풀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여유로움에 혀를 내두르며 그들을 살펴보았다. 노란 머리를 합해 여섯 명… 노란 머리는 무기가 없지만 다른 녀석들은 도끼, 검, 그리고 권총 같은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들 중 검을 든 사내는 일어나며 아오에게 다가왔다.
“형님! 이 년은 어떻게 할까요? 시장에 넘길까요? 아니면 저런 취향이십니까? 그럼 오늘 밤 신나게 하시게요? 크하핫!”
오, 제발. 도발을 할 거면 나한테 하란 말이야. 절대 도발해선 안 될 사람을 도발하지 말고…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는 얼굴을 맞고 멀리 날아갔다. 그리고 그는 건물 벽에 부딪혀 그대로 처박혔다. 벽에 조금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가 날아간 벽에는 조금 파인 듯한 흔적이 생겼다. 나도 어이가 없는데 저들은 오죽할까.
그들은 그가 날아간 것을 보고는 매우 황당한 표정을 하였다. 그도 그럴 만도 하지. 키가 160cm조차 안 되는 소녀가 건장한 남성을 주먹 한 방에 벽에 처박았고, 그 벽에 부서진 듯한 흔적이 남았다. 보통 상상이 안 되는 경우지만 그 소녀가 해방자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해방자, 능력을 얻게 된 사람들이다. 하지만 아오는 해방자이지만 힘은 능력과 상관없이 그녀 본연의 힘이다. 그녀의 능력은 『이그니션』, 불을 몸에 두르는 능력이다.
그건 그렇고… 나는 그녀에게 저런 격투기를 가르쳐 준 적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저런 격투기를 배워서 그녀는 나보다 강해졌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들이 넋 놓고 있는 사이 그들에게 틈이 생겼다는 것이다. 나는 권총을 든 사내에게 달려들어 그 사내의 배를 걷어차 도끼를 든 사내에게 부딪히게 하였다.
“끄아악!”
그들을 쓰러뜨려 놓고는 노란 머리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그것을 본 그 사내는 자세를 잡았다. 그가 웃음을 지어 보이자 나는 대검을 땅에 내리꽂아 달리는 것을 멈추었다. 그 웃음은 허세가 아니었다. 그 사내의 웃음은 자신감에 차 있는, 그런 웃음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무언가 있다는 것을, 저 사내는 무언가 노리는 것이 있다.
“감이 좋군. 헌터!”
그 사내의 부하들은 아오에게 달려들었다. 아오는… 굳이 걱정할 필요 없겠지. 그보다 문제는 노란 머리지.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
“뭐지?”
“너 해방자냐? 만약 해방자라면 능력이 뭐지?”
“이 프레크님이 능력을 알려줄 정도로 멍청해 보이나!?”
당연하지 이 근육 돼지야. 그런데 프레크라… 노란 머리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부르기 편하겠지. 프레크는 그 자리에서 자세를 잡았다. 그 자세를 볼 때 아마 근접전이 요구되는 능력이겠지. 그렇다면 근접전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나는 그를 나에게서 가능한 멀리 떨어뜨리기 위해 대검을 던졌다.
“자기 무기를 이리 간단히 버리면 쓰나~!”
그가 나의 대검을 잡고 그것을 뒤로 던지자 대검이 벽에 꽂혔다. 그 순간 나는 그의 뒤로 돌아갔다. 그는 매우 당황한 듯 뒤를 돌아보았으나 때는 늦었다.
이미 내가 떨어뜨렸던 권총이 그의 다리를 향해 불을 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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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
휴엔은 권총으로 그의 왼쪽 다리를 쏘았으나 그의 다리에서는 강철을 쏜 듯한 소리가 났다. 그러자 프레크는 크게 웃으며 휴엔을 잡아 넘어뜨려 마운트 자세를 취했다. 휴엔은 매우 놀랐다.
“크하하하핫! 잡았다! 그래! 물어봤으니까 말해주지! 내 능력의 이름은 『브레이커』! 내 몸에 닿는 부위를 일시적으로 단단하게 하는 능력이지! 그러니까 너는 지금부터 이 단단한 주먹으로 계속해서 처맞는 거다!”
휴엔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어이없어했다.
“그 정도로 멍청하네.”
그 말을 듣자 프레크는 얼굴이 빨개지며 그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그 주먹은 휴엔에게 닿지 못했다. 휴엔이 가지고 있던 권총이 분해되며 날아와 그의 주먹을 막고 그의 얼굴로 날아가 마운트 자세를 풀어버렸다.
“으아악! 이게 뭐야!!”
“나 참… 해방자가 이 정도로 놀라지 마. 내가 해방자가 아니라는 법은 없잖아. 안 그래?”
휴엔의 주변에 수많은 총의 부품들이 모여들었다. 휴엔은 오른손에 대검,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분해된 권총을 쥐고 있었다. 그리고 그 권총에는 다른 부품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리고 휴엔은 나지막이 읊조리며 다시 프레크에게 달려들었다.
“『어셈블러』…”
휴엔이 쥐고 있던 권총은 어느샌가 산탄총이 되어있었다. 휴엔은 대검을 휘두르며 그 사이사이에 산탄총을 쏘았다. 프레크는 전신의 부위들을 경화하여 공격을 막고는 있었지만 산탄총 탄 하나하나에 반응하지 못하여 능력 발동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그 탓에 그의 체력 소모는 점점 더 심해져만 갔고 휴엔은 그것을 눈치채고 계속해서 프레크를 몰아붙였다.
“크읏…! 크아!! 뭘 노리고 온 거지!?”
프레크가 휴엔을 뿌리치자 휴엔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별거 없어. 그냥… 네 지능 수준에 맞게 설명해 주자면…”
휴엔이 고민하는 척하며 뜸을 들이다가 기억났다는 듯이 손 뼘을 치며 말했다.
“나. 너. 잡는다. 가둔다. 돈. 받는다… 어때, 이 정도면 쉽게 설명이 됐으려나?”
“이런 ㅆ…”
프레크가 일어나며 주먹을 내지르자 휴엔이 대검으로 막으며 농락했다. 그의 주먹이 얼마나 단단한지 대검에서 쾅! 하며 강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휴엔에게는 한 대만 맞더라도 치명적인 위력이었다. 그럼에도 휴엔은 그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흠… 뭐 이 정도면 볼 건 다 보여준 거 같고… 이제 끝을 내보자.”
휴엔이 한숨을 쉬며 말하자 그의 뒤에서 거대한 불꽃이 날아왔다. 프레크는 휴엔의 능력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였기에 눈물을 찔끔 흘리며 한탄했다. 하지만 그 순간 불꽃은 휴엔의 등을 강타하였다. 그리고 그는 동시에 프레크와 맞부딪히며 벽으로 날아갔다. 휴엔은 날아가며 자신을 강타한 불꽃을 흘겨보았다. 그것은 운석이나 화염병 같은 물건이 아닌 능력으로 전신의 불을 두른 아오였다.
“끄아아아악!”
“흐아아아아아악!”
흥분한 아오는 휴엔을 걷어차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는 그제서야 그녀는 쓰러진 휴엔을 보고는 매우 놀라며 소리 질렀다.
“꺄아아악! 미안해! 너인 줄 몰랐어!”
휴엔은 쓰러지며 유언과도 같은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래… 그런 거면… 됐어…”
그렇게 휴엔은 시체처럼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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