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엔은 그 사내에게 주먹을 한 방 먹이자 그는 멀리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휴엔은 머리끝까지 화가 났지만 한 방 먹인 것으로 참고 의뢰를 계속했다. 그는 4 아크로 붕대를 사서 피가 흐르는 곳에 붕대를 둘렀다.

 

똑똑

 

 “누구세요?”

 “의뢰요. 배달 의뢰.”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나왔다. 그 사내의 집에서는 담배 냄새가 진동하였다. 휴엔은 코를 막으며 오르골을 건넸다. 그러자 그는 그것을 두 손으로 받으며 한숨을 쉬며 오르골에 주먹질을 하여 박살 냈다.

 

 “뭐하시는!?”

 “? 이런 배달 의뢰 처음이에요? 나 참… 믿을 만한 연락책이랍시고 이런 초짜 헌터를 보내다니

 

휴엔은 그의 손을 자세히 보았다. 오르골 안에는 작은 문서가 담겨있었다. 그는 그것을 펼치며 담배를 피면서 말했다.

 

 “… 대충 알겠네. 됐고, 가봐요.”

 

그는 손짓하며 문서를 묶은 뒤 자신의 집 거실에 던지며 문을 닫았다. 그의 태도에 휴엔은 기분 나빴지만, 문을 닫아 자신의 집에 들어간 그에게 따질 수도 없었기에 그저 한숨을 쉬며 린의 여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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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빌어먹을… 이상한 사람이 꼬인 탓에 더럽게 아프네. 대체 확실하지도 않은 사람을 일에 휘말리게 해놓고 붕대 값도 안 주고 튀다니, 망할 자식. 다음에 보기만 해 봐. 위자료를 최소 4,000 아크는 뜯어낼 테다

 

 “거에요.”

 “그래… 네가 늘 그렇지.”

 

린 씨의 여관에 손님이라니? 매번 바가지를 씌우는 탓에 손님이 없을 텐데? 중개소 쪽 일인가? 하긴 그 쪽이 더 말이 되겠지. 나는 문을 열고 린 씨의 앞에 앉았다.

 

 “린 씨… 능력으로 치유 좀 해주세요.”

 “? 시비라도 걸렸니? 왜 이렇게 다쳤어.”

 “말도 마세요… 이상한 헌터가 제가 범죄잔 줄 알지 뭐에요.”

 

나는 한숨을 쉬며 한탄했다. 그러고 앞을 보자 린 씨가 옆을 가리켰다. 내가 옆을 보자 엄청난 표정을 하고 있는 그 사내가 있었다. 나는 그를 보자마자 주먹질을 하려 했으나 린 씨가 나를 치유하며 주먹을 막았다.

 

 “여관에서 싸우지 말려무나. 바닥에 꽂아버린다?”

 

나는 화났지만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래, 린 씨의 지인이었나 보지? 그럼 확실하게 뜯어낼 수 있겠군.

 

 “그래,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대충 들었는데. 그게 너일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마침 오다니. 이런 인연이 따로 없지?”

 “… 좋아요. 근데 이 사람… 이 꼴을 만들어 놓고 붕대값도 안 주고 갔다고요.”

 “그럼 류, 네가 의뢰를 하고 나서 받은 돈을 전부 휴엔에게 양도하는 게 어때? 대신 도망 못 치게 둘이 같이 활동하는 거지.”

 “~ 저는 상관없어요. 그런데… 쟤는 불만이 많아 보이는데요?”

 

류라고 불린 그 사내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냥 위자료를 주면 될 걸 귀찮게 따라붙기까지 하겠다고!? 아오도 데리고 다니지 않고 혼자 사냥을 하고 싶은 나에게는 너무 큰 시련이었다.

 

 “싫어요.”

 “그렇게 해, 휴엔. 넌 좀 사교성을 기를 필요가 있어.”

 “그렇다는데~ 그냥 같이 가자고.”

 “싫다니까?”

 

그러자 린 씨가 주먹을 쥐자 나는 입을 다물었다. 린 씨는 어린 모습 탓에 약해 보이지만 아오와 맞먹을 정도로 주먹이 매웠다. 그 순간 아오가 2층에서 내려왔다.

 

 “뭐야? 휴엔, 언제 왔어??”

 

린 씨가 치유를 빨리해 주셔서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아오에게 맞아 죽을 뻔했다. 내가 불안해하는 것을 류도 눈치챘는지 그는 조용히 앉아있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방금, 의뢰한 지역이 생각보다 멀어서 좀 걸렸어. 지금 몇 시냐?”

 “9. 밥은 먹고 왔어? 안 먹었으면 린 씨가 준비해 두셨으니까 먹고 나가자.”

 

린 씨가 만든 음식이라. 내가 요리한 게 훨씬 낫겠지만 나쁠 거 없지.

 

 “잠시만 기다려… 가져와야 하니까.”

 

린 씨는 부엌으로 간 사이 류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아오도 마찬가지로 내 오른쪽에 앉았다.

 

 “그래서 옆에 있는 저 분은 누구셔?”

 “몰라. 모르는 사람이야.”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안녕, 아가씨! 나는 류라고 해. 휴엔의 지인이야. 일이 있어서 같이 행동할 것 같은데~ 괜찮아?”

 “저야 괜찮죠. 그런데 휴엔이 그걸 찬성했다고요? 그게 더 놀라운데

 

나는 손을 머리에 짚었다. 나는 너도 데리고 다니기 싫은 사람인데, 그럴 리가 있겠냐. 린 씨가 강제로 붙여준 거머리 같은 녀석이라고.

 

 “… 찬성한 건 아닌가 보네요… 어쨌든 밥이나 먹고! 그러고 나서 이야기하죠.”

 

아오는 린 씨가 볶음밥을 가져오자마자 급하게 먹기 시작했다.

 

 “, 천천히 먹어. 그러다 체할라.”

 “내가 애도 아니고… 됐어, 너도 먹기나 해.”

 “하하… 저도 끼어도 되는 거 맞나요 린 씨? 되게 불편한 자린데.”

 

류의 질문에 린은 한숨을 쉬며 손짓했다.

 

 “됐고, 이번에 너희들한테 의뢰가 내려왔으니까. 류도 빨리 먹기나 해.”

 “~ 좋죠. 그럼 저도 잘 먹겠습니다~”

 

뭐 어쩔 수 없네. 이 인간도 결국 우리와 같이 갈 것 같으니… 가능하면 이야기라도 해두는 게 좋을까?

 

 “그래서, 무슨 일이길래 나한테 그런 오해를 한 거야?”

 “대충 상황은 알만하지 않아?”

 “알만은 한데… 좀 자세히 알아두는 게 좋잖아?”

 “… 한동안 추적하던 녀석들인데. 그 녀석들 때문에 좀 많이 짜증났거든. 그래서 너도 그 녀석들 부하인 줄 알고

 “좋아, 더 들으면 화날 거 같으니 거기까지 해.”

 

나는 그의 얘기를 멈추고 린 씨가 만들어 준 볶음밥을 먹었다. 묘하게 간이 짰지만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 소금을 조금만 덜 넣었어도 괜찮을 텐데… 뭐 어때? 내가 하기 귀찮았으니 남의 요리를 평가하는 것도 무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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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엔이 그릇을 비우자 린이 그 그릇을 부엌으로 가지고 갔다. 다른 둘은 이미 다 먹고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 얇은 검으로 막을 수는 있어?”

 “막을 수는 있지… 근데 사실 막기보다는 비껴내면서 베는 게 편해.”
… 그런 전투방법은 처음 들어보는데

 “해방자니까 어찌 되든 상관없을 거 아니야. 나랑 싸울 때는 능력으로 막더니.”

 “하하핫~ 그건 그렇네.”

 “싸워?”

 

휴엔이 깜짝 놀라며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이미 이야기를 들은 아오는 몸을 풀고 있었다.

 

 “똑바로 설명해. 거짓말하면 죽는다?”

 “… 오해가 있어서 싸움이 났었어. 그러고 나서 의뢰를 마치고 온 거지 뭐

 “그걸 믿으라고 하는 소리야? 류 씨 똑바로 말해요. 맞아요?”

 “그래, 내가 오해해서 실수했지~ 그래서 의뢰의 보수를 휴엔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동행하기로 했지. 나야 뭐… 재밌으면 딱히 상관없거든~ 아 그리고! 편하게 말해도 돼~ 나 어차피 너희랑 나이 차이 그렇게 안 나~”

 “알겠어… 믿을게.”

 

아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휴엔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녀는 휴엔이 류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린이 나타나자 그들의 시선은 모두 린에게 향했다. 린은 의뢰지를 휴엔에게 넘기며 돌아섰다.

 

 “이제 일 할 준비나 해. 의뢰지 줄 테니까 읽어보고.”

 “준비는 이미 되어있잖아요. 어디 보자

 

의뢰지를 읽은 휴엔은 까무러치게 놀랐다. 그는 의뢰 내용보다는 의뢰의 보수를 보고 놀란 것이다.

 

 “인당 3,000 아크!?”

 

휴엔이 소리치자 다른 둘은 그에게 몰려들었다. 의뢰지에는 휴엔이 말한 대로 정확히 인당 3,000 아크, 총 9,000 아크의 보수가 적혀있었다.

 

 “의뢰 내용을 읽어봐… 3,000 아크나 할만해.”

 

류가 의뢰 내용을 가리키며 말했다. 휴엔은 그제서야 의뢰의 내용을 확인했다. 아일레우스 산맥 외곽의 동굴탐사. 그것을 읽은 휴엔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에휴… 그러면 그렇지. 잃은 자들을 끝도 없이 보겠네.”

 “~ 그래도 재미있어 보이는데? 외곽이면 그렇게 위험한 녀석들은 안 나타날 테고

 “가자.”

 

류가 이야기하는 틈에 아오가 끼어들었다. 그녀의 눈빛은 결의에 차 있는 눈빛이었다. 그것을 본 휴엔은 한숨을 쉬며 아오에게 말했다.

 

 “아버지는… 안 계실 거라니까 그러네.”

 

휴엔이 그 말을 하자 아오는 휴엔을 째려보았다. 아오는 휴엔이 아버지를 찾는 걸 포기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그러나 휴엔은 거리낌 없이 다시 입을 열었다.

 

 “, 애초에 살아 계실 가능성도 희박한데. , 아일레우스 산맥이라는 얘기만 들어도 죽어라 매달리더라?”

 “살아 계실 거야.”

 “개뿔이, 살아 계신다면 우리를 찾으셨겠지. 5년 동안 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잖아! 너도 짐작은 하고 있을 거 아니야!? 아버지는

 “그만해!”

 

찰싹!

 

아오가 휴엔의 뺨을 때렸다. 휴엔은 화를 내려 했으나 아오의 우는 얼굴을 보고선 입을 다물었다. 그는 아오가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깨닫고 그녀에게 사과했다.

 

 “미안. 내가 조금 흥분했나 봐.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가자. 돈 버는 건데, 못할 게 뭐 있겠어.”

 

휴엔이 대검을 들고서 여관 밖으로 나갔다. 류는 아오의 눈치를 보며 휴엔과 함께 나갔다. 여관의 테이블에 혼자 남은 아오를 린이 위로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