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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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좌석이 없다.
원래 이 시간대면 사람이 없어야 하는데.. 오늘은 좀 많다. 앉아서 가고 싶은데..
"이번 정류소는 신길역, 지하철 1,5호선 입니다."
그렇게 난, 오늘도 등교를 한다. 집과 학교가 서로 떨어져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통학한다.
집 주위에는 걸어서 8분 거리에 신풍역도 있긴 하지만 불편하다. 그래서 난 신길역으로 간다.
난 오늘도 카드를 찍는다. 평소처럼. 5호선 플랫폼으로 내려가려면 1호선 플랫폼을 거치고 계단을 여러번 타야 된다. 불편하다.
"지금, 동두천. 동두천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1호선 열차가 들어온다. 지금이라도 저 열차를 타고 동두천으로 떠나고 싶다. 서울보다는 나을까..
그때였다.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진인가.
상상도 못할 만큼 어마어마하다. 동두천행 열차는 탈선하였다.
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고꾸라지고, 넘어지고.. 난리도 아니였다.
그때 내 뒤에는 할머니께서 쓰러져 계셨다.
당연히, 난 몸을 움츠리고, 도와드리려고 손을 뻗는데...
'쾅!'
할머니 바로 뒤에서 난 소리였다. 지붕이 무너지는 것이였다. 뒤이어 그 단단한 콘크리트 벽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황급히 지하에 있는 5호선 플랫폼으로 향하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할머니, 제 손 잡으세요!"
외쳤다.
할머니께서는 정신을 차리고, 내 손을 잡고 뛰기 시작하였다.
나는 계단을 향하여 달렸다. 목숨이 위험했다.
무너지는 스크린도어가 날 덮칠 뻔했다.
말도 안되는 속도로 달린 결과, 난 드디어 계단을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더 깊이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난 5호선 플랫폼까지 도착하였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난 괜찮혀.. 고맙네, 학생 아니였음 못 살았겠어."
"아니에요. 이 정도는 해야죠."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 주위에는 할머니 많고도, 그 많은 혼란스런 사람들과, 무슨 일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뒤섞여 대혼돈이 일어났다.
계속 운행되고 있던 5호선 열차는 그제서야 사태 파악이 됬는지 신길역에 그대로 멈춰버렸다. 아직까지 뭔 일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열차에서 더 내렸다.
그리하여 신길역 5호선 플랫폼은 터질 듯하였다.
그때,
'쾅!'
위였다.
나와 다른 몇 명의 사람들이 한 층 더 위인 5호선 대합실로 가보았다.
충격이였다.
5호선 대합실은 반쯤 무너진 상태였고, 출구는 막혔다.
우리는 갇힌 거다.
119에 전화를 할 생각이 떠올랐지만, 전화가 먹통이였다.
전화가 먹통인 것은 나뿐이 아니였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왜지..?
그렇게 우리는 완벽하게,
완벽하게 고립되었다.
신길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