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짧은 문학 조무사 같지만 알게 뭐람)


---------------------------------------------------------------------------------------------------------------------------------


당신, 혹시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까요?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한번 들어 줄 수 있죠?


당신에게 풍선 하나가 생겼어요!

아주 예쁜, 빠알간 헬륨 풍선이에요.

풍선에는 아기자기한 그림도 그려져 있고, 아름다운 추억도 하나 담겨 있죠.

하지만, 이 풍선은 한눈 판 사이 날아가버릴지도 몰라요. 

마치, 처음부터 자신은 너의 것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떠나가버린 풍선은,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겠죠.


자, 당신이라면 이 풍선을 어떻게 할 건가요?

성숙하게, 풍선을 추억과 함께 날려보낼 건가요?

아니면 절대 놓지 않을것이라고 다짐하며  그 작은 손으로 꼬옥 풍선줄을 붙잡을 건가요?

그것도 아니면, 절대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풍선줄을 손목에 꼭 매어버릴 건가요?



만약 당신이 풍선을 놓아버린다면, 분명 당신은 후회하게 될 거에요. 그런게 사랑이니까요.


그렇다고 만약 당신이 풍선을 꼭 잡고 다니기로 한다면, 좋아요. 하지만 세상에는 수많은 사건, 그리고 수많은 볼거리가 있지 않나요?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다고, 손을 잠시 놓아버린다면? 그렇게 날아가버리는 거에요. 당신은 언제나 한결같을 자신이 있나요?


절대 놓기 싫어, 손목에 묶는 방법도 있네요. 이 방법을 선택한다면, 아마 놓아버리게 될 일은 없겠네요. 하지만 그만큼 헤어지기도 어려워 질 거에요. 물론 당장이야 풍선은 찬란하겠죠. 하지만, 하루, 사흘,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도 그대로일까요? 풍선은 바람이 빠지고, 초라해지고, 당신은 분명 그런 풍선에게 질려버릴거에요. 저는 알아요. 사람은 변해버린 것을 외면하게 되요. 그리고 결국, 당신이 풍선을 버리게 되겠죠. 이제는 날라갈 힘조차 잃어버린 초라한 풍선을 말이에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 저는... 풍선을 터뜨려버렸습니다. 말도 안 되는 방법같죠? 하지만 말이에요, 이제 더이상 풍선은 절 떠나가지 못해요. 안타깝게도 더이상 이전의 풍선이 아니지만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니까. 인간이라는 존재는 변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 마련이라고요.


이제 풍선은, 그녀는! 그래요. 더 이상 변하지도 않고, 더 이상 떠나가지도 않아요.  풍선이 터짐으로써, 이별의 슬픔도, 시간의 칼날도 이겨낼 수 있게 된 거네요.  아름다워요. 저는, 영원히 풍선과 함께할 수 있게 된 거고,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불행할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고, 또 사랑받을 거니까요. 영원히.


당신, 지금 어떤가요? 혹시 저때문에 아프진 않았었나요? 그래도, 사랑받고 있으니 행복하겠죠.

저는, 터진 당신을, 사랑해요.


사랑해. 영원히.


영원히.






제발, 조용히! 닥쳐줘! 당신...


...욕하지 마요.


이게 사랑하는 이들이 하는 것들 아닌가요?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