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처럼 잔혹하고 거친세상 위 힘없이 나부끼는 깃발처럼 서서 흐르는 물질 위 부유하는 단어를 쥐어 잡아

그 순간에 집착하여 시간을 멈춘 아이처럼


한순간의 감정을 남기기위해

그 뒤의 모든 감정과 감동을 포기하고 갈아넣는 광기


책, 글, 문단, 문장 하나를 쓸 시간동안 하나의 주제, 

하나의 감정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행위 예술


현실을 보면서도 

꿈속을 살아가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 조현병 예비군


그럼에도 이해를 바라며 정신의 반려를 찾는 불순한 순례자

옛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우둔한 구도자.


눈물 대신 활자를 흘리며 꿈을 선망하는 괴인

손끝이 아닌 펜끝으로 윤리를 찢는 위험종자


가장 순수한 불순분자

이해를 가장한 몰이해

갈라선 이성과 서투른 야만

무도한 무법자



그럼에도 나는 한낱 필부筆夫이니 


나는 곧 작가로소이다